희망주려다 절망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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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 씨 이 드러븐(더러운) 넘의 세상!…….”
요즘 더 살기 팍팍해진 서민들의 목소리이다. 국민과 서민을 위한다고, 그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모두들 애를 쓰고 난리지만 돌아온 결과는 절망 섞인 한숨 뿐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그 많은 정부대책들은 배고픈 서민들, 힘없는 약자, 평범한 대다수의 국민들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뭘까? 이는 희망의 알약과 함께 마셔야 하는 절망의 독극물 때문이다. 겉으로는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듯 번지르르한 비전을 갖고 있지만 깊이 보면 있는 자, 가진 자를 위한 포장 정책일 경우가 많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신중치 못한 졸속 대책, 늑장대응, 보여주기 위한 쇼맨십 등으로 인해 그저 성실하게 살려는 서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마저 앗아가고 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기업들의 고용유지를 보장하기 위한 일자리 나누기의‘잡 쉐어링’….. 이미 몇몇 선진국에서 실효성을 거둔 정말 좋은 제도 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잡쉐어링으로 신입직원과 사원들만 고충을 받는다. 쥐꼬리 연봉도 잘랐다. 벼룩의 간의 빼먹고 말지.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공교육 내실화, 선진형 입학제도 도입, 학원 운영시간관리 등의 좋다고 하는 보약은 다 쏟아내어 끓여 보지만 구체적 후속조치가 없다보니 학부모들은 더더욱 살인적인 사교육비를 감당하고 있고 학원사업관련 주가는 이를 비웃듯 연일 상종가다. 차라리 교육현장에서 알아서 대충 굴러가게 나둘 일이지.
최근 연일 뜨거운 감자로 이슈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보호법안! 설움받는 비정규근로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비정규직을 2년연속 하지 못하게 하여 정규직으로 자연스러운 전환을 꾀하려는 취지만 좋았지, 후속 법안 발효가 늦어지는 바람에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에 정규직 자리가 없다는 핑계로 일 잘하는 비정규직을 아예 해고 시켜 버렸다. 그러려면 예전처럼 1년 단위로 지속적 연장 근로 계약 하도록 지켜줄 것이지.
그뿐이랴, 부실기업 정리, 공기업 구조조정도 이리눈치 저리 눈치 보다가 사태만 악화시키고 질질 끌려 다니는 이상한 법안에 골머리를 썩느라 민생법안은 언제나 뒷전에서 맴돌고 있다.
희망을 되로 주고 절망을 말로 받는 이런 결과에 우리는 아연질색한다.
정부는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들의 잘못된 펜대 놀음으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 앉게 된 사람들, 취업을 하려고 해도 일자리가 없어 하루를 겉도는 젊은 청년들, 바뀐 법 제도에 발목이 잡혀 헤매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시 희망 충전을 해 줄 것인가?
그래, 이제부터 국민섬기고 민생 돌보겠다고 부지런히 재래시장, 떡볶이집 찾아가는 것 좋다. 전재산 기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상하게, 정말 이상하게 그렇게 감동적이지 않다. 또 희망주려다 절망 쏠까봐 그런다.
제발 이제 희망 사탕 주겠다고, 뭘 하겠다며 뒤 흔들지 말고 그냥 내비둬라. 우리는 조금 분량일지라도 꾸준한 진실섞인 희망 선물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