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 사진=연합뉴스
이강인 / 사진=연합뉴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강인 선수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이강인은 카타르 월드컵 4경기에 모두 나와 결정적인 도움을 올리는 등 제 몫을 했다. 2021년 8월 마요르카로 이적한 이강인은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4경기를 뛰며 2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팀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이강인은 10년간 인연을 맺어온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제대로 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강인과 발렌시아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렌시아는 10세의 어린 나이에도 창의적인 축구를 구사하던 이강인을 유스팀으로 스카우트했다. 차근차근 꿈을 키우던 이강인은 2018년 10월 국왕컵을 통해 한국인 최연소 유럽 1부리그 출전 기록을 세웠고, 2019년 발렌시아와 1군 정식 계약을 맺었다. 그해 국제축구연맹 U-20 폴란드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MVP)격인 골든볼을 수상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던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예상 외로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선발이 아닌 주로 교체 카드로 활용되면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2021년 시즌 개막 후 치른 두 경기에도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오늘날 MZ세대는 직장에서 경력개발을 통해 성장하며, 그 과정에서 사회 기여 의미를 찾고,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성장에 대한 욕구가 큰데 비해, 잘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MZ세대 소비자를 집중분석하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업무를 통한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실제 실감하고 있는 것과의 갭이 25~30퍼센트 정도로 나타났다. 성장의 욕구와는 달리 현실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는 거다.

직원이 높은 성과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자본이 필요하다. 개인이 소유한 지식과 기술, 능력인 인적 자본, 조직내 존재하는 제도와 시스템, 조직문화인 조직 자본, 마지막으로 동료의 협력과 다양한 사람과의 상호작용인 사회적 자본이다. 조직내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인역량(인적 자본)만 발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두 가지의 자본이 제대로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강인 선수의 경우 본인 실력(인적 자본)은 뛰어난데 회사의 조직 자본, 특히 구단의 지원과 동료들의 협력, 즉 사회적 자본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에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 발렌시아의 전 호세 보르달라스 감독은 “이강인은 훌륭한 선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단은 이강인을 내보내라고 이야기했다. 구단은 이강인은 구단의 나쁜 선례라고 했다”며, “축구적으로 봤을 때는 이강인은 분명 발렌시아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며 아쉬워했다. 영국 매체 ‘스쿼카(Squawka)’는 “이강인은 어디까지 성장할지 한계를 쉽게 짐작하기 힘든 끝없는 가능성을 지녔다. 발렌시아는 떠나보낸 것을 후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직 내에서도 이강인 선수처럼 잠재력과 역량이 뛰어난 직원들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에 사회적 자본, 즉 업무를 동등하게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거나 역량있는 멘토를 옆에 붙여주면 업무능률과 성과가 높아진다. 무엇보다 역량있는 개인들에게 성장할 기회를 준다면 그 사람이 조직을 떠나더라도 그가 실행했던 성과와 업적은 암묵지가 되어 조직에 고스란히 남고 축적된다. 결국은 개인과 조직이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경영평론가(ijeong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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