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의 조직장은 보고 배운 대로 행한다.

직원들에게 상사의 어떤 말과 행동이 퇴사하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하냐고 물었다.

“하는 일도 없으면서 연봉은 왜 이렇게 높아“

“자넨 이래서 안 돼“ “내일까지 무조건 해“

“내가 오늘 마누라와 싸웠는데……“

“얼굴 좀 뜯어고쳐야 하는 거 아냐“

“신앙을 믿는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해? 말로만 신앙인이니?”

더 심한 말을 듣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것도 적응이 되니까 견딜만하다고 한다. 이런 회사에서 모든 사람에게 존댓말을 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면 이상한 사람이 된다.

A회사 근무 시, 정리한 존경할 수 없는 상사의 10가지 행동이다.

  1. 윗사람에게는 아부하면서 직원에게는 강요하는 상사

  2. 부하 직원에게 방향이나 전략 또는 배경 설명 없이 무조건 하라고 내던지는 상사

  3. 반말과 거친 행동, 편견 등 직원의 인격을 무시하는 상사

  4.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상사

  5. 직원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일방적인 지시만 하는 상사

  6. 세상이 바뀌었는데, “옛날에는 ~” 만 강조하는 변화에 둔감한 상사

  7. 술만 마시면 언행이 변하는 등 자기관리를 못하는 상사

  8. “고졸 출신이 뭘 알아” 같이 학력으로 직원을 차별하는 상사

  9. 한 달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자기계발에 게으른 상사

  10. 앞 뒤 이야기가 다르고 주관이 없는 상사였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들과 인터뷰하면 대부분이 “지금까지 팀장이나 임원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마음가짐과 조직관리를 하고 과업을 수행해 성과를 내는 지 배운 적이 없습니다. 있다면 눈 너머로 상사가 하는 일을 지켜봤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상황이 이러니 직원으로부터 존경 받는 팀장이나 임원이 적다. 보고 배운 대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한다.

회사가 망한 후에 후회한 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많은 기업들이 정도경영팀, 정도경영실천사무국 등의 조직을 두고 정도경영을 강조하지만, 임원이나 팀장들의 갑질은 지속되고,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우리 회사에 이런 일이 일어나? 말도 안 된다.”고 놀라는 사건이 많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침묵하며 고통 받고 있는 직원들이 많다는 점이다.

정도 경영은 규율이나 원칙을 지키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준법경영과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갖추고 이를 행하는 윤리경영을 말한다. 회사와 임직원은 계약 관계로 맺어져 있다. 노동의 대가로 떳떳한 보상을 받는다. 그러므로, 일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하고, 회사는 일할 수 있는 장소 등의 제공과 일에 대한 보상의 책임이 있다. 조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 가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 중에 수많은 갈등이 있다. 이러한 갈등을 제거하고 서로가 한 방향으로 가도록 만든 규정이나 규칙 또는 원칙과 제도 등이 있다. 회사의 구성원이라면 이를 지키고 따라야 할 책임이 있다. 개개인을 성숙한 인격체로 인식하고 서로 믿고 존경해 줘야 한다. 회사에서 직급의 차이는 있지만, 일의 차이는 없다. 자동차는 약 2만5천개의 부품이 작동하여 움직인다고 한다. 만약 1개의 부품이 작동하지 않으면 운행 중인 자동차가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회사에 사소한 일은 없다. 다 중요하고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존중 받아야 한다. 정도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모든 사람은 존중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다. 이러한 인식이 없거나 무시당하면 고통 받는 사람이 발생한다. 또한, 제도나 원칙을 정했으면 이는 예외 없이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규정, 제도,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기강이 무너져 리더십이 위협을 받고, 외부 경쟁사로부터 공격을 받아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여러 갑질이나 기강해이로 회사가 망한 다음에 임직원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떻게 실천하게 할 것인가?

정도 경영을 전 직원에게 내재화시키고 실천하게 하기는 쉽지 않다.

첫째, 정도경영 담당 임원 임명과 팀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조직이 있어야 일의 책임이 명확해 진다. 정도경영에 대한 원칙과 윤리강령 등을 정하고, 임직원 교육, 사내 강사 양성과 활용, 사례개발과 홍보, 사전 진단과 예방, 사건 발생 시의 조치 등을 담당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정도경영팀은 CEO직속 조직으로 가져가는 것이 옳다.

둘째, 정도경영에 대한 행동강령 교육과 점검이다.

신세계백화점에 벤치마킹을 위해 간 적이 있다. 여러 제도에 대한 설명과 현장을 돌아보고 나오면서 준비한 선물을 주니 받지 않는다. 윤리강령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회사 제품이라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처음부터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다. 어떠한 원칙이 정해졌으면 무조건 지켜져야 한다. 일반적이고 애매한 문장으로 되어 있으면 행동으로 실천되기가 어렵다. 구체적인 행동지표로 기술되어 이런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 정도경영지표를 중심으로 전 조직 진단을 실시하고, 행동지표는 암기할 수 있도록 승진이나 사내 집합교육,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반한 임직원에 대해서는 아무리 성과가 좋아도 예외가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문제 파악을 위한 채널 구축이다.

국내 바스프 사무실 전화기에는 전부 외부 노무법인 전화번호가 부착되어 있다. 사내 신고는 신분 노출과 비밀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에게 직접 전화하도록 되어 있다. 말 못하고 고통 받는 사람의 심정을 생각해 봐라. “왜 찾아와 말하지 안 했니?”란 말은 리더가 할 말이 아니다. 알려지는 것이 두렵고 무섭기 때문에 하고 싶어도 못한다. 고통 받는 사람뿐 아니라 목격자가 조금은 편하게 문제를 알릴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

조직을 만들고, 담당자를 선정하고, 행동지표를 만들어 외우게 하고, 채널이 있다고 정도 경영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고, 이것이 계승되도록 기업문화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