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사야 잘 팔 수 있다.’

‘정말 맞는 말이다. ’



오케이아웃도어 닷컴의 장성덕 사장은 그의 책, ‘오케이아웃도어닷컴에 OK는 없다’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비교견적을 많이 받도록 한다. 보통 다른 업체들이 2-3군데서 견적을 받는다면 우리는 4-5군데 이상받는다. 견적서의 세부항목도 몇 개씩 쪼개서 묻는다. 항목을 최대한 쪼개면 거래처에서 거짓말을 하기 어려우므로 견적서의 거품을 뺄 수있다. 예를 들어 매장 인테리어를 한다면 어떤 종류의 나무가 몇 장 들어가고, 조명기구별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며, 페인트는 무엇을 사용할 것이고, 인부는 몇 명을 쓸 것인지 등 항목별도 세세하게 견적을 받는다”고 했다.



이야기 하나 : 나의 이야기

내가 장성덕사장의 말을 진작에 알았다면 나의 사업은 상당히 다른 국면으로 갔을 지도 모른다. 처음 내가 독립하고서 시작한 것은 자동차부품이었다. 그리고 나오면서 ‘독립선언서’를 직장 선후배들에게 보내면서 도와달라고 요청을 했다. 물론 나의 주력시장이었던 중남미의 바이어들도 나를 도와줄 것을 약속하였다. 그래서 해외에서 자동차 부품관련 바이어를 많이 소개를 받았고, 그들의 인콰이어리도 꽤 많이 받았다. 그리고 빵빠레를 울리며 시작을 하였다. 팩스를 설치하고 그간 모아두었던 바이어들에게 ‘독립만세’를 외쳐대었다. 그러자 바이어들의 축하메세지와 아울러 인콰이어리가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내가 견적서를 만들어 보내면 그 다음부터 회신이 없었다. 다시 그 들에게 물어보았다. 나의 가격이 자기들이 이제까지 받아왔던 가격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설마, 그럴 리가?’. 하지만 사실이었다. 우선 내가 구매를 하는 중간 도매상들이 나에게 좋은 가격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현장에 가면 ‘홍사장님, 이 이상의 가격은 없어요!’했지만, 사실은 결코 싼 가격이 아니었던 데다가, 나도 물정을 잘 몰라서 내 마진율을 평균보다 높게 한 것을 나중에사 알았다. 다시 시작하려니 맥이 빠지고 이미 바이어들은 다시 자기의 거래선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이야기 둘 : 남의 식당이야기

어느 분이 3층짜리 건물에 식당을 거창하게 차린다고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임대한 건물에 최신의 노래방 기자재를 설치하고, 방은 일본식, 한국식, 서양식으로 다양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하니 이게 도대체 만만하지가 않았다. 물론 그냥 식당만 하는 게 아닌 만큼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가장 골치가 아프게 하는 것은 바로 ‘주방장’이었다. 식재료를 어떻게 구매하는 지 어떤 때는 음식값보다 식재료값이 더 나갈 때도 있었다. 분명히 문제인 것은 알았지만, 대신 새벽시장에 가서 식재료를 사장이 살올 수가 없었다. 사장은 요리를 몰랐기 때문에, 주방장이 ‘이것을 사야한다’고 하면 두말없이 사야 했다. 결국 사장은 요리를 배웠고 주방장을 내보냈지만, 요리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맛을 낼 수는 없었다. 1년만에 손들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다 판매만 신경을 쓰다가 정말로 쓴 맛을 본 케이스이다. 둘 다 자기 사업분야에 대한 지식이 그다지 없었기 때문이다. 나같은 경우는 기름밥을 먹는 사람들 사이에 억지로 끼어들어서라도 그 바닥의 진심을 알고, 제대로 된 가격을 받았어야 하는 데, 그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는 자체를 겁냈었다. 또 식당 주인도 자신이 식당을 차리기는 하지만, 식사이외의 것도 겸비를 하니까 식당은 여러 가지 고려요소중의 하나였을 뿐이고, 주방장이 잘 할 것이라고 믿었었다. 결과적으로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고, 손해는 손해대로 보았다.



결국 구매의 어려움을 나는 자동차 부품을 그만두고, 새로이 발가락 양말을 시작하였다. 우연치않게 시작하기는 했지만, 1년만에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지나고 수출량이 늘면서 한달 구매단위가 제법되니까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실을 공급하고자 하였다. 그러니 새로운 실이 나왔다고 하면 나에게도 바로 소식이 들어왔다. 그럼 난 바로 그 공장에 연락을 해서 샘플을 보내달라고 해서 양말을 만들어 보곤 했다. 그래서 만들었던 게 은나노, 참숯, 모시, 비단, 실이 열은 내 겨울에 발을 따듯하게 하는 발열양말, 울과 쿨맥스를 섞은 양말 등등 있는 실이란 실가지고 무조건 양말을 만들어 보았다. 박람회에 나가서도 나의 양말을 사줄 바이어를 찾는 것이 주목적이기는 하였지만, 전시장내에서 새로운 물건이 없나하고 살펴보는 것도 주요한 일중의 하나였다. 새로운 제품거리를 열심히 찾아다녔고, 그래서 필맥스에는 세계에서 우리만 만드는 양말이 몇가지 있다.



자동차 부품은 경쟁자들에 비하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지 못하여 실패를 하였지만, 발가락양말은 남들보다 새로운 소재를 많이 받아들여 그 것들을 제품화하는 데 빨랐고 다양했기 때문에 성공하였다.



지금 돌이켜 본다면, 내가 세상을 겁내지만 않았어도 난 아마 지금쯤 자동차부품으로 잘 먹고, 잘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팔 생각만 했지, 살 생각은 하지 못한 게 지금도 무척 아쉽다. 스가마 쇼지는 ‘구매테크닉 95’에서 말했다.



“구매부문에서 구입품의 품질, 원가, 배달을 향상시켜 경쟁사보다 뛰어난 품질을 내놓거나 제조 원가를 낮출 수있게 되면,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기업 이익 창출에 공헌할 수있다. 나아가 구매부문은 거래를 통해 많은 기업들과 접하기 때문에 사회의 각종 정보와 접하게 된다. 구매 관리 부문에서는 이 과정에서 입수하게 되는 타사의 신제품이나 신서비스에 관한 정보 및 개발동향이나 기술 동향등에 관한 정보도 수집.정리하여 사내의 해당 부문에 전달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기술 개발력과 생산 기술력 향상에 공헌해야 한다. 구입 기술이 뛰어나냐 서투르냐에 따라 기업 이익의 크기가 크게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사업의 실패를 ‘구매의 실패’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절감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지금 나에게 원재료를 공급하시는 분들은 모두 10년 정도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팔 물건이 정해졌으면 최대한 물건 값을 싸게 사야한다. 그리고 그들과의 관계도 오래가도록 믿을 수 있는 관계여야 한다. 그래야 제품의 잘못으로 인한 하자의 두려움을 떨칠 수있다.



식당에서 말하는 ‘신선도’만큼이나 제조업에서도 원재료 신뢰성은 중요하다.

잘 사야 잘 팔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