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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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강소기업협회의 회원사 '풍미식품'은 김치 전문 제조.판매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의 유정임 대표는 농림수산부가 인정한 ‘김치명인’이다. 이 회사가 종가집 김치나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 같은 대기업 브랜드와 경쟁에서 살아남은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풍미식품이 대기업과 다르게 확실하게 차별화 할 수 있는 요소를 하나의 USP로 갖어가는 것이다. 바로 '김치명인이 만든 김치라서 맛이 다르고 신뢰할 수 있다'라는 강점을 상품 포장, 인쇄물, 인터넷 등에 동일한 메시지로 일관성있게 전달하고, 디자인도 명인 이미지에 맞게 고급스런 느낌을 살리면 상품에 대한 신뢰성이 올라가 매출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란 고객에게 자사상품을 구입해야 되는 이유를 설득하기 위한 차별화 포인트다. 즉, USP는 자사 제품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편익을 전달하는 광고전략이다. 그리고 그 편익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편익이면서 다른 경쟁 브랜드가 사용하고 있지 않은 차별화된 것이어야 좋다.

테팔 '매직 핸즈'는 손잡이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자사 프라이팬의 특성을 살려 주방의 수납 공간이 넓어진다는 판매제안을 했다. 그동안 손잡이 때문에 비좁아 불편을 겪었던 주부들에게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제안이 될 수밖에 없어 강력한 구매요인이 되었다.

마케팅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일수록 신제품 런칭시부터 고객중심의 차별화된 USP를 개발, 제품 패키지나 인쇄물, 온라인 등에 반복적으로 일관성있게 꾸준히 전달해야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되고,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강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귀뚜라미 보일러는 '가스비도 거꾸로' '귀뚜라미 보일러도 거꾸로'라는 차별화된 메시지로 확실한 이미지를 심으며 보일러 시장을 잠식했다.

샘소나이트 가방은 도로에 놓인 가방 위을 차가 지나가는데도 가방이 멀쩡하다는 것을 보여주어 가방의 '튼튼함'을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했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샛별배송', 즉, 신선한 식재료의 빠른 배송을 USP로 수도권 지역내 거주하는 구매력 있는 여성을 타켓으로한 온라인 프리미엄 식재료 시장을 공략하여 성공했다. 기존의 대형 유통업체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고객중심의 USP전략 이었다.

고객이 특정 카테고리 상품을 구입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속성을 KBF(Key Buying Factor)라고 한다. USP는 이러한 KBF와 일치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 그래서 대부분 회사는 KBF를 자사 상품의 USP로 하려고 한다. 하지만 KBF는 대체로 그 시장에서 1등 상품이 이미 USP로 선점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이러한 시장에 새롭게 진입할 때, 1등 상품이 선점하고 있는 USP를 따라서 더 좋다는 식으로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면 대부분 실패한다.

예를들어 세탁세제는 '강력한 세척력'이 KBF다. 근데, 중소기업이 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세척력이 더 뛰어난 세제'라고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항균세제', '액체세제' 등의 차별화된 특성을 갖는 신제품을 개발, '피부에 좋은 세제', '건강에 해롭지 않은 세제' 등으로 기존의 1등 세제라는 USP를 다르게 갖어가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물론, 세척력은 기본 품질로 뒷바침이 되어야함은 당연하다

결론적으로 중소기업은 기존시장의 1, 2등 상품 USP와는 확실하게 차별화해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잠재된 고객욕구를 자극, 수요를 확산시켜 나가야 궁극적으로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새벽 배송으로 신선식품 이커머스의 기준을 세운 ‘마켓컬리’, 휴가 트랜드를 바꿔 국내 7번째 유니콘이 된 ‘야놀자’, 대부분 비슷비슷한 투어 상품을 새롭게 차별화한 ‘마이리얼트립’, 300만원짜리 그림을 39,000원에 빌려주는 ‘오픈갤러리’ 등은 기존시장에서 당연하게 인식되던 KBF를 고객가치 중심으로 관점을 바꾼 차별화된 USP 개발로 성공한 사례들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나종호 한국강소기업협회 상임부회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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