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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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상하지만
그래도 이름표가 무송정섬이라고 되어 있으니
섬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조금 그렇다
동해안 북단 대진항 위 금강산콘도에서 바라보이는 곳에 있는 섬 아닌 섬이다
동해라서 조수간만의 차이도 극히 작기 때문에
바닷물이 차서 그럴듯한 섬이 되는 경우도 없다
늘 저 정도로
섬도 아니고 섬 아닌 것도 아닌
그야말로 <섬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이다
이 < **라고 하기엔 조금> 이라는 어투는 어디에도 쓸 수 있는
조금은 자조적이면서 냉소적이기도 하고 조금은 시큼하면서도 덥떠름한 표현이다
<친구라고 하기에는 조금> 인 친구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인 사랑
<아는 사이라고 하기엔 조금>인 이웃
그렇다고 친구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랑이 아닌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생판 모르는 사람도 아니다
<** 라고 하기에는 조금>
광고표현처럼 2%? 아니다 2%를 가지고는 이런 표현 안 쓴다
20% 쯤 부족한 사이이면서 차마 버릴 수도 없는 관계
80%의 아쉬움이나 미련이나 끈끈한 정이나 계륵의 가치 때문에
<** 라고 하기엔 조금>부족하면서 아직도 껴안고 살아야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일종의 자위이면서 동시에 자학이다
자신의 속생각이나 기대로 보아서는 버려야 하지만서도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는 자신의 처지나 위치
그런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까지를 포함하는 말이
<**라고 하기엔 조금>이다
마뜩히 만날 친구가 없기에 늘 그 친구를 만나지만
만나서 술이 조금 들어가기만 하면
지독한 보수로 돌변하여 제눈에는 거들먹거려 보이는 나를 보고
못마땅한 말투나 반대를 위한 반대나 하다가 팩 토라져 집에 가는 친구에게
<친구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처음부터 순정을 바친 싸이트라서 차마 버리지도 못하고
1.2기가의 써버용량을 주는 달콤함에 노예가 되어
개차반 같은 글이 올라와도 눈쌀을 찌푸려가며
범죄글이나 지독한 급좌파글이나 광고글들이 올라와도 고개 돌리면서
참고 버티는 뭐뭐이라는 블로그도 나에게는 <블로그라고 하기엔 조금>이다
딱히 집히는 이유도 없고 싸운 적도 없고 아직 미운 것도 아닌데
수긍할 만한 이유도 없이 몇달씩 만나지 못하거나
몇날씩 전화나 문자나 기척이 없고
만나기가 통화하기가 소식 알기가 깜깜절벽인 사람을 두고
<사랑이라고 하기엔 조금>이라고 말해도 결코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다가 번개 치듯이 뇌리를 스치는 단어가 떠오른다
<입술이 째졌으니가 언챙이지>
그렇다 달래 성한 사람을 보고 언챙이라고 하랴
입술이 찢어졌으니까 언챙이다
너는 너는 그러는 너는 어땠니?
그 친구에게 그 블로그에서 그 사랑에게 어떻게 했니?
사돈 남말 할 필요 없다
가슴을 치면서 또한번 깨닫는다
너나 잘 하세요
너부터 잘 하세요
너만이라도 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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