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고 전세값이 급등하자 내 집 마련을 위해 경매시장을 노크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더 이상 법원경매 투자는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도전해볼만한 대중적인 부동산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경매의 가장 큰 장점은 부동산을 시세보다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데 있다. 이러한 장점을 잘 활용해 내 집 마련의 출구로 활용한 경매 틈새 활용의 실제 사례와 전략을 만나보자.
#1. 주상복합아파트로 내 집 마련
자영업을 하는 P씨(45세)는 대가족과 살고 있는 가장으로서 값싸게 내 집 마련을 위해 경매시장에서 면적이 큰 아파트를 찾고 있었다. 근무지와 가까운 동작구 일대에서 경매로 나온 중대형 아파트에 3회나 입찰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동안 대단지 아파트만 찾았기 때문에 값싸게 낙찰 받지 못했던 것. 낙찰 사례를 유심히 확인해보니 경매에 나온 주상복합아파트가 감정가의 70~80%에 낙찰되는 것을 확인하고 이번에는 주상복합 아파트 경매물건을 살펴봤다.
드디어 찾고 있던 주상복합아파트가 경매에 나왔다.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S주상복합아파트 154㎡(실면적 46평, 방4 욕실2)짜리. 7층 중 3층 대형아파트가 감정가 6억9000만원에 입찰에 부쳐졌다가 2회 유찰돼 최저매각가가 4억4160만원까지 떨어진 아파트였다. 3월 입찰에 참여해 2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5억220만원(낙찰가율 72%)에 낙찰 받았다. 채무자가 직접 거주하고 있어 한 달 만에 아파트를 인도받고 5월 말에 입주했다. P씨는 거래시세 대비 2억 원 이상 값싸게 내 집을 마련한 셈이다.
#2. 분당 대형 아파트로 집 늘리기에 성공 사례
서울 강남에서 맞벌이 의사로 일하고 있는 K씨(38세)와 Y씨(37세) 부부는 분당의 중형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새로 부모님을 모시며 자녀양육을 위해 대형아파트를 새로 찾고 있었다. 올해 1월 분당 지역 아파트 가격이 많이 떨어지자 경매를 통해 대형아파트를 사려고 결정했다. 경매투자 경험이 없어 경매컨설턴트에게 의뢰하기로 하고 마땅한 아파트 경매물건을 찾던 중 올 1월 말 성남지원 경매4계에서 입찰에 부쳐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위치한 H아파트 193㎡(70평형)를 입찰하기로 결정했다.

감정가는 14억 원인데 2회 유찰돼 최저매각가 8억9600만원까지 떨어진 아파트였다. K씨 부부는 공동명의로 입찰해 단독으로 9억1000만원에 낙찰 받았다. 아파트에는 세입자 없이 채무자가 거주하고 있어 명도도 수월했다. 소유권을 넘겨받고 한 달 반 만에 아파트를 넘겨받아 올 4월 가족과 함께 입주를 마쳤다. 입주를 마친 후 분당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지금은 30% 이상의 차익을 거두며 내 집 늘리기에 성공했다.
#3. 노원 소형아파트로 내 집 마련 성공사례
종로에서 운송회사 대리로 근무하는 J씨(35세)는 내 집 마련을 위해 경매학원을 다니는 등 값싸게 사는 경매투자를 위해 공부하고 있었다. 올해 3월 전세로 살고 있는 집 근처에 마음에 드는 아파트가 경매에 부쳐졌다. 북부지원 경매계에서 입찰에 부친 노원구 월계동 Y아파트 방 3개짜리 59㎡(25평형)이 감정가 2억5000만원에서 2회 유찰해 최저매각가 1억600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
J씨는 입찰 전 권리분석을 통해 아파트 소유자가 직접 점유하고 있어 명도가 손쉽고 또 2회 이상 유찰해 최저가에서 3000만 원 정도 더 써내 낙찰 받으면 7000여 만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입찰 당일 6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1억9179만원을 써내 감정가의 76%에 낙찰 받는 기쁨을 얻었다. 잔금을 납부하고 바로 소유권을 넘겨받고 약 보름여 만에 낙찰 받은 아파트에 입주했다.
#4. 소액으로 다세대주택 낙찰 받아 내 집 마련
강동구 소재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P씨(48세)는 올 초 모아둔 돈과 약간의 대출을 합쳐 경매로 나온 다세대주택을 낙찰 받아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사례. 아파트는 가격이 비싸고 경매로 낙찰 받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경매 다세대주택로 일찍 눈을 돌려 물건을 검색하고 있었다. 마침 올 초 전셋집에서 멀지 않고 2004년에 완공돼 비교적 내외관이 깨끗한 상태의 다세대주택 경매물건을 발견했다. 강동구 성내동 소재 다세대주택 53㎡(23평형)이 감정가 1억9000만원에서 2회 유찰해 최저매각가 1억2160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더 유찰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경험 상 소형 다세대주택은 입찰경쟁률이 치열하리라 판단해 이번 차에 입찰하기로 결정했다. 입찰 당일 무려 15명의 경쟁자들이 모여 1억4688만원을 써 낙찰가율 77%로 P씨에게 드디어 낙찰의 영광을 안았다. 낙찰 잔금을 납부하고 바로 명도에 들어가 두 달만에 세입자를 내보낸 P씨는 잔금납부 후 3달여 만에 입주해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5. 경매 다가구주택으로 내 집 마련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노원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J씨(51세)는 내 집 마련과 동시에 노후대비 임대수익을 노릴 다가구주택 경매물건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해 초부터 경매정보지를 구독하며 다가구주택 경매물건을 찾던 중 식당과 멀지 않고 가격도 저렴한 다가구주택을 발견했다. 서울북부지원에서 경매에 부쳐진 중랑구 면목동 소재 대지 84㎡ 건물 163㎡ 지하1층~지상2층짜리 소형 다가구주택이었다.
권리분석을 통해 세입자가 3세대 거주하고 있으나 낙찰 후 배당금액에서 모두 배당받아가는 안전한 경매물건이었다. 1월 초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세입자들을 모두 만나본 결과 명도에도 이상이 없었다. 다가구주택은 명도에 애를 먹는다는 말에 미리 조사를 완벽하게 마치고 자신 있게 입찰을 결정했다. 감정가 2억4739만원에서 1회 유찰해 최저가가 1억9791만원까지 떨어진 주택이었다.
드디어 입찰에 참여, 4명이 입찰경쟁을 벌여 2억1880만원을 써낸 J씨가 최종 낙찰됐다. 낙찰가율 88%, 잔금납부 후 명도과정에서 다소 저항이 있었으나 얼마간의 위로비 조로 이사비를 챙겨줘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명도를 마칠 수 있었다. 2층은 J씨 가족이 거주하고 나머지 지하와 1층 각 3개짜리 주택들은 전세로 돌려 새로운 입주자를 맞았다. 어느정도 자금을 모아 세입자들의 전세금을 돌려주고 나서는 전부 월세주택으로 바꿀 계획이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