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강가에서 오늘도 또
한잔술을 마시면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것들을 생각해 본다

배라는 것은 모름지기
물위에 떠서 무엇인가를 품고 흘러갈 때
제대로가 아닌가

쉼터의자라는 것은 당연히
편안한 자리에 있어서
평안히 쉬게끔 하는 것이 제 역할 아닌가

바베큐화로라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지글지글 고기를 구우며 사람들에게 빙 둘러싸여 있을 때가
가장 저다울 때가 아닌가

폭싹 엎어져버린 배들 옆에
비탈에 있기에 아무도 앉지 않는 쉼터의자 그 옆에
벌렁 드러누워 녹이나 잔뜩 굽고 있는 바베큐화로를 보면서

땀을 흘리면서 사진 찍고 사랑하고 글을 써야할 나는
홀짝홀짝 추억이나 그리움이나 쓸쓸함을 안주 삼아 노닥거리고 있으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식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