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연립ㆍ다세대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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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연립ㆍ다세대의 위상이 달라져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불과 3년전만해도 지천에 널려있었지만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고,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으며, 부동산 투자가치 제로, 투자순위 최하위 그 이상으로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물건이다. 그런 물건이 벌써 1년 넘게 전통적인 투자 1순위 종목이었던 아파트 인기를 제치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수도권(서울 포함) 연립ㆍ다세대의 지난해 평균 낙찰가율은 106.3%로 전종목에 걸쳐 단연 최고일 뿐만 아니라 경매사상 역대 최고낙가율이기도 하다. 동년도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92.19%에 비해 14.11% 포인트나 높다. 올해 들어 아파트가 다소 주춤한 사이 그 격차는 20% 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전국의 경우도 평균 낙찰가율만 차이가 있을 뿐 그 추세는 수도권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연립ㆍ다세대의 위상이 격상되었다. 그것도 보통 격상된 것이 아니라 괄목상대할 만큼 격상되었다. 과거 연립ㆍ다세대의 위상이 어땠길래 괄목상대할 만하다고 할까? 연립ㆍ다세대의 이 높아진 위상이 지속될 수 있을까? 이 의문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과거 외환위기 이후 연립ㆍ다세대의 영욕의 역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연립ㆍ다세대의 공급측면에서 한번 살펴보자. 연립ㆍ다세대의 공급은 과거 두번에 걸쳐 공급과잉이라 할만큼 폭발적으로 이루어졌다. 한번은 외환위기 막바지인 2000년~2001년 사이에 그랬고, 또 한번은 일반주거지역이 세분화된 2002년 7월 이후 2003년에 걸쳐 그랬다.
전자의 경우 당시 언제 회복될 지 모르는 불투명한 부동산시장 여건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임대수요 – 전세대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매매보다는 임대를 선호하여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70%~80% 수준까지 도달함 - 에 부응하여 연립ㆍ다세대 건설붐이 일어났고, 후자의 경우 2002년 7월 1일에 시행된 일반주거지역의 종 세분화(1종, 2종, 3종) 이전의 용적률(300%)을 적용받기 위한 건축허가신청이 대거 이루어졌다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이 2단계에 걸쳐 과잉공급된 연립ㆍ다세대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2002년, 강남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부동산가격이 상승하였고, 경매물건수는 30만5200건(2000년 대비 56.2% 수준)으로 급감하였던 시점이다. 이에 힘입어 연립ㆍ다세대도 그간 60%대에 머물렀던 평균 낙찰가율(수도권)이 2002년에 80%(전국 77.5%)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뚜렷한 개발호재가 없는 상태에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외환위기 때와 달리 금리는 한자릿수의 저금리기조가 이어졌지만, 회복되는 듯했던 실물경제가 다시금 침체상태에 접어들었고, 그 상태가 점차 고착화되어 갔으며, 더불어 경매물건은 2005년에 2000년 당시의 90% 수준에 달할 정도로 늘었다. 특히나 연립ㆍ다세대 물건은 2000년 수준(10만700건)을 넘어 2004년 11만6800건, 2005년 11만3200건으로 급증했다.
매물이 지천에 널려있었지만 아무도 취득할 엄두를 못냈고, 연립ㆍ다세대 건축 후 임대나 분양이 안되어 건물 주택 한 동이 통째로 경매에 나오는 것도 다반사였다. 낙찰가율도 전국, 수도권 공히 다시 60%대로 떨어졌다. 이 당시 필자도 신문사에 기고를 하거나 방송3사를 통해 암울한 연립ㆍ다세대 분위기를 전하려 현장 인터뷰하기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쁠 정도였다.
세월이 약이라고 했던가? 그 정도 도외시 되었던 연립ㆍ다세대가 이렇게 황제대접(?)을 받을 줄 누가 알았을까? 연립ㆍ다세대가 이렇듯 초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로 이미 수차례 언론이나 전문가에 의해 진단된 바와 같이 서울, 수도권 전역에 만연한 재개발ㆍ재건축, 뉴타운, 도시재정비촉진, 주거환경개선, 신도시, 경전철 건설 및 철도복선화 사업 등의 각종 개발호재가 즐비하다는 것과 도시재정비촉진지구내 20㎡ 이상 토지 취득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는 요건도 경매취득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연립ㆍ다세대 경매시장은 과열도 보통 과열된 정도가 아니다. 그 가격에 낙찰받아서 무슨 이득이 있겠냐 할 정도로 과당경쟁, 고가낙찰이 빈번하다. 그러다 보니 권리상 하자가 있는 물건에 입찰하였거나 필요 이상으로 고가로 낙찰 받고 대금미납으로 재경매에 부쳐지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개발호재가 있는 물건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 대상에 해당하여 경매취득 후 되팔시에 매수자 발굴이 어려워 자칫 투자자금이 묶일 수도 있고, 언제 다시 지난 옛 이야기처럼 연립ㆍ다세대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들이다.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매우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 불안하기 짝이 없다.
다만 최근의 연립ㆍ다세대 투자여건은 분명 2, 3년전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우선 요즈음의 연립ㆍ다세대 경매시장은 과거에는 없었던 확실한 개발호재, 그것도 10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을 계주형 개발호재가 버티고 있는 것이 그 하나요, 과거 과잉공급으로 연립ㆍ다세대 물량이 넘쳐났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갖가지 개발사업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연립ㆍ다세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이다.
연립ㆍ다세대가 대표적인 서민주택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아파트에 들어가 살 수 없듯 서민들에게 연립ㆍ다세대는 꼭 필요한 주거수단이다. 그러한 서민주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곧 임대사업용 또는 시세차익용 투자상품으로 적합한 시점이 도래했다는 것을 예고해주는 것이고, 투자자들은 이미 그 점을 간파하고 주저 없이 투자에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관점에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연립ㆍ다세대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다. ‘쥐구멍에도 볕 들날 있다’는 우리 속담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요즈음 연립ㆍ다세대 경매시장이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수도권(서울 포함) 연립ㆍ다세대의 지난해 평균 낙찰가율은 106.3%로 전종목에 걸쳐 단연 최고일 뿐만 아니라 경매사상 역대 최고낙가율이기도 하다. 동년도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92.19%에 비해 14.11% 포인트나 높다. 올해 들어 아파트가 다소 주춤한 사이 그 격차는 20% 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전국의 경우도 평균 낙찰가율만 차이가 있을 뿐 그 추세는 수도권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연립ㆍ다세대의 위상이 격상되었다. 그것도 보통 격상된 것이 아니라 괄목상대할 만큼 격상되었다. 과거 연립ㆍ다세대의 위상이 어땠길래 괄목상대할 만하다고 할까? 연립ㆍ다세대의 이 높아진 위상이 지속될 수 있을까? 이 의문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과거 외환위기 이후 연립ㆍ다세대의 영욕의 역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연립ㆍ다세대의 공급측면에서 한번 살펴보자. 연립ㆍ다세대의 공급은 과거 두번에 걸쳐 공급과잉이라 할만큼 폭발적으로 이루어졌다. 한번은 외환위기 막바지인 2000년~2001년 사이에 그랬고, 또 한번은 일반주거지역이 세분화된 2002년 7월 이후 2003년에 걸쳐 그랬다.
전자의 경우 당시 언제 회복될 지 모르는 불투명한 부동산시장 여건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임대수요 – 전세대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매매보다는 임대를 선호하여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70%~80% 수준까지 도달함 - 에 부응하여 연립ㆍ다세대 건설붐이 일어났고, 후자의 경우 2002년 7월 1일에 시행된 일반주거지역의 종 세분화(1종, 2종, 3종) 이전의 용적률(300%)을 적용받기 위한 건축허가신청이 대거 이루어졌다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이 2단계에 걸쳐 과잉공급된 연립ㆍ다세대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2002년, 강남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부동산가격이 상승하였고, 경매물건수는 30만5200건(2000년 대비 56.2% 수준)으로 급감하였던 시점이다. 이에 힘입어 연립ㆍ다세대도 그간 60%대에 머물렀던 평균 낙찰가율(수도권)이 2002년에 80%(전국 77.5%)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뚜렷한 개발호재가 없는 상태에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외환위기 때와 달리 금리는 한자릿수의 저금리기조가 이어졌지만, 회복되는 듯했던 실물경제가 다시금 침체상태에 접어들었고, 그 상태가 점차 고착화되어 갔으며, 더불어 경매물건은 2005년에 2000년 당시의 90% 수준에 달할 정도로 늘었다. 특히나 연립ㆍ다세대 물건은 2000년 수준(10만700건)을 넘어 2004년 11만6800건, 2005년 11만3200건으로 급증했다.
매물이 지천에 널려있었지만 아무도 취득할 엄두를 못냈고, 연립ㆍ다세대 건축 후 임대나 분양이 안되어 건물 주택 한 동이 통째로 경매에 나오는 것도 다반사였다. 낙찰가율도 전국, 수도권 공히 다시 60%대로 떨어졌다. 이 당시 필자도 신문사에 기고를 하거나 방송3사를 통해 암울한 연립ㆍ다세대 분위기를 전하려 현장 인터뷰하기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쁠 정도였다.
세월이 약이라고 했던가? 그 정도 도외시 되었던 연립ㆍ다세대가 이렇게 황제대접(?)을 받을 줄 누가 알았을까? 연립ㆍ다세대가 이렇듯 초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로 이미 수차례 언론이나 전문가에 의해 진단된 바와 같이 서울, 수도권 전역에 만연한 재개발ㆍ재건축, 뉴타운, 도시재정비촉진, 주거환경개선, 신도시, 경전철 건설 및 철도복선화 사업 등의 각종 개발호재가 즐비하다는 것과 도시재정비촉진지구내 20㎡ 이상 토지 취득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는 요건도 경매취득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연립ㆍ다세대 경매시장은 과열도 보통 과열된 정도가 아니다. 그 가격에 낙찰받아서 무슨 이득이 있겠냐 할 정도로 과당경쟁, 고가낙찰이 빈번하다. 그러다 보니 권리상 하자가 있는 물건에 입찰하였거나 필요 이상으로 고가로 낙찰 받고 대금미납으로 재경매에 부쳐지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개발호재가 있는 물건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 대상에 해당하여 경매취득 후 되팔시에 매수자 발굴이 어려워 자칫 투자자금이 묶일 수도 있고, 언제 다시 지난 옛 이야기처럼 연립ㆍ다세대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들이다.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매우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듯 불안하기 짝이 없다.
다만 최근의 연립ㆍ다세대 투자여건은 분명 2, 3년전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우선 요즈음의 연립ㆍ다세대 경매시장은 과거에는 없었던 확실한 개발호재, 그것도 10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을 계주형 개발호재가 버티고 있는 것이 그 하나요, 과거 과잉공급으로 연립ㆍ다세대 물량이 넘쳐났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갖가지 개발사업으로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연립ㆍ다세대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이다.
연립ㆍ다세대가 대표적인 서민주택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다 아파트에 들어가 살 수 없듯 서민들에게 연립ㆍ다세대는 꼭 필요한 주거수단이다. 그러한 서민주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곧 임대사업용 또는 시세차익용 투자상품으로 적합한 시점이 도래했다는 것을 예고해주는 것이고, 투자자들은 이미 그 점을 간파하고 주저 없이 투자에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관점에서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연립ㆍ다세대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다. ‘쥐구멍에도 볕 들날 있다’는 우리 속담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요즈음 연립ㆍ다세대 경매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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