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블랙스완의 딜레마

저 자 : 케네스 포스너
(책과 경영) 블랙스완의 딜레마
현재의 경제위기는 사실 페니메이나 프레디맥이 파산하기 훨씬 이전부터 예상되고 있었다. 내가 읽었던 책 중에도 몇권은 있었다. 그런데 그런 사태를 막지 못했던 것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이 책은 모건스탠리에서 애널리스트를 했던 케네스 포스너가 왜 수많은 애널리스트들 페니메이나 프레디 맥의 부실한 재무자료를 읽고도 예방하지 못했는 지를 사례를 통하여 알려준다. 세계 경제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블랙스완(검은 백조)란 얼핏 보기에는 일어날 확률이 매우 낮지만 실제로 발생하면 기존의 익숙한 사고방식을 모두 뒤엎는 매우 중대한 사건을 일컫는 말이다.”



난 한국경제의 정점은 IMF이전인 1997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IMF가 끝나고 한국의 경제는 좀 나아지는 듯해보였다. 이미 그 때에도 다가오는 경제공황을 예견하는 책들은 많았다. 단지 그 불안함을 믿는가,안 믿는가는 각자의 선택이었지만, 대부분은 믿지 않았다. 그리고 세계의 경제는 월스트리트로 대변되는 금융기업들이 세계 경제를 이끌어갔고, 금융이 마치 경제의 전부인양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지만 그들은 신이아니었고, 미래를 알아보는 선견지명은 없었다.

“이 책에서 거론되는 여러 이야기들은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이 숨어있는 변수를 집어냈더라면 심각한 결말을 좀 더 잘 예측했을 수있었다는 점을 말해준다. 또한 이 이야기들은 모든 충격이 즉각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반응이 중요하다는 점도 더불어 일러준다. ……… 눈사태의 역동성을 묘사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자기조직적 임계 (SELF – ORGANIZED CRITICALITY)라는 말을 사용한다. 모래 알갱이를 조금씩 모래언덕에 떨어뜨리면 어느 순간 한 알갱이가 모래사태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게된다. 새로운 알갱이들로 증가한 무게가 모래 더미의 압력을 어떻게 변화시켰는 지 이해할 수없다면 어느 입자가 위기 시점을 가져왔는 지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경제의 밑바닥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은 다 알았다. 주가수치가 아무리 좋아지고 경제 성장률이 좋아진다고 말하지만, 실제 물건을 움직여가며 자기 몸으로 때우는 사람들의 사정은 점점 더 나빠졌다. 그건 내 주머니는 텅텅비어가는 데,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니 우리같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다만, 금융쪽에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좋았다. 그들은 실물이 아닌 허수경제에 가까운 사람들이었으니까. 실제로 지금도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돈이 한국에만 800조원이 넘는다고 하지 않았나? 이처럼 숫자와 실제가 달라졌다. 그럼 그동안 경제학자들이나 머리꽤나 좋았던 사람들은 뭐하고 있었지?



“계량적 투자 전략에서 우리가 하는 일은 전통적인 자연과학자들이 하던 일과 비슷하다. 우리는 그 곳에 나가서 일련의 현상들을 관찰한다. 그런 다음, 일종의 경험에 근거한 패턴인식과 설명하기 어려운 창의적인 생각들을 사용해서 무엇이 일어날 지에 대한 정의된 가설을 존재한다.” 이 말은 결국은 아무리 숫자를 통해서 정보를 만들고 분석을 하더라고 결국은 인간의 판단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인간의 판단이 일어나는 과정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두말할 것없이, 확신은 우리가 가장 자주 선호하는 신호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빗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 이런 저런 마술같은 생각들이 사람들 간에 퍼져있다. 사람들은 초감각적 지각 (2005년 갤럽조사에 따르면 41%)이나 귀신들린 집(37%), 악마에게 홀림(42%), 텔레파시(31%), 지구를 찾는 외계 생물체 (24%), 투시력(26%)등을 진실로 믿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이는 주식시작이나 다른 분야에서 보게되는 이판사판식의 결정들과 관련이 없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런 예들은 마음의 확신이 항상 믿을 만한 신호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준다.” 숫자도 믿지 마라, 내 마음도 믿지 마라. 그럼 무엇을 믿어야 하나? 좋아, 인터넷에는 세상의 모든 정보가 살아있으니 인터넷을 믿을까? 흐음~ 그럼 더 좋은 컴퓨터를 사야겠군!



“더 빠르거나 더 많은 컴퓨터가 우리를 정보과부하로부터 구해주진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런 컴퓨터들을 사용할 것이고, 그렇게 수집된 결과는 세계에 대한 한층 더 많은 정보를 양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보 전략에 숨은 개념은 제한된 컴퓨터 계산력을 가능한 한 현명하게 할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보라는 것을 모두 다 컴퓨터에 입력해서 계산할 수는 없다. 게다가 그 계산력을 현명하게 한다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모든 것을 완벽하다고 할 때까지 준비할 수는 없다. 그래서 “최선의 길은 어설프나마 대략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중요 원인이 되는 추진 요소들을 누락시킨 채 정밀한 계산을 하는 것보다는 대략적인 판단이 낫다.” 음, 이건 딱 내 이야기네. 내가 좀 덜렁대고 대충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 상당히 되는구만. 이래서 책을 읽으면 내가 못했던 것에 대한 핑계거리도 많이 늘어난다니까. 그 대신 뭔일을 대할 때 ‘어떻게 왜 그런 일이 벌어졌고, 어떻게 왜 그 일을 풀어갈 까’를 고민하면 된다.



“기업전략의 권위자 마이클 포터는 전략이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 그 두가지를 함께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포터가 보기에 경영자들은 경영효율이라는 목표를 따라잡았지만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한다는 것은 잊고 있었다. 모든 면에서 능숙함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조직은 결국 불분명한 전략과 애매한 위치에서 ‘나도요’식의 남을 추종하는 기교로 끝맺게 된다. 전략의 정수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포터는 기술하고 있다.” 음, 이건 뭔가를 해야한다고 강박관념이 있는 사람들에게 해줄 만한 말이군. 지금 우리 주변은 뭔가를 마구마구해야 한다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때로는 나처럼 게으르게 책이나 읽고 있으면서 나의 때가 오기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법도 가르쳐야 해. 제갈공명도 많이 기다렸잖아. 뭐, 그렇다고 나를 제갈공명과 비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인내심도 경영에 꼭 필요한 것을 포터선생도 말하고 있고, 이제까지 내가 실천했지.



좀 오래 쉬었는 데, 이제는 세상에 뭔가 블랙스완을 보여줄 때가 슬슬 된 것같군.

아흠~ 기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