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서비스를 만나다(6). _룰루레몬코리아가 가치를 연결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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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nds are more important than money’
캐나다의 요가복 브랜드인 룰루레몬의 청담플래그십스토어의 입구에 적혀 있는 문구다. 룰루레몬이 만든 아시아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전달하고 싶은 첫 번째 메시지가 ‘친구가 돈보다 중요하다’였다. 리테일 매장의 첫 번째 메시지의 주어는 customer가 아닌 friends다. 고객이 아니라, 사람을 이야기하고 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보면, 왜 주어는 customer가 아닌 friends를 이야기하고 있는 지 이해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룰루레몬 옷을 입은 직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하지만,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1층 매장을 가볍게 둘러보다가, 남성의류가 모여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룰루레몬의 직원이 엄청나게 반가운 목소리를 내며 인사를 했다.
“어……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뒤를 돌아보니, 내가 아닌 오랜만에 들른 단골고객에게 하는 인사였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제 남자친구에요.”
매장 직원에게 자신의 남자친구를 소개시켜주며, 서로 인사를 한다. 흔치 않은 풍경에 힐끔힐끔 구경하게 된다. 잠시 후에 한 무리의 여자 손님들이 올라온다. 모두 운동복 차림이다. 인사도 없이 대화가 시작된다.
“세일한다고 하길래, 얼른 들렸어요.”
룰루레몬 옷을 입은 직원과 고객들이 서로 반가워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한다. 의류매장이라기 보다는, 지역 운동 동호회 같다. 청담점뿐만 아니라,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있는 다른 지점에서도 이런 광경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얼마전 방문한, 도쿄 긴자에 위치한 룰루레몬 매장에서도 똑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객과 룰루레몬 직원과의 이러한 관계는 룰루레몬 청담점의 특징이 아닌 룰루레몬의 핵심적인 문화다.
고객과 룰루레몬 직원간의 관계는 동호회 리더와 회원, 혹은 아주 친밀한 운동코치와 회원을 보는 듯하다. 실제로 룰루레몬은 접점 직원을 에듀케이터(Educator), 고객을 손님(guest)라고 부른다. 단순히 판매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룰루레몬의 철학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생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듀케이터다. 고객 역시 구매를 전제로 한 Customer이 아니라 우리 집에 놀러온 기분이 드는 Guest다. 스타벅스가 직원을 파트너, 고객을 버디라고 부르는 것에 브랜드 철학이 담겨 있는 것처럼, 룰루레몬이 직원을 에듀케이터, 고객을 손님으로 부르는 것에도 이러한 철학이 담겨 있다. 크레딧스위스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티안 버스는 과거 소매 업계의 모델이 ‘여기 와서 우리 제품을 사면 멋있어진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면, 룰루레몬은 ’당신은 아주 멋집니다. 우리는 당신이 최고의 모습이 되도록 도울 파트너가 되겠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룰루레몬의 철학과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룰루레몬의 ‘커뮤니티클래스’를 참석해보면 된다. 룰루레몬코리아의 커뮤니티클래스는 공식블로그에 공지된다. 요가, 호흡법, 건강을 위한 식단, 남성들을 위한 ‘브로요가’등이 눈에 띈다. 참석을 해보고 싶지만, 요가를 해보지 않아서 망설여진다면 러닝클래스에 참여해도 좋다. 러닝클래스에서도 룰루레몬의 색깔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러닝클래스는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시작한다. 에듀케이터들은 참석자들의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자기 소개와 간단한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가벼운 준비 운동 후에 속보로 이동하여, 러닝을 시작한다. 러닝 속도는 매우 느리다. 커뮤니티클래스에 참석한 러너들의 말에 의하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그 어떤 러닝클럽보다 느리다고 한다. 룰루레몬의 러닝클래스의 러닝속도가 느린 것은 ‘브랜드’의 철학 때문이다. 룰루레몬은 승리나 경쟁이 아니라 일상의 변화를 추구하는 브랜드다. 뛰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빠르게 걷기만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남들보다 빨라지기 위해 뛰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달라지기 위해 뛰어야 한다고 믿는다. 변화의 결과가 아닌 변화의 과정이 중요한 브랜드다. 러닝클래스에 참여하는 에듀케이터들은 참가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무리해서 빨리 달리지 말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즐기라고 말한다. 에듀케이터들은 말로만 ‘자신의 속도’에 따라 즐기라고 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속도가 느린 참석자들을 위해서는 게스트들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다.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 무리하게 뛰는 것을 막기 위한 배려다.
약 5km를 뛰고 난 후에는 커뮤니티룸으로 돌아온다. 한 시간 가량 요가로 몸을 푼 후에는, 간단한 스낵과 맥주로 뒤풀이가 이어진다. 러닝클래스 후에 에듀케이터와 게스트가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 누가 에듀케이터고 누가 게스트인지 전혀 구분되지 않는다. 그저 운동을 함께 한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 에듀케이터들은 이 자리에서 게스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혹시 오늘 너무 힘이 들지는 않았는지, 게스트들의 성장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하고, 오늘 코스는 적절 했는지를 묻는다. 커뮤니티클래스에 참여한 회원이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길 원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경우에는 주변의 운동센터를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어느 에듀케이터는 자신의 비전과 올해 목표를 이야기하며, 현재 어디까지 진행 됐는지 이야기한다. 제품을 이야기하지 않고,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랜드의 비전만을 말하게 아니라, 나와 게스트의 비전에도 관심을 갖는다.
커뮤니티클래스를 통해서 룰루레몬은 고객과 개별적인 관계를 맺는다. 에듀케이터의 삶과 게스트의 삶이 연결이 된다. 이 연결을 통해 룰루레몬의 가치는 ‘확산’된다. 강요하지 않고, 권유한다. 설득하지 않고, 함께 할 뿐이다. 룰루레몬은 ‘평범한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비전은 에듀케이터를 통해 게스트들의 삶에 흘러 들어가, 공유된다. 아마도, 커뮤니티클래스에서 에듀케이터들과 관계를 맺는 게스트들은 ‘룰루레몬’이 지향하는 비전에 대해 좀더 공감하고 확신할 것이다. 그리고, 룰루레몬이 지향하는 가치들이 단순한 컨셉이나 광고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믿게 될 것이다.
정도성
최고의 서비스 기업은 어떻게 가치를 전달하는가 저자
전) 멀티캠퍼스 집합교육그룹
삼성생명 고객지원팀
캐나다의 요가복 브랜드인 룰루레몬의 청담플래그십스토어의 입구에 적혀 있는 문구다. 룰루레몬이 만든 아시아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전달하고 싶은 첫 번째 메시지가 ‘친구가 돈보다 중요하다’였다. 리테일 매장의 첫 번째 메시지의 주어는 customer가 아닌 friends다. 고객이 아니라, 사람을 이야기하고 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보면, 왜 주어는 customer가 아닌 friends를 이야기하고 있는 지 이해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룰루레몬 옷을 입은 직원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하지만,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1층 매장을 가볍게 둘러보다가, 남성의류가 모여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룰루레몬의 직원이 엄청나게 반가운 목소리를 내며 인사를 했다.
“어……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뒤를 돌아보니, 내가 아닌 오랜만에 들른 단골고객에게 하는 인사였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제 남자친구에요.”
매장 직원에게 자신의 남자친구를 소개시켜주며, 서로 인사를 한다. 흔치 않은 풍경에 힐끔힐끔 구경하게 된다. 잠시 후에 한 무리의 여자 손님들이 올라온다. 모두 운동복 차림이다. 인사도 없이 대화가 시작된다.
“세일한다고 하길래, 얼른 들렸어요.”
룰루레몬 옷을 입은 직원과 고객들이 서로 반가워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한다. 의류매장이라기 보다는, 지역 운동 동호회 같다. 청담점뿐만 아니라,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있는 다른 지점에서도 이런 광경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얼마전 방문한, 도쿄 긴자에 위치한 룰루레몬 매장에서도 똑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객과 룰루레몬 직원과의 이러한 관계는 룰루레몬 청담점의 특징이 아닌 룰루레몬의 핵심적인 문화다.
고객과 룰루레몬 직원간의 관계는 동호회 리더와 회원, 혹은 아주 친밀한 운동코치와 회원을 보는 듯하다. 실제로 룰루레몬은 접점 직원을 에듀케이터(Educator), 고객을 손님(guest)라고 부른다. 단순히 판매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룰루레몬의 철학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생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듀케이터다. 고객 역시 구매를 전제로 한 Customer이 아니라 우리 집에 놀러온 기분이 드는 Guest다. 스타벅스가 직원을 파트너, 고객을 버디라고 부르는 것에 브랜드 철학이 담겨 있는 것처럼, 룰루레몬이 직원을 에듀케이터, 고객을 손님으로 부르는 것에도 이러한 철학이 담겨 있다. 크레딧스위스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티안 버스는 과거 소매 업계의 모델이 ‘여기 와서 우리 제품을 사면 멋있어진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면, 룰루레몬은 ’당신은 아주 멋집니다. 우리는 당신이 최고의 모습이 되도록 도울 파트너가 되겠습니다.‘라고 설명한다.
룰루레몬의 철학과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룰루레몬의 ‘커뮤니티클래스’를 참석해보면 된다. 룰루레몬코리아의 커뮤니티클래스는 공식블로그에 공지된다. 요가, 호흡법, 건강을 위한 식단, 남성들을 위한 ‘브로요가’등이 눈에 띈다. 참석을 해보고 싶지만, 요가를 해보지 않아서 망설여진다면 러닝클래스에 참여해도 좋다. 러닝클래스에서도 룰루레몬의 색깔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사진 출처 : 룰루레몬코리아 공식블로그)
러닝클래스는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시작한다. 에듀케이터들은 참석자들의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자기 소개와 간단한 게임을 시작한다. 그리고 가벼운 준비 운동 후에 속보로 이동하여, 러닝을 시작한다. 러닝 속도는 매우 느리다. 커뮤니티클래스에 참석한 러너들의 말에 의하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그 어떤 러닝클럽보다 느리다고 한다. 룰루레몬의 러닝클래스의 러닝속도가 느린 것은 ‘브랜드’의 철학 때문이다. 룰루레몬은 승리나 경쟁이 아니라 일상의 변화를 추구하는 브랜드다. 뛰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빠르게 걷기만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남들보다 빨라지기 위해 뛰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달라지기 위해 뛰어야 한다고 믿는다. 변화의 결과가 아닌 변화의 과정이 중요한 브랜드다. 러닝클래스에 참여하는 에듀케이터들은 참가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무리해서 빨리 달리지 말고,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즐기라고 말한다. 에듀케이터들은 말로만 ‘자신의 속도’에 따라 즐기라고 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속도가 느린 참석자들을 위해서는 게스트들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한다.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 무리하게 뛰는 것을 막기 위한 배려다.
약 5km를 뛰고 난 후에는 커뮤니티룸으로 돌아온다. 한 시간 가량 요가로 몸을 푼 후에는, 간단한 스낵과 맥주로 뒤풀이가 이어진다. 러닝클래스 후에 에듀케이터와 게스트가 맥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 누가 에듀케이터고 누가 게스트인지 전혀 구분되지 않는다. 그저 운동을 함께 한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 에듀케이터들은 이 자리에서 게스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혹시 오늘 너무 힘이 들지는 않았는지, 게스트들의 성장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하고, 오늘 코스는 적절 했는지를 묻는다. 커뮤니티클래스에 참여한 회원이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길 원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경우에는 주변의 운동센터를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어느 에듀케이터는 자신의 비전과 올해 목표를 이야기하며, 현재 어디까지 진행 됐는지 이야기한다. 제품을 이야기하지 않고,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브랜드의 비전만을 말하게 아니라, 나와 게스트의 비전에도 관심을 갖는다.
커뮤니티클래스를 통해서 룰루레몬은 고객과 개별적인 관계를 맺는다. 에듀케이터의 삶과 게스트의 삶이 연결이 된다. 이 연결을 통해 룰루레몬의 가치는 ‘확산’된다. 강요하지 않고, 권유한다. 설득하지 않고, 함께 할 뿐이다. 룰루레몬은 ‘평범한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비전은 에듀케이터를 통해 게스트들의 삶에 흘러 들어가, 공유된다. 아마도, 커뮤니티클래스에서 에듀케이터들과 관계를 맺는 게스트들은 ‘룰루레몬’이 지향하는 비전에 대해 좀더 공감하고 확신할 것이다. 그리고, 룰루레몬이 지향하는 가치들이 단순한 컨셉이나 광고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믿게 될 것이다.
정도성
최고의 서비스 기업은 어떻게 가치를 전달하는가 저자
전) 멀티캠퍼스 집합교육그룹
삼성생명 고객지원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