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칼럼] 가상자산과 미네르바 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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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용어부터 살펴 본다.
그동안 업계 안팎에선 암호화폐, 가상화폐, 가상통화, 디지털 자산, 가상자산 등이 혼용돼왔다.
그런데 지난해 3월 5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일부 반대는 있지만 ‘가상자산’으로 용어를 통일하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가상자산으로 표현하기로 한다.
▲ 가상자산 글쓰기 독자 대상 정하기 어렵지만, 관심은 가장 많아
지난해부터 한국경제를 비롯하여 칼럼을 약 60여 편 썼다.
가장 어려운 분야가 가상자산이다. 차라리 세계질서 등 국제정치외교 분야 칼럼은 관련 정통 서적 및 정보도 많고 독자층 수준과 관계없이 필자의 관점으로 정리하면 된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노력을 들인 글 보다 독자의 관심도는 가상자산 분야가 몇 배 이상 많다.
아직도 가상자산에 관심조차 없거나 부정적인 독자가 많다.
반면에 실전에서 플레이어(사업자) 또는 투자자로 활동하는 층은 바로 사업이나 수익에 직결되는 정보를 원한다. 가상자산 분야는 독자 수준이나 관심 사항의 편차가 심하다.
또 가상자산 생태계는 초창기나 다름없어 정통적인 이론이나 검증된 학설 등이 거의 없다. 춘추전국 시대 이상으로 각자의 목소리가 크다.
알만한 어떤이는 비트코인이 앞으로 몇억 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지만 한편에서는 비트코인이 없어질 것이고, 아니면 가격이 폭락하리라 예측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가상자산 등 디지털 세상으로 가는 길목에 우리가 있다는 것이다.
▲ 가상자산 시장에 돈 몰리는 것이 현실
비트코인 하나의 시가총액이 1.300조 원에 육박하고 한국 가상자산 일일 거래액이 17조 원 규모로 코스피 거래액을 넘어선 지 오래다. 가상자산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돈은 세상 어떤 이론보다 정직 (진리가 아니라) 하다고 한다. 돈은 안전하게 수익이 있는 곳으로 흘러가는 물과 같다. 가상자산 시장에 코스피 보다 돈이 더 몰리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가상자산 생태계에 기존 제도권 생태계의 은행, 증권, 화폐, 예술품 및 부동산 등 자산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엄격히 말하면 가상자산 생태계와 기존 제도권 생태계가 공통분모를 찾고 있다.
사차산업혁명, 디지털 경제 시대를 맞이하여 2021년은 양쪽 생태계가 장점을 공유하여 고도화, 진화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비트코인의 장점인 거래의 신뢰성, 희소성에다가 실물자산 가치와 연동한 NFT (대체 불가능 토큰)와 빅 데이터 시대 명분에 맞는 IPFS (Inter Planetary File System) 참여자에 보상으로 주는 파일코인 등이 비트코인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당분간 비트코인의 가격 향방, NFT, 파일코인이 대세의 중심 될 것이라고 필자는 전망한다.
▲ 미네르바 부엉이, 가상자산 시장에 돈 몰리는 것이 현실
이제 가상자산을 무시하거나 모르면 돈을 벌거나 관리하는데 뒤처지는 것은 당연하다. 학문이나 법과 제도는 언제나 앞선 생각, 기술, 상품, 시장을 뒤따라 가기 바쁘다.
아무 실체도 없고 손에 잡히는 것도 없으며 법률적 정의도 없는 비트코인 하나, 1 BTC가 코인 거래소에서 24시간 365일 동안 쉬지 않고 지금 가격 7천만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믿기지 않지만 현실이다.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그의 저서 ‘법철학’ 서문에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지혜, 철학, 법, 제도 또는 학문에 빗댄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낮이 지나고 밤에 그 날개를 펴는 것처럼 학문은 앞날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뤄진 역사적 현상이 지나간 이후에야 그 뜻이 분명해진다는 의미이다.
역사를 뒤돌아보면 일반 대중의 인식이 앞선 자들이 만든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인간의 욕망은 변화의 속도만큼이나 빨리 움직이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인식하고 학문적으로 설명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하게 된다.
그래서 인간사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는 욕망과 인식의 속도 차이에서 발생한다.
언제나 정반합(正反合)의 역사 변화 속에서 일반 대중, 기존 제도권 기득권자들은 변화를 따라가기도 적응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선견지명을 가지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변화를 감지하고 탄력적으로 흐름을 따라가야 살아남는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이다.
필자는 상위 금융업무라 할 수 있는 유동화금융 업무 경력을 가진 금융전문가로 기존 제도권 정통 금융전문가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가상자산 등 디지털뱅킹 시장에서 수년간 현업에서 또는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 기존 제도권 보수적 투자자도 가상자산 시장에서 경쟁력 있어.
가상자산 시장은 아직도 문제 투성이다. 실제 코인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당수 코인은 허상이다. 그러나 장점도 많다.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사업은 위험도 비례하여 크지만, 제도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고수익이 실제 실현된다. 그리고 단기간에 승패가 결정된다.
제도와 법이 미비(거의 없다)하여 역설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가 쉽고 국경을 넘어 쉽게 글로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제도권 전통 사업, 주식 등 부동산 투자보다 관리해야 할 관련 정보의 넓이와 깊이가 크질 않다.
기존 제도권 생태계 투자는 복잡하다.
주식, 부동산 투자 및 사업은 제도 및 관련 세무와 법률 변화, 신기술, 경쟁회사 동향, 석유 및 원자재 등 실물 거래 시장 변화, 부동산 및 금융 국내외 지표, 전쟁 등 전 세계 사건 사고, 정치 및 국제질서 변화 등 심하게 말하면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정보 수집과 분석 결과를 자신의 사업과 투자에 연관성과 대책을 세우고, 판단해야 한다. 얼마나 머리 아픈 일인가? 그렇지만 개인이 판단할 정확한 정보 수집과 판단 능력이 한계가 있다.
더구나 수집한 정보들은 의도적으로 부풀려졌거나, 조작된 경우가 허다하고 알아야 할 정보는 감추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각 나라의 기득권 세력, 기술과 플랫폼을 독점하고 있는 빅 테크와 대 자본가인 빅 머니, 대형 언론인 빅 미디어가 연일 어마어마하게 뿌리는 정보를 일반인들이 옥석을 구분하기가 힘들다. 멀리 갈 것 없이 집값이나 주식 정보가 상반되는 것이 넘쳐난다.
그에 반하여 가상자산 시장은 기존 제도권 시장보다 변화가 심한 편이지만 관련 정보의 양과 깊이가 그리 넓고 깊지가 않다.
따라서 기존 제도권의 보수적인 자산가, 투자자들이 이제는 관심을 가지고 가상자산 시장을 살펴보아도 경쟁력이 있을 때이다.
필자는 앞으로 독자들이 가상자산 및 디지털 뱅킹의 ‘숲’을 보고 ‘나무’를 살필 수 있도록 전문지식과 부단한 연구를 통하여 좋은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박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