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없으면 노력도 없다. 희망이 없는데, 노력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노력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목표 없이 일하는 사람은 없다. 골인지점 없이 달리는 마라토너는 없다. 희망을 먼저 가지자. 그리하면 자연히 노력하는 사람이 될 테니까. -사무엘 존슨

우리는 인생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한다. 인생의 긴 여정과 그 어려움이 마라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실제로 며칠 전에 마라톤을 뛰었다. 힘들어 완주를 포기할까 몇 번을 생각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중에는 종아리 근육이 경련이 일어나고 한발 한발 걷는 것도 힘들었다.


마라톤에서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그래서 힘든 오르막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한다. 조금 가면 좀더 쉬운 내리막길이 있을지 모르는데, 그 고비를 넘지 못하고 포기한다. 골인(goal-in)하려면 정확한 목적지를 향해 출발해야 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안개 속에서 헤매는 기분일 때가 많다. 과연 내가 가고 있는 코스가 맞는 것일까 고뇌하게 된다.


자신이 선택한 코스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은 완주가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은 정작 뛰어보지도 않고 자신의 재능이 없음을 탓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황영조 선수를 재능면에서 화려한 마라토너로 기억하는 데 비해, 이봉주 선수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 사람으로 기억한다. 황영조는 스피드나 심폐 기능, 강한 발목 등 좋은 재능을 갖고 있는 데 반해, 이봉주는 마라토너로서 치명적인 평발에 왼발이 오른발보다 5㎜나 긴 짝발이다. 이봉주는 심지어 ‘달리는 종합병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악한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마라토너라는 직업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다. 또한 그는 타고난 능력에 의해서 성공한 선수가 아니라 오직 노력에 의해서 정상에 오른 선수이다. 92년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넘어져 도중 탈락했던 그는 포기하지 않고 피나는 노력을 했고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을 그만두고 직업을 선택했을 때, 이봉주 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황영조에 비해 타고난 재능은 뒤지지만 오랜 세월 자신을 가다듬은 끝에 한국 최고기록, 보스턴마라톤 우승, 아시안게임 2연패 등 황영조의 업적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인생의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매우 힘든 과정이다. 우선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에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스스로 답을 해야 한다. 미래를 전망하는 안목을 키우고, 그 미래 한가운데에 자신의 위치가 어디에 놓일지를 예측해야 한다. 바야흐로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목표와 전략을 갖고 있어야만 살아남는 시대다. 냉정하게 가슴에 손을 얹고 이런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내세울 만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 업무 이외에 자신의 특기가 적어도 하나 이상 있는가? 조직 내에서나 외부에서나 자신의 능력을 알릴 자신만의 전략을 갖고 있는가? 회사에 얼마만큼 공헌하고 있는가? 자신의 건강에 투자하고 있는가? 10년 후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가? 매일 반복되는 자신의 업무에 빠지지 않고 자신만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가? 과연 구체적으로 인생의 마라톤에서 완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진정한 마라토너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다. 내 자신은 인생의 마라톤에서 어디쯤 왔는가. 처음 시작하는 단계인가. 아니면, 반환점을 돌았는가. 마라톤은 무엇보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거리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인생의 코스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능력에 맞게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실력은 하프코스에 적합한데 굳이 풀코스를 고집하다가 무리한 레이스로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 풀코스를 뛰려면 철저하게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실제 마라톤에서처럼 단계별로 5km, 10km, 하프 마라톤(21.0975㎞), 풀코스(42.195km) 등 여러 차례 도전하여 실력을 쌓은 후 한 단계씩 거리를 늘려 가는 것이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욕심처럼 한방에 크게 키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실력이란 결코 한꺼번에 점프할 수 없다. 우리는 험난한 인생의 마라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공한 사람의 피와 땀을 기억해야 한다. 성공 뒤에는 정상을 향한 의지와 피나는 땀과 노력이 숨어 있다.


세계는 지금 모든 기업이 지역마다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자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하루가 바뀌는 세계 환경 속에서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가는 국제사회의 생존 경쟁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는 것이다. 백화점, 서점, 쇼핑몰 등에는 매일매일 변화된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정신없이 바뀌는 세상을 도대체 한 번에 누가 따라잡을 수 있을까. 장기적인 비전이 없이는 아무도 성장할 수 없다. 매년 시장에는 수만 개의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지만 그 중 90%는 흔적 없이 소멸한다. 근본적인 전환과 일시적 유행의 차이를 분명히 구분하고 새로운 시장에 효과적으로 적응해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올바른 중장기적 전략을 갖추어져 있으면 당연히 그 조직은 온전하게 균형을 이루어 발전할 수 있으며 마라톤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며 현대사회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 스스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마라토너 마인드’로 정비해야 한다. 지금은 인생의 마라톤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채찍질할 때이다.

※ 이 칼럼은 한국경제신문 한경닷컴 <윤영돈의 직장인 눈치 코치> 칼럼 회원으로 가입하시면 새로운 칼럼을 무료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