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세상얻기] 하반기 부동산 전망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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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이때쯤이면 부동산 지면을 도배하다시피 나오는 뉴스가 바로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관련 내용들이다. 지난해 하반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 당초 예상보다 일찍 시장이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모습에서 소위 부동산 전문가나 부동산 정보업체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지만 때가 때인 만큼 이에 개의치 않고 하반기 전망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동산시장 전망을 부류별로 요약해보면 낙관론, 비관론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낙관론은 규제완화, 경기회복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어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견해이다. 따라서 상반기에 보여준 국지적 상승세가 이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한다. 반면 비관론은 세계경제나 국내 실물경기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승세는 국지적,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종국적으로 부동산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나오고 있는 전망을 자세히 살펴보면 순수한 낙관론이나 비관론은 어느 경우에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시세가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견지하면서도 단순 하락이 아니라 상승세가 주춤해진다거나 상승폭이 둔화된다는 식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중도론 내지 양시양비론이라고 해야될성싶다.
이를테면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 각종 개발호재 등 집값 상승 압력 요인이 존재하지만 미분양 적체와 실물경기 지표, 세계경제 상황 등 하락요인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1% 내외 상승에 그칠 것”- 건설산업연구원(매일경제, 2009.06.25)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과 같다.
"실물경기 회복 여부가 가장 핵심이지만 정부가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대출 규제, 금리 상승, 기타 투기억제방안을 마련할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 S대 'B'교수(머니투데이, 2009.06.19)거나 "과도한 통화량 회수를 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수요자는 구매력이 하락하고, 공급자는 금융비용이 상승해 다시 시장이 침체로 빠질 것" - G연구소 'J'연구원(2009.06.19) 등 이른바 조건부 비관론도 같은 범주이다.
낙관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분명 지난해에 비해 낙관론이 우세를 점하고 있지만 극단적인 낙관은 피하고 있다. 지역적 차별화나 국지적 상승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끈다거나 상승을 하더라도 일정한 조건하에 상승세가 유지된다는 식의 조건부 낙관론이 대세다.
“수도권은 저금리, 규제 완화, 경기 회복 등과 맞물려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방은 공급 과잉, 지역경제 침체, 인구 감소 등과 함께 미분양 적체로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하다” - 부동산전문가 ‘P'씨(헤럴드경제, 2009.6.22)가 전자의 예이고,
"올 상반기 강남 집값이 급등한 만큼 하반기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내년 이후 경기지표가 호전되면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 - OO은행 ‘A'팀장(머니투데이, 2009.06.19), “현재 주택 구매를 유보하고 있는 수요자가 경기가 회복된 뒤 매입에 나서면 수도권 집값이 오를 수 있다” - 부동산 전문가 ‘K’씨(동아일보, 2009.06.05),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면 최근 몇 년간 공급이 크게 부족했던 서울 강남권에서 집값 불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 ‘K’대 'K'교수(동아일보, 2009.06.05) 등은 후자의 예이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급락하면서 대두됐던 부동산 폭락론과 이에 대한 반발심리로 나왔던 급등론은 아예 자취를 감춘 뒤 오래다. 중도론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불안정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이미 상반기를 넘기면서 지난해 했던 전망과는 다른 결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데에서 오는 자괴감 섞인 책임회피의식도 중도론적인 전망을 양산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나 기관의 전망을 그대로 믿거나 따를 필요는 없다. 전망이 맞아떨어지기보다는 빗나가는 경우가 더 많은 탓이다. 필자는 지난 ‘부동산시장은 지금 정중동(靜中動)’이라는 칼럼에서 지금의 상승세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안정, 국내실물경기 회복 등 정상적인 시장기능 회복에서 오는 상승이라기보다는 규제완화, 경기부양책 등 단기적인 처방의 효과가 일시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국내 실물경기 침체로 인해 부동산시장 침체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굳이 구분 짓자면 비관론이 필자의 기본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규제완화의 약발이 떨어지는가 싶을 때마다 서울시가 MB정부와 경쟁하다시피 출품하고 있는 각종 개발호재를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개발호재 바람이 시장 침체를 상쇄하고도 남아 상반기의 상승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 약한(?) 상상을 할 때가 있다.
비관론, 낙관론 및 중도론 중에 어느 것이 더 옳은지 딱히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도론 뿐만 아니라 비관론이나 낙관론 모두 전망을 하는 현 시점에서는 잘잘못을 판단할 수 없고 가깝거나 또는 먼 장래에 드러나는 결론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낙관론이나 비관론에 비해 중도론은 독자에게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과제를 더 많이 안겨준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결국 시장 전망에 대한 최종 판단은 독자들이 가져가야 할 몫이라는 결론이다. 그 결론을 내기 위해 우선 쏟아지는 시장 전망들을 비관론과 낙관론 및 중도론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논거를 따져보자. 다음으로 각각의 견해를 뒤집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비관론은 낙관론의 견해로, 낙관론은 비관론의 견해로 말이다. 특히 조건부 비관론이나 조건부 낙관론의 경우 그 조건을 바꾸어볼수록 전혀 새로운 결과가 도출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다만 하반기 부동산 전망을 뒤집어 볼 때 세계 경제 및 국내 경제 여건, 금리 변동, 규제완화의 정도, 수급 상황, 큰 손의 움직임, 내 집 마련 및 집 넓혀가기의 주된 수요층인 중산층과 서민층의 구매심리 회복 여부, 8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자금의 향배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요소들이 적절히 구사되어야 함은 기본이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부동산시장 전망을 부류별로 요약해보면 낙관론, 비관론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낙관론은 규제완화, 경기회복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어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견해이다. 따라서 상반기에 보여준 국지적 상승세가 이에 그치지 않고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한다. 반면 비관론은 세계경제나 국내 실물경기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승세는 국지적,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종국적으로 부동산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나오고 있는 전망을 자세히 살펴보면 순수한 낙관론이나 비관론은 어느 경우에나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시세가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견지하면서도 단순 하락이 아니라 상승세가 주춤해진다거나 상승폭이 둔화된다는 식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중도론 내지 양시양비론이라고 해야될성싶다.
이를테면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 각종 개발호재 등 집값 상승 압력 요인이 존재하지만 미분양 적체와 실물경기 지표, 세계경제 상황 등 하락요인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1% 내외 상승에 그칠 것”- 건설산업연구원(매일경제, 2009.06.25)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과 같다.
"실물경기 회복 여부가 가장 핵심이지만 정부가 과잉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대출 규제, 금리 상승, 기타 투기억제방안을 마련할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 S대 'B'교수(머니투데이, 2009.06.19)거나 "과도한 통화량 회수를 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수요자는 구매력이 하락하고, 공급자는 금융비용이 상승해 다시 시장이 침체로 빠질 것" - G연구소 'J'연구원(2009.06.19) 등 이른바 조건부 비관론도 같은 범주이다.
낙관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분명 지난해에 비해 낙관론이 우세를 점하고 있지만 극단적인 낙관은 피하고 있다. 지역적 차별화나 국지적 상승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끈다거나 상승을 하더라도 일정한 조건하에 상승세가 유지된다는 식의 조건부 낙관론이 대세다.
“수도권은 저금리, 규제 완화, 경기 회복 등과 맞물려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방은 공급 과잉, 지역경제 침체, 인구 감소 등과 함께 미분양 적체로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하다” - 부동산전문가 ‘P'씨(헤럴드경제, 2009.6.22)가 전자의 예이고,
"올 상반기 강남 집값이 급등한 만큼 하반기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내년 이후 경기지표가 호전되면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 - OO은행 ‘A'팀장(머니투데이, 2009.06.19), “현재 주택 구매를 유보하고 있는 수요자가 경기가 회복된 뒤 매입에 나서면 수도권 집값이 오를 수 있다” - 부동산 전문가 ‘K’씨(동아일보, 2009.06.05),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면 최근 몇 년간 공급이 크게 부족했던 서울 강남권에서 집값 불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 ‘K’대 'K'교수(동아일보, 2009.06.05) 등은 후자의 예이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급락하면서 대두됐던 부동산 폭락론과 이에 대한 반발심리로 나왔던 급등론은 아예 자취를 감춘 뒤 오래다. 중도론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불안정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이미 상반기를 넘기면서 지난해 했던 전망과는 다른 결과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데에서 오는 자괴감 섞인 책임회피의식도 중도론적인 전망을 양산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나 기관의 전망을 그대로 믿거나 따를 필요는 없다. 전망이 맞아떨어지기보다는 빗나가는 경우가 더 많은 탓이다. 필자는 지난 ‘부동산시장은 지금 정중동(靜中動)’이라는 칼럼에서 지금의 상승세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안정, 국내실물경기 회복 등 정상적인 시장기능 회복에서 오는 상승이라기보다는 규제완화, 경기부양책 등 단기적인 처방의 효과가 일시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국내 실물경기 침체로 인해 부동산시장 침체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굳이 구분 짓자면 비관론이 필자의 기본적인 견해이다. 그러나 규제완화의 약발이 떨어지는가 싶을 때마다 서울시가 MB정부와 경쟁하다시피 출품하고 있는 각종 개발호재를 보고 있노라면 어쩌면 개발호재 바람이 시장 침체를 상쇄하고도 남아 상반기의 상승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도 있겠다는 마음 약한(?) 상상을 할 때가 있다.
비관론, 낙관론 및 중도론 중에 어느 것이 더 옳은지 딱히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도론 뿐만 아니라 비관론이나 낙관론 모두 전망을 하는 현 시점에서는 잘잘못을 판단할 수 없고 가깝거나 또는 먼 장래에 드러나는 결론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낙관론이나 비관론에 비해 중도론은 독자에게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과제를 더 많이 안겨준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결국 시장 전망에 대한 최종 판단은 독자들이 가져가야 할 몫이라는 결론이다. 그 결론을 내기 위해 우선 쏟아지는 시장 전망들을 비관론과 낙관론 및 중도론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논거를 따져보자. 다음으로 각각의 견해를 뒤집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비관론은 낙관론의 견해로, 낙관론은 비관론의 견해로 말이다. 특히 조건부 비관론이나 조건부 낙관론의 경우 그 조건을 바꾸어볼수록 전혀 새로운 결과가 도출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다만 하반기 부동산 전망을 뒤집어 볼 때 세계 경제 및 국내 경제 여건, 금리 변동, 규제완화의 정도, 수급 상황, 큰 손의 움직임, 내 집 마련 및 집 넓혀가기의 주된 수요층인 중산층과 서민층의 구매심리 회복 여부, 8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동자금의 향배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요소들이 적절히 구사되어야 함은 기본이다.
닥터아파트(www.drapt.com)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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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