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칼럼] 대선 후보의 비언어 제스처 이미지 : 점프 이재명 VS 어퍼컷 윤석열

대선후보 이재명 VS 윤석열 유세연설 전략: 청각적 VS 시각적
3·9 대선이 얼마 안남은 가운데 이재명 VS 윤석열 대선후보들의 서로 다른 유세 스타일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명후보는 파란색 더불어민주당 점퍼가 아닌 정장차림으로 당보다는 이재명후보 자신을 부각하고 있다 반면에 윤석열후보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향해 붉은색 당점퍼를 입고 유세에 나서고 있다.

유세연설의 결도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후보는 큰 제스처로 시각적 이미지로 어필하기 보다는 별도 원고 없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풀어가며 유권자들에게 청각적인 이미지로 호소하고 있다. 반면에 윤석열 후보는 어퍼컷 제스처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시각적 이미지로 각인하며 호소하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이슈 포지션보다는 대선후보의 캐릭터가 힘이 세다
최근 이재명후보가 유세현장에서 파란 운동화를 신고 제자리에서 점프하는 모습과 윤석열후보가 유세현장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로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는 모습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처럼 TV의 시각적 특성은 후보자의 이슈 포지션보다는 정치 후보자들의 캐릭터와 능력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더 강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TV를 통해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비언어적인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후보자들의 신뢰, 성실, 친절 등을 판단하기도 한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여러나라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슈에 대한 증가와 함께 후보자의 캐릭터에 대한 인상에 영향을 미치며 투표 의사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캠페인에서 유권자가 후보자의 이미지에 주목하는 이유는 후보자의 개인적 특성이 그 후보자가 공직에 있을 때 어떻게 업무를 수행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선후보의 비언어적 요소와 이미지- 아이컨택
신체언어는 한 개인의 퍼스낼리티와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얼굴 표정이나 제스처, 스타일과 같은 비언어적 행위는 한 개인이 인식되는데 언어적 메시지 못지않게 영향력을 발휘한다. 비언어적 요소들 중에서는 신체적 매력, 자세와 몸가짐, 시선처리, 응시행위, 표정 등이 설득효과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응시 행위는 인간관계의 관심, 매력, 친밀감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지배력, 설득력, 공격력, 공신력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아이컨택은 얼마나 오랫동안 쳐다보는지(duration), 쳐다보는 방향(direction)이 어떤지, 어떻게 쳐다보는지(quality)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응시의 방향은 사람들 사이의 친소 관계나 권력 관계를 나타낸다.

시선처리부분에서는 이재명후보가 윤석열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었다. 연설문에 의존하지 않고 즉석연설에 강한 이재명후보는 관중과 아이컨택을 하는 반면, 연설문이나 프롬프터에 의존해왔던 윤석열 후보는 시선이 밑으로 향하거나 좌우로 너무 자주 돌리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체학습력이 높은덕분인지 윤석열후보의 시선처리는 한결 안정되고 강력해졌다고 분석된다.
시선에 따른 이미지 분석
아래쪽으로 시선을 회피하는 것은 상대에 대해 복종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반대로 적대적인 상황, 또는 상대방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는 옆이나 위쪽으로 시선을 회피한다. 친절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쳐다보고 친밀한 사이일수록 응시가 많아진다.

눈 맞춤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유쾌한 얼굴표정을 짓는다고 말한다. 사람의 퍼스낼리티는 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판단되기도 한다. 즉, 시선접촉을 많이 하는 사람은 외향적이고, 우호적이고, 자기 만족감 있고, 자연스럽고(natural), 성숙하고, 진지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시선을 회피하면, 차갑고, 염세적이고, 방어적이고, 회피하고, 복종적이고, 냉담한 사람으로 덜 우호적으로 보이게 된다.
대선후보의 비언어적 요소와 이미지: 패션에 따른 이미지 분석
이재명 후보는 주로 넥타이 대신 터틀넥을 입은 캐쥬얼 정장 차림으로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 색상의 목도리와 파란 운동화로 포인트를 줬다. 정권교체론이 적지 않는 현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강조하기보다는, 후보 자신을 부각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즉 유권자들에게 더불어민주당 후보이면서 ‘탈민주당’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심어줘야 하는 이 후보의 고심이 담긴 전략이다.

반면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 힘 당명과 기호가 새겨진 빨간색 점퍼를 작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정권심판여론을 유권자들에게 인지시키는 이미지전략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후보는 이마를 시원하게 넘겨 볼륨을 세운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면서 국민의 힘 당점퍼를 주로 입고 유세를 이어가되 경우에 따라서 검은색 패딩 코트에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 목도리를 매고 유세 현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후보의 비언어적 요소와 이미지- 제스처
40분이 넘는 연설을 하기도 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제스처는 크지 않은 편이다. 손의 동작을 주로 하되 몸을 움직이는 제스처는 한정적이다. 반면에 15분을 넘지 않는 짧은 연설을 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역동적인 제스처를 최근 자주 사용한다. 불끈 쥔 주먹을 허공으로 번쩍 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일명 '어퍼컷 세리머니'가 대표적이다.

제스처는 의사소통을 하고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손, 머리 또는 다른 부위의 움직임을 말한다. 제스처도 얼굴표정과 마찬가지로 감정표현의 기능을 한다. 그 사람이 화가 났는지, 불안해하는지, 거짓말을 하는지, 기쁜지, 불안전한지 등에 대해 말해준다. 대화 도중에 손을 움직임으로써 무엇인가를 강조하는 손동작은 사람들의 감정을 드러내는 의미작용을 한다.
대선후보의 비언어메시지가 중요한 이유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의 손동작 사진을 보고 배우가 나타내고자 하는 감정을 판단하도록 한 연구에서, 배우의 결단, 근심, 경고, 만족, 놀람, 두려움, 신중함의 감정들은 그의 손동작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부시(Bush)와 고어(Gore)의 TV토론 장면을 분석한 사례를 보면, 그 결과 부시는 비유적 표현과 유행어를 많이 사용하면서 간결한 제스처를 사용한 반면, 고어는 논리적인 논쟁의 성립을 위해 부수적으로 제스처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후보자의 응시, 자세, 제스처에 따라서 후보자에 대한 이미지 지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의 비언어적 행위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은 타인의 관찰 가능한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의 특성이나 속성을 파악하기 때문이며 유권자는 후보자의 행동이 의미하는 바의 유추를 통해 후보자 이미지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대선후보의 이미지가 투표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후보자 이미지가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이슈보다는 이미지를 더 오래 기억하기 때문이다. 또 정책적 이슈들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후보자 이미지는 단순 명료하면서도 쉽게 후보자를 비교·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이미지에 근거해서 투표하는 행위를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반면에 유권자들은 후보자 개인의 특질에 초점을 두어 정보를 구하고 그 후보자가 직무를 어떻게 수행할지를 판단하므로 후보자의 이미지에 근거한 투표행위를 합리적이고 지적인 수행평가라고 보는 관점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박영실칼럼] 대선 후보의 비언어 제스처 이미지 : 점프 이재명 VS 어퍼컷 윤석열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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