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거래허가 잠탈 계약 후 30년 만에 토지를 돌려받게 된 매도인 스토리 진행 경과
“거래허가 잠탈 계약 후 30년만에 토지를 다시 돌려받게 된 매도인 스토리”라는 제목의 2021. 3. 12. 칼럼에서 소개된 사연이 있는데, 약 2년이 지난 현재까지의 재판진행 경과를 소개한다.

지난 칼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도치 않은 우연한 사정으로 뜻하지 않게 큰 행운을 얻을 수 있게 된 어느 의뢰인의 사연이다.

의뢰인은 1991년 보유하던 토지를 甲과 乙에게 매매하게 되는데 당시 가격은 1억3천여만원. 계약당시에 대금은 모두 지급받았지만, 문제는 이전등기. 해당 토지가 거래허가 구역 내에 있었는데 甲, 乙 모두 거래허가를 받을 수 없어서 이들을 대신해서 이전등기 받을 사람을 물색하다가 결국 1996년 丙 앞으로 이전등기되었다. 문제는 이전등기를 가지고 있던 丙이 해당 토지를 2017년 丁에게 임의로 매매하고 대금으로 5억8천만원을 챙기면서 발생한다.

명의수탁자인 丙의 배신적 행동에 격분한 甲은 丙에게 대금반환을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자, 丙을 상대로 자신의 지분 1/2에 해당하는 2억9천만원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1심재판결과는 甲의 승소. 丙은 실질적 소유자가 아니라 명의수탁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1심 판결은 상식적으로나 정의관념상 무난했다. 하지만, 2심 재판에서 甲이 패소하고 말았다. 판결 이유는 다음과 같다(판결이유에서 윤00로 설시된 사람이 토지매도인인 의뢰인이다).

★ 서울고등법원 2020. 2. 11.선고 2019나2021338 [부당이득금]

1.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중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원고와 장00(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은 이 사건 매매계약을 통하여 윤00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각 1/2 지분을 매수한 후 그 등기명의를 피고에게 신탁하였다. 그런데 명의수탁자인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이00, 이##에게 매도함으로써 그 매매대금 상당액을 취득하는 이익을 얻은 반면, 원고 등은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부당이득반환으로 이00, 이##으로부터 지급받은 매매대금 5억 8,000만 원 중 원고의 1/2 지분 상당인 2 9,000만 원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가) 피고는 윤00로부터 이 사건 매매계약과 별도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였으므로, 원·피고 사이에 명의신탁관계가 없다.

나) 설령 원·피고 사이에 명의신탁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매매계약은 구 국토이용관리법(2002. 2. 4. 법률 제 6655호로 폐지, 이하 '국토이용관리 법‘이라고만 한다)에서 정한 토지거래계약허가 제도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으로서 확정적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함으로써 원고 등이 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다.

나. 인정사실

1) 이 사건 토지가 속한 아산시 탕정면 00리는 1988. 9. 7부터 2000. 1. 30.까지 국토이용관리법에 따른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4 제1항 제2호, 다. 혹은, 관할관청은 “규제구역내에 거주하는 농·어민이 당해 규제구역내에서 농업·축산업·임업 또는 어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인 때” 등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토지거래허가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매수인이 농지취득자격을 갖추어야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있었는데, 원고 등은 이 시간 매매계약 당시 농지취득자격이 없었다.

2) 이 사건 매매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박##는 1990. 4. 12.자로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등기를 농지원부를 가지고 있는 장##(장00의 사촌동생)에서 이전하여 줄 것이며 등기이전이 안 되었을 경우에는 전액 환불하여 줄 것임”이라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 주었다.

3) 그러나 장##이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것을 거부하였고, 원고 등은 장## 명의로도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 후 장##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달라고 부탁하였다.

4) 피고는 1996. 3. 16. 이 사건 토지 인근인 아산시 00면 00리 000로 전입하여 1996. 4. 25.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은 후,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96. 4. 30.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고 1996. 5. 9.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한편 피고와 윤00 사이에 작성된 1996. 5. 7.자 부동산매매계약서는 중개인 없이 작성되었고, 중도금·잔금 없이 계약 당일인 1996. 5. 7. 매매대금 3,765만 원 전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피고가 위 3,765만 원을 윤00에게 지급하였다는 점에 관한 금융거래내역등은 없다.

다. 판단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하여 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거래계약이 처음부터 허가를 배제 · 잠탈하는 내용일 경우에는 확정적으로 무효이다(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12243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 즉 ① 원고 등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위한 농지취득자격 등을 갖추지 못하였던 점, ② 이에 따라 원고 등은 애초부터 자신들이 아니라 허가요건을 갖춘 장##의 명의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으려는 의사 하에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매매계약은 처음부터 토지거래허가를 배제 · 잠탈하는 내용으로 확정적으로 무효이다.

이 사건 매매계약은 위와 같이 무효이므로, 원고 등은 애초부터 이 사건 매매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받을 권리를 취득하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원·피고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사건 토지를 처분함으로써 원고가 이 사건 토지 중 1/2 지분을 이전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에 매매계약이 무효라면, 원고는 매도인인 윤00에 대하여 매매대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보유하나, 다른 한편,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 명의를 윤00 앞으로 원상회복해 주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양자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함으로써, 원고는 윤00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상회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어 그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매매대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오히려 원상회복의무를 불이행함에 따라 윤00에게 이 사건 토지의 시가 상당액을 배상하여야 하는 책임을 부담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피고가 취득한 이 사건 토지의 처분대금 중 원고 지분 상당액인 2억 9,000만 원 또는 적어도 원고 등이 윤00에게 지급한 매매대금 중 원고 지분 상당액인 6,730만 원(=1억 3,400만 원 X 1/2)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행위자에게 어떠한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해당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의 발생이 있고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살피건대, 원·피고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부동산 신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에 따라 무효이다. 이에 더하여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쌍방을 형사처벌까지 하고 있는 부동산실명법의 명의신탁관계에 대한 규율 내용 및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피고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임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일체의 처분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의 주의의무를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에 기초하여 부담한다고 할 수 없으며, 원·피고 사이의 사실상 위탁관계는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결국 피고에게 원고를 위하여 이 사건 토지를 보전하여야 하는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한 것이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처분행위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예비적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한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주위적 청구와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등기명의인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는 남의 재산을 처분한 대금이라는 점에서 甲에게 반환되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2심 재판부는 법리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가 간과한 부분에 근거한 결론인데, 바로 토지거래허가의 법리상 계약자체가 원천 무효이어서 甲은 소유권이전청구권 자체를 애초부터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결국, 丙에게 최종 패소한 甲은 방향을 급선회하여 의뢰인을 상대로 지급받은 대금 1억3천여만원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의뢰인은 변호사를 선임하여 ① 10년 소멸시효가 도과되었다는 청구기각 항변과 함께, ② 의뢰인 앞으로의 이전등기반환과 동시에 지급할 수 있다는 취지의 동시이행항변을 하면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재판과정에서 甲은 ‘금전청구 보다는 丁 앞으로 넘어간 등기를 甲이 돌려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의뢰인에게 제안하게 된다. 그동안 의뢰인은 뜻하지 않은 재판을 당해 甲의 금전청구를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지에만 전전긍긍했었는데, 甲으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은 후부터는 “丁에게 넘어간 이전등기를 되찾아올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진행 중인 재판의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에게 문의했지만 속시원한 답을 듣지 못하게 되자 필자를 방문하게 된다.

사건 검토 결과, 의뢰인은 뜻하지 않은 큰 행운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었다. 앞서 본 판결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토지거래허가의 법리상 1991년 체결된 의뢰인과 甲, 乙의 매매계약 자체가 무효이어서 그 이후 丙, 丁 앞으로의 이전등기 모두 원인무효로 되면서, 의뢰인 앞으로 등기를 반환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었던 것이다.

★ 대법원 1990.12.11. 선고 90다8121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국토이용관리법에서 정하는 토지거래허가대상지역 내의 토지의 매매계약에 있어서 관할 관청의 토지거래허가를 얻는데 필요한 모든 서류를 매도인이 책임지고 매수인에게 마련하여 주기로 하고, 매도인의 매수인에 대한 위 협력의무의 내용은 토지거래허가신청서의 매수금액란을 실제 거래가액보다 훨씬 적은 허가조건가액으로 허위기재하여 매도인이 날인하기로 한 경우 위 매매계약은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3 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허가없이 체결된 것이며, 또한 부정한 방법으로 위 매매계약의 허가를 받기로 약정된 것이므로 이는 위 법 제31조의2에 위배된 범법행위이어서 무효라 할 것이다.

★ 대법원 1993.11.23. 선고 92다44671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국토이용관리법상의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기 위하여 매매계약일자를 소급작성하고 매매대금액도 낮춘 별도의 매매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이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 대법원 1991.2.26. 선고 90다11493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국토이용관리법 소정의 토지거래 등 규제구역에 위치한 토지의 매매계약에 대하여 일단 거래허가가 된 이상, 허가신청서에 기재된 거래가격이 실제가격보다 낮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허가 자체를 당연무효의 처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매매계약의 효력을 인정한 것이 강행규정인 국토이용관리법의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1993.12.24. 선고 93다44319,93다44326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토지거래허가신청동의】
☞ 토지거래를 회피하기 위해 실제 매매계약 대신 증여라고 신고하여 거래허가를 받아 이전등기까지 마친 매도인이 태도를 바꾸어서 거래가 무효임을 이유로 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한 사안

가. 매수인들이 국토이용관리법상의 규제지역에 속하는 임야를 매수하였음에도 관할관청으로부터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바 없이 위 임야에 관하여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면, 적어도 매수인들이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이를 잠탈하기 위하여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로 한 때로부터는 매매계약은 확정적으로 무효로 되었고, 이에 터잡은 매수인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원인이 없게 되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나. 강행법규인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3 제1항, 제7항을 위반하였을 경우에 있어서 위반한 자 스스로가 무효를 주장함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서 이를 배척한다면 투기거래계약의 효력발생을 금지하려는 국토이용관리법의 입법취지를 완전히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거래당사자 사이의 약정내용과 취득목적대로 관할관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을 하였을 경우에 그 신청이 국토이용관리법 소정의 허가기준에 적합하여 허가를 받을 수 있었으나 다른 급박한 사정으로 이러한 절차를 회피하였다고 볼만한 특단의 사정이 엿보이지 아니하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는 할 수 없다.

★ 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다3982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
【판결요지】
[1]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토지가 관할 관청의 허가 없이 전전매매되고 그 당사자들 사이에 최초의 매도인으로부터 최종 매수인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하는 중간생략등기의 합의가 있는 경우, 이러한 중간생략등기의 합의란 부동산이 전전매도된 경우 각 매매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함을 전제로 그 이행의 편의상 최초의 매도인으로부터 최종의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로 한다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불과할 뿐 그러한 합의가 있다고 하여 최초의 매도인과 최종의 매수인 사이에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따라서 최종 매수인은 최초 매도인에 대하여 직접 그 토지에 관한 토지거래허가 신청절차의 협력의무 이행청구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설사 최종 매수인이 자신과 최초 매도인을 매매 당사자로 하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최종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더라도 그러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적법한 토지거래허가 없이 경료된 등기로서 무효이다.

[2]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하여 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거래계약이 처음부터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계약인 경우에는 허가 여부를 기다릴 것도 없이 확정적으로 무효로서 유효화될 여지가 없는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토지가 거래허가를 받거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할 의사 없이 중간생략등기의 합의 아래 전매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소유자 갑으로부터 부동산중개업자인 을, 병을 거쳐 정에게 전전매매한 경우, 그 각각의 매매계약은 모두 확정적으로 무효로서 유효화될 여지가 없고, 각 매수인이 각 매도인에 대하여 토지거래허가 신청절차 협력의무의 이행청구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정이 이들을 순차 대위하여 갑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신청절차 협력의무의 이행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도 없다.

그 결과, 매매한지 30년 이상이 지나 토지가격이 급등한 때문에 의뢰인은 큰 이득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더구나, 받은 대금 1억3천여만원 역시 받은 지 10년이 도과해서 소멸시효를 이유로 반환할 의무가 없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9. 11.선고 2007가합45635 [부당이득금]
☞ 미등기전매 목적의 거래로서 계약이 원천 무효라는 이유로 수수된 대금의 반환을 인정한 사안(상소심재판에서, 반환할 금액범위에 대해 논란되었지만 계약무효로 수수된 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한다는 근본적인 점에는 차이가 없었음)

1. 피고 이00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

원고는, 피고 이00과 사이에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에 있는 피고 이00 소유의 서울 구로구 00동 산 39-37 임야 595㎡(이하 ‘이 사건 제1임야’라고 한다)와 원고 소유의 서울 성북구 00동 609-1 지상 00아파트 107동 1316호(이하 ‘이 사건 제1아파트’라고 한다)를 교환하되, 피고 이00에게 교환 차액으로 금 11,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피고 이00에게 금 11,000,000원을 지급하였으며, 그 후 피고 이00의 요청에 따라 피고 이00에게 이 사건 제1아파트 대신 금 139,000,000원을 지급하였는바, 위 교환계약은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려는 의도하에서 체결된 것으로 확정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피고 이00에게 위 교환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받은 금 1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나. 인정사실

(1) 자연녹지지역 및 개발제한구역에 위치한 이 사건 제1임야는 실제로 원고의 시어머니인 백00의 소유였는데, 그 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었다.

(2) 피고 이00은 이 사건 제1임야가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되자 1994. 8. 6. 투자를 목적으로 백00을 대리한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1임야를 금 90,000,000원에 매수한 후 2004. 8. 9. 자신의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예상과 달리 이 사건 제1임야의 가격이 오르지 않자 2000. 8.경 원고에게 이 사건 제1임야를 다시 매수하라고 요구하였다.

(3) 이에 원고는 2000. 8.경 피고 이00과 사이에 이 사건 제1임야와 사실상 원고의 소유로서 백00에게 명의신탁되어 있던 이 사건 제1아파트를 원고가 피고 이00에게 교환차액금 11,000,000원을 지급하고 피고 이00이 이 사건 제1아파트의 임대보증금 92,000,000원의 반환채무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교환(이하 ‘이 사건 교환계약’이라고 한다)하기로 하고, 2000. 8. 25. 피고 이00에게 금 11,000,000원을 지급하였다.

(4) 원고는 이 사건 제1임야의 교환에 관한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미등기전매를 위하여 2000. 8. 말경 서00와 사이에 이 사건 제1임야를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등기부상 매수인 명의를 편의상 서00의 남동생인 서현0에게 이전하여 주기로 약정한 다음, 2000. 9. 8. 서울특별시 구로구청장으로부터 매도인 ‘이00’, 매수인 ‘서현0’으로 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서울남부지방법원 구로등기소 2000. 9. 16. 접수 제65627호로 서현0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5) 한편, 피고 이00 또한 이 사건 제1아파트를 미등기전매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제1아파트에 관하여 자신의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는 않았으나, 이 사건 제1아파트에 관하여 처인 양00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가등기(이하 ‘이 사건 가등기’라고 한다)를 마쳐두었다.

(6) 그 후, 피고 이00은 2001. 8. 21.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 이00(처인 양00)에게 금 139,000,000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 사건 제1아파트에 관하여 설정하여 둔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함으로써 이 사건 제1아파트에 관한 제반권리를 원고에게 양도하기로 하였으며, 위 금 139,000,000원의 지급방법에 관하여는 계약금 10,000,000원은 2001. 8. 21.에, 중도금 37,000,000원은 2001. 9. 10.에 각 지급하고, 잔금 92,000,000원은 당초 피고 이00이 원고로부터 인수하였던 이 사건 제1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의 반환채무 금 92,000,000원에 대한 대가 차원에서 위 채무금액과 같은 금액으로 정하여 피고 이00이 이를 수령함과 동시에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하여 주기로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하였다가, 그 후 이 사건 약정상의 잔금은 이 사건 제1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의 반환채무를 원고가 다시 인수하는 방식으로 그 지급에 갈음하기로 변경하였고,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 이00은 원고로부터 2001. 8. 21. 계약금 10,000,000원을, 2001. 9. 8. 중도금 37,000,000원을 각 지급받고, 2001. 9. 11. 이 사건 가등기를 말소하여 주었으며, 이 사건 제1아파트의 임대보증금채무를 인수한 원고는 2001. 9. 10.경 이 사건 제1아파트의 임차인에게 임대보증금 92,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교환계약 체결 당시부터 이 사건 제1임야를 미등기전매하여 그 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이 사건 교환계약에 관한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기로 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 이00 또한 원고의 위와 같은 투기행위에 협력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교환계약은 처음부터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계약으로서 확정적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고,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늦어도 원고와 피고 이00이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이를 잠탈하기 위하여 매수인을 원고가 아닌 서현0으로 하여 토지거래허가신청을 한 2000. 9. 8.경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이00은 원고에게 이 사건 교환계약에 의하여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합계 금 58,000,000원(이 사건 교환계약의 차액으로 지급받은 금 11,000,000원 + 이 사건 약정상의 계약금 10,000,000원 + 이 사건 약정상의 중도금 37,000,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라. 피고 이00의 동시이행항변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 이00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1임야에 관하여 서현0 앞으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받아 피고 이00의 소유 명의를 회복할 때까지는 원고의 위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므로 살피건대, 쌍무계약이 무효가 된 경우 쌍방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 할 것인바,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이00에 대하여 이 사건 제1임야에 관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 구로등기소 2000. 9. 16. 접수 제65627호로 마친 서현0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시켜 줄 의무가 있고, 원고의 위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의무와 피고 이00의 위 부당이득금 반환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이00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 이00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제1임야에 관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 구로등기소 2000. 9. 16. 접수 제65627호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금 58,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의 위 지연손해금 청구부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이정택의 동시이행항변이 받아들여지는 이상 이유 없다).


토지거래허가 제도를 잠탈하기 위해 저질러진 불법행위 이후 30년이 지나면서 그 토지를 두고 다시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되고 있었다. 명의수탁자인 丙이 저지른 우연한 임의처분에 따른 결과가 우여곡절을 만들고 있는 셈인데, 의뢰인에게 토지를 반환당한 丁은 丙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통해 대금 전부를 돌려받을 수 있어 丙과 丁간의 법률문제는 비교적 공평하게 해결될 수 있지만, 불법행위를 자행한 甲, 乙은 등기는 물론이고 과거 지급한 대금마저도 돌려받지 못하게 되면서 최종적인 패자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의뢰인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아무 대가없이 가격급등한 토지를 30년 만에 고스란히 반환받는 큰 행운을 얻으면서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이상-


다소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실제 재판진행과정은 녹녹치 않았다.

甲으로부터 제기된 1억3천여만원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은 예상대로 의뢰인이 승소했다.

★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 8. 31. 선고 2020가단108536호 [매매대금반환]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만은 진행하지 않는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 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예컨대 무효인 각 과세처분에 의하여 납부한 오납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납부 시에 이미 발생하여 확정된 것이므로 이때부터 그 권리의 소멸시효가 진행하고, 각 과세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는 여부를 당사자가 현실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거나, 당사자에게 처음부터 취소소송과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동시에 제기할 것을 기대할 수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가 아니라 사실상의 장애사유에 지나지 않는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 등 참조).

2) 이 사건 매매계약은 체결 당시 이미 무효이므로 매매대금반환채권은 매매계약 체결과 동시에 발생하여 그때부터 행사가 가능하므로, 원고의 매매대금반환채권은 1991. 4. 12.경부터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조00(丙)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 중 1/2 지분에 관한 처분대금 상당의 부당이득을 구하는 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다음 날인 2020. 2. 12.경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의 효력을 잘못 판단한 것은 원고의 법률적 지식의 부족에 기인한 것일 뿐 조00을 상대로 패소판결을 받기까지 그 권리의 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국 피고들의 소멸시효 주장은 이유 있다.


하지만, 의뢰인이 제기한 토지반환소송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최종 명의소유자인 丁을 상대로는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이전등기청구를, 토지의 근저당권자에 대해서는 근저당권말소청구를 했는데, 예상과 달리 1심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2. 6. 10. 선고 2021가합102174 [소유권이전등기]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망 윤00(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상속인들이다.

나. 소외 박00, 장00(甲, 乙)은 1991년경 망인 소유의 00시 00면 00리 00 답 3,765 ㎡(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의 매수대금을 1/2씩 분담하여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기로 하였다.

다. 박00은 1991. 4. 12. 망인과의 사이에 박00을 단독 매수인으로 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매매대금 1억 3,460만 원으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이하, ‘이 사건 제1매매계약’이라 한다)하였고, 1991. 5. 22.경까지 망인에게 위 매매대금을 전액 지급하였다.

라. 이 사건 토지가 속한 00시 00면 00리는 1988. 9. 7.부터 2000. 1. 30.까지 구 국토이용관리법(2002. 2. 4. 법률 제6665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국토이용관리법’이라 한다)에 따른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다.

마. 박00과 장00은 이 사건 매매계약 당시 농지취득자격이 없었고, 박00과 장00은 장00의 사촌동생인 장00 명의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려고 하였으나, 장00이 이를 거부하면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하였다.

바. 이후 장00이 1996년경 자신의 처남인 피고 보조참가인 조00(이하, ‘피고 보조참가인’이라 한다, 丙)에게 등기이전을 부탁하여, 피고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1996. 4. 25.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고, 1996. 4. 30.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후, 1996. 5. 7. 망인과의 사이에 매매대금 3,765만 원으로 하여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다음, 1996. 5. 9.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이하,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라 한다).

사. 피고 보조참가인은 2017. 5. 17.경 피고 이00, 이00(丁)와의 사이에 이 사건 토지를 5억 8,000만 원에 매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 이00, 이00 명의로 이 사건 토지의 각 1/2 지분씩 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이하, ‘이 사건 제3 매매계약’이라 하고, 이에 따른 피고 이00, 이00 명의의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이 사건 각 소유권이전등기’라 한다).

아. 피고 이00은 이 사건 토지 1/2지분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아산등기소 2017년 7월 18일 접수 제48248호로 채무자 이00, 채권최고액 1억 5,000만 원, 근저당권자 000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피고 이00는 같은 날 이 사건 토지 1/2지분에 관하여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아산등기소 2017년 7월 18일 접수 제48249호로 채무자 이00, 채권최고액 1억 5,000만 원, 근저당권자 &&&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각 마쳐주었다(이하,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라 하고, 이를 이 사건 각 소유권이전등기와 통틀어 ‘이 사건 등기’라 한다).

자. 관련 민사소송의 진행 경과

1) 박00은 피고 보조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제3 매매계약으로 인하여 피고 보조참가인이 취득한 매매대금 중 2억 9,0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가합37307)를 제기하여 1심에서 이를 인용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나, 이에 피고 보조참가인이 항소(서울고등법원 2019나2021338)하여, 항소심에서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하는 내용으로 확정적으로 무효이므로 박00과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에 명의신탁약정이 있었더라도 박00이 이 사건 토지의 처분으로써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이후 박00이 상고(대법원 2020다222894)하였으나 상고이유서부제출로 상고기각되어 2020. 5. 25.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2) 박00은 이 사건 원고들을 상대로 이 법원에 박00, 장00이 망인에게 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소(이 법원 2020가단108536)를 제기하였으나, 2021. 7. 6. 매매대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소멸시효시간이 도과되었다는 이유로 박00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후 박00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대전지방법원 2021나121958)에 있다.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은 박00과 장00이 처음부터 장00 앞으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목적으로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하는 내용으로 체결하였으므로, 확정적으로 무효이고, 무효인 계약에 기초하여 체결된 이 사건 제2 내지 제3 매매계약도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다. 따라서 피고 이00, 이00는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각 1/2지분에 관하여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피고 000, &&&은 원고에게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에 대한 각 말소등기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1)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제2 매매계약과 그에 따른 피고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적법․유효하므로, 이에 기초한 피고들의 이 사건 각 등기도 모두 적법․유효하다.

가)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장00, 박00과 조00 사이에 박00, 장00이 망인에게 기 지급한 제1매매계약의 매매대금을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의 매매대금으로 전환하고, 차후 이 사건 토지 처분 후 이익을 1/3씩 배분하기로 하는 ‘투자약정’에 기한 것이다.

나) 이 사건 제2 매매계약 당시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거래허가 취득 요건인 거래대금에 대한 제한 규정이 삭제되었고, 피고 보조참가인이 망인과의 별개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농지취득허가와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다. 따라서 피고 보조참가인이 박00, 장00과의 명의신탁약정에 의해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 아니므로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다) 만약,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명의신탁약정에 기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계약 명의신탁에 해당하여 매도인인 망인이 명의신탁사실에 대해 선의인 경우에는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의 등기는 유효하고, 망인이 악의였을 경우라도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 제4조 제3항에 따라 제3자인 피고들에게 그 무효를 대항하지 못한다.

라) 만약,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망인의 추인으로 인해 유효한 상태가 되었다.

2) 또한 만약,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라고 할지라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인정될 수 없다.

다. 피고 보조참가인

1)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하여 망인과 별도로 체결한 계약으로, 피고 보조참가인은 망인에게 3,765만 원을 실제 지급하였고, 망인이 그 중 2,465만 원을 돌려주면서 장00에게 반환할 금원과 상계 처리하였다.

2) 만약 피고 보조참가인이 장00이 망인에게 매매대금만 지급한 상태임을 알면서 토지거래허가 등 추가 요건을 갖추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이더라도, ‘등기부취득시효’로 인해 적법하게 소유권을 취득한 것이다.

3) 원고의 청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망인은 박00, 장00으로부터 매매대금을 지급받았음에도 그 반환책임을 면하게 되는바, 이는 공평의 원칙에 반하는 등 이 사건 청구는 ‘소권 남용’에 해당하므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의 효력 여부

1) 관련 법리

국토이용관리법 제12조의4 제1항 제2호 다.목은 토지거래허가를 하여서는 아니 되는 경우의 하나로서 ‘허가구역 내에 거주하는 농어민이 당해 허가구역 안에서 농업·축산업· 임업 또는 어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인 때’등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 내의 토지에 관하여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으로 매매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같은 법 제118조 제6항에 따라 그 계약은 체결된 때부터 확정적으로 무효이다.

그리고 이러한 허가의 배제·잠탈 행위에는 토지거래허가가 필요한 계약을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것에 해당하도록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정상적으로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없는 계약을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행위도 포함된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9다96328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할 목적을 내용으로 하여 무효인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4, 7, 16호증의 각 기재, 증인 박00, 장00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은 이 사건 제1 매매계약과 별개의 계약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무효인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에 기초한 이 사건 제2 매매계약도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증인 박00, 장00은 장00 명의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하게 되자, 1996년경에 이르러 장00이 그의 처남인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부탁하여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② 피고 보조참가인은 1991년경부터 1996년경까지 경기도 00시 00동 800-1에서 거주하다가, 이 사건 제2 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약 두 달 전인 1996. 3. 16.경 충남 00시 00면으로 거주지를 옮긴 후 약 8개월 후인 1996. 11. 20.경 다시 위 경기도 00시 00동 800-1로 이사를 하였으며(을가 제4호증의 7 참조), 자경을 목적으로 이 사건 토지를 구입하였다고 하나, 이후 망인에게 대리 경작을 맡긴 것으로 볼 때, 장00의 부탁이 아니었으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다른 이유가 없어 보인다. ③ 박00과 장00은 차후에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하여 이익이 발생하면,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그 일부를 지급할 생각이었지 구체적인 약정을 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실제 구체적인 수익분배 등을 정한 투자약정서 등이 작성된 바는 없다. ④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매매대금 3,765만 원을 실제 망인에게 지급하였는지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망인의 주민등록초본 뒷면에 ‘계약금 300만 원, 잔금 1,000만 원, 잔금은 장00씨 외상대금 처리’라고 기재되여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이 사건에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진 피고 보조참가인이 기재한 내용으로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⑤ 피고들이나 피고 보조참가인의 주장처럼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의 매매대금을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 매매대금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와 같은 주장에 의하면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서는 이 사건 토지에 대한 토지거래허가를 취득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 취득 과정에서 비용을 부담하였고, 등기권리증, 매매계약서, 토지거래허가증 등을 소지하고 있으며, 이 사건 토지의 대리경작자지정예고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면서 망인을 대리경작자로 기재하고, 이 사건 토지의 임대 관리를 한국농어촌관리공사에 위탁하며 쌀소득등보전직접직불금 지급대상자 등록을 신청하는 등 일응 이 사건 토지 소유자로서 권리를 행사한 부분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명의신탁의 대가로서 지가가 상승 중인 이 사건 토지를 향후 처분한 대가를 취득할 것을 예상하면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등기부상 소유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것으로 보일 뿐, 이로써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토지의 실제 소유자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⑦ 피고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각 소유권이전등기 이후 장00에게 2017. 12. 5. 4,500만 원, 2018. 2. 6. 500만 원 합계 5,000만 원을 송금하였다. ⑧ 증인 박00, 장00은 장00의 처남인 피고 보조참가인을 믿었기에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박00이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물상보증을 요구하자 피고 보조참가인이 그 때부터 자신의 소유임을 주장하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2매매계약이 이 사건 제1 매매계약과 별개의 적법․유효한 계약임을 전제로 한 피고들과 피고 보조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소결(이 사건 제3매매계약과 이 사건 각 등기의 효력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은 확정적 무효인 제1 매매계약에 기초하여 체결한 것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고,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의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도 그것이 명의신탁등기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무효라고 할 것이다.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인 피고 보조참가인의 소유권이전등기에 기초한 이 사건 제3매매계약과 이 사건 각 소유권이전등기 및 이 사건 각 근저당권설정등기도 무효가 된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등기부취득시효 인정여부 살피건대, 등기부취득시효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10년간 점유 및 등기가 있고,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무과실로 점유할 것을 요하는바,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10년 이상 마쳐진 사실, 피고 보조참가인이 10년 이상 이 사건 토지를 직․간접적으로 점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자라고 믿었다고 할지라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 무효인 이상 피고 보조참가인이 자기소유라고 믿은 데에 과실이 없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더욱이 명의신탁에 의하여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된 자는 그 점유권원의 성질상 자주점유라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2765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측면에 있어서도 피고 보조참가인의 점유를 자주점유라고 보기 어려워 피고 보조참가인의 등기부취득시효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무효행위 추인 인정여부
살피건대, 강행법규 위반으로 인하여 확정적으로 무효인 경우에는 추인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토지의 소유권 등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려는 당사자는 시장 · 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체결한 토지거래계약은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2016. 1. 19. 법률 제137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8조 제1항, 제6항은 강행법규로서,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위반한 자 스스로 무효를 주장함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투기적 토지거래의 성행과 이로 인한 지가의 급격한 상승의 방지를 위해 투기거래계약의 효력 발생을 금지하려는 위 법률의 입법취지를 완전히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거래당사자 사이의 약정내용과 취득목적대로 관할관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을 하였을 경우에 그 신청이 위 법 소정의 허가기준에 적합하여 허가를 받을 수 있었으나 다른 급박한 사정으로 이러한 절차를 회피하였다고 볼 만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12. 24. 선고 93다44319 판결 등 참조).

나) 당사자 간의 약정의 내용이 관련법규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약정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관련법규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당사자 간의 약정을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노사합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경우 그 무효주장을 신의칙에 의해 배척한 사안인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참조).

다)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7다1748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1 내지 3 매매계약이 모두 무효가 된다고 할지라도, 원고들의 피고들을 상대로 한 이 사건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들은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로 1996. 5. 9.부터 2017. 5 경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었고, 이 사건 제3 매매계약체결당시 토지거래허가가 해제된 상태여서, 이 사건 제3 매매계약 체결일인 2017. 5. 17.로부터 약 26년 전에 체결된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할 목적으로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이를 예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② 망인은 1996년경 국토이용관리법상 토지거래허가취득요건인 거래대금에 대한 제한규정이 삭제되고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개발 계획 등으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의 시가가 상승 중인 시점에서도 박00, 장00에게 매매대금을 반환해줄 형편이 되지 못하여 피고 보조 참가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또한 피고 보조참가인의 부탁으로 오랜 기간 이 사건 토지를 대리경작하였으며, 사망하기 전까지 이 사건 제1, 2 매매계약이 무효임을 주장하는 등으로 자신이 진정한 소유자임을 주장한 사실이 없는바, 이는 사실상 망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에 체결일로부터 약 30년이 지난 상황에서 망인과는 상관없이 이 사건 제3매매계약에 따라 마쳐진 피고들의 이 사건 각 등기가 모두 말소되어야 한다면, 이는 심각한 거래의 불안전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이 사건 제3 매매계약이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체결일로부터는 약 26년 후, 이 사건 제2 매매계약과는 약 21년 후 체결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등기의 말소로 투기거래계약의 효력발생을 금지하려는 국토이용관리법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③ 원고들은 박00이 원고들을 상대로 망인에게 지급한 매매대금반환청구의 소(이 법원 2020가단108536호)를 제기하자, 원고들에게 경제적인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 소송에서 박00의 원고들에 대한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위 박00의 청구가 기각되었으며, 향후에도 원고들에게 어떠한 경제적인 불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④ 망인은 박00, 장00으로부터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을 지급받아 그 이익을 향유하였는바, 이 사건 토지에 대해 원고들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인정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원고들이 이중의 이득을 취하는 반면, 피고들은 현재로부터 약 30년 전 자신들이 거래당사자도 아니었던 계약의 하자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과 담보권을 박탈당하는 결과가 되어 공평의 관념에 현저히 반한다. 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볼 때,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객관적으로 보아 피고들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적법․유효하다고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라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이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한바, 이러한 사안의 구체적인 타당성을 간과하고, 형식 논리적 법해석에 의하여 이 사건의 경우에도 응당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들과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법리적으로는 의뢰인 주장이 맞지만, 계약무효임을 알지 못하고 취득한 최종소유자를 보유하기 위해 “신의칙”을 근거로 의뢰인 주장을 배척해버린 것이다. 법리상 신의칙 적용을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기에 즉시 항소했고 결국 2심에서는 승소할 수 있었다.

★ 대전고등법원 2023. 1. 11. 선고 2022나13160호 [소유권이전등기]

1) 관련 법리

강행법규인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3 제1항, 제7항을 위반하였을 경우에 있어서 위반한 자 스스로가 무효를 주장함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서 이를 배척한다면 위에서 본 국토이용관리법의 입법취지를 완전히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거래당사자 사이의 약정내용과 취득목적대로 관할관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을 하였을 경우에 그 신청이 국토이용관리법 소정의 허가기준에 적합하여 허가를 받을 수 있었으나 다른 급박한 사정으로 이러한 절차를 회피하였다고 볼만한 특단의 사정이 엿보이지 아니하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는 할 수 없다(대법원 1993. 12. 24. 선고 93다44319, 93다4432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로 1996. 5. 9.부터 2017. 5.경까지 20년 이상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었고, 이 사건 제3 매매계약 체결 당시 토지거래허가가 해제된 상태여서, 피고 이00, 이00로서는 이 사건 제3 매매계약 체결일인 2017. 5. 17.로부터 약 26년 전에 체결된 이 사건 제1 매매계약이나 약 21년 전에 체결된 이 사건 제2 매매계약이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할 목적으로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였고, 이를 예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임은 충분히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제1 내지 3 매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들과 피고 보조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토지거래허가제도는 투기적 토지거래의 성행과 이로 인한 지가의 급격한 상승의 방지를 위해 투기거래계약의 효력 발생을 금지하려는 것으로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의3 제7항은 ‘토지거래계약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체결한 토지거래계약은 그 효력을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도 거래 안전의 보호 등을 위하여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상대방을 제한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이처럼 토지거래허가제도는 거래 안전의 보호를 희생하면서도 투기거래계약의 방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바,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은 매매계약의 무효는 원칙적으로 누구에 대하여서나 주장할 수 있으므로,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에 의하여 취득한 토지를 제3자가 전득하는 행위 또한 당연 무효라고 보아야 함은 당연하다.

나) 투기거래계약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한 매매계약이 체결된 때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거나 해당 토지가 전매된 경우라 할지라도 해당 토지를 전득한 제3자가 시효취득 등 별도의 소유권취득 원인에 기초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 등이 아닌 이상 위 매매계약 및 그에 기초한 전매계약의 효력 발생을 금지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한 매매계약이 체결된 때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다거나 해당 토지가 전매되었다는 사정을 이유로 토지를 전득한 제3자에 대하여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한 매매계약 및 전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면 이러할 경우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하여 무효인 매매계약에 기초하여 형성된 외관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고, 경우에 따라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한 매매계약의 매수인이 투기거래계약에 따른 전매차익을 그대로 향유하는 것을 용인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제3 매매계약이 이 사건 제1,2 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20년 이상 지나 체결되었다는 사정을 들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할 경우 투기거래계약을 금지하고자 하는 국토이용관리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

다) 박00이 원고들을 상대로 망인에게 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청구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기각되기는 하였으나(대전지방법원 2020가단108536호, 박00이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여 현재 대전지방법원 2021나121958호 사건으로 항소심 계속 중이다), 이는 박00이 매매대금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이후에야 소를 제기하였다는 우연한 사정에 의한 것일 뿐이고, 더욱이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하여 무효인 매매계약의 매매대금 귀속 문제는 해당 계약의 당사자 사이의 문제인 점 및 투기거래계약을 방지하고자 하는 토지거래허가제도의 입법목적을 고려할 때,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하여 무효인 매매계약의 매도인이 그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는 사정을 이유로 해당 토지를 전득한 제3자에 대하여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한 매매계약 및 그에 기초한 전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오히려 이 사건 제1,2 매매계약이 무효여서 원고들이 여전히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음에 터 잡아 그 소유권등기를 회복하는 절차를 밟고 있음에도 그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청구에 대하여 소멸시효 주장까지 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할 소지가 더 커 보인다).

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2 매매계약은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할 목적을 내용으로 하여 무효이고, 더 나아가 이 사건에 있어 위 매매계약의 거래당사자 사이의 약정내용과 취득목적대로 관할관청에 토지거래허가신청을 하였을 경우에 그 신청이 국토이용관리법 소정의 허가기준에 적합하여 허가를 받을 수 있었으나 다른 급박한 사정으로 이러한 절차를 회피하였다고 볼만한 특단의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마) 피고들이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뢰하였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제1,2 매매계약이 무효이므로 이를 원인으로 한 피고 보조참가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부동산등기에 관하여 공신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우리 법제 아래서는 그 무효인 등기에 터 잡은 이 사건 등기 역시 무효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피고들에게는 이 사건 등기가 모두 말소될 경우 담보책임의 추궁 등 그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남아 있다(그와 같은 담보책임 추궁 등의 방법을 통해 이 사건 제1,2 매매계약의 당사자인 박00, 장00 및 피고 보조참가인으로 하여금 투기거래계약에 따른 전매차익을 향유할 수 없도록 할 수 있다).


신의칙에 대한 판단이 2심에서 변경된 이유는, 근본적으로 이 사건에 신의칙을 적용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부당하기 때문이지만,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우리 주장이 주효했다고 판단된다.

먼저, 신의칙위반을 거론하면서 1심 판결에서 언급된, 매매대금사건에서의 소멸시효 항변 문제에 대해 2심재판과정에서 과감히 ‘대금반환 용의가 있다’고 분명히 하였다는 점이다.

---원고들이 이 건 재판 승소시, 금전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에게 매매대금을 반환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매매대금이 반환된다면 “이중이득” 운운하는 피고 주장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입니다. 원고들은 토지거래허가를 잠탈한 것에 대한 법적인 결과물인 토지반환만 받으면 충분히 만족합니다. 기존 토지대금까지 반환하지 않을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 만약 피고들이 원고의 이런 제안에 응할 의향이 있다면 언제든 조정할 수 있습니다만, 토지가격과의 차액이 있기 때문에 피고들이 응할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이중이득 운운하는 것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이런 주장에 대해 2심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판단함으로써 결국 우리 주장에 공감해주었다고 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하여 무효인 매매계약의 매도인이 그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는 사정을 이유로 해당 토지를 전득한 제3자에 대하여 토지거래허가를 배제·잠탈한 매매계약 및 그에 기초한 전매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오히려 이 사건 제1,2 매매계약이 무효여서 원고들이 여전히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음에 터 잡아 그 소유권등기를 회복하는 절차를 밟고 있음에도 그 매매대금의 반환을 구하는 청구에 대하여 소멸시효 주장까지 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할 소지가 더 커 보인다)---

두 번째는, ‘만약 이 사건 의뢰인 청구가 배척되면 결국 이 사건 토지를 임의처분한 丙(이 사건 피고 보조참가인)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취지의 다음과 같은 2심에서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문제는 조00으로부터 이를 매수한 피고들의 보호문제인데, 등기공신력이 없는 우리 제도상 그 밖의 수많은 원인무효의 경우들과 마찬가지로 최종매수인은 보호될 수 없는 것이 부득이한 결과입니다. 피고들이 토지를 반환하게 되면 매도인인 조00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통해 대금을 반환받고, 더 나아가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는 방법으로 권리구제를 하는 것이 원칙인 것입니다.

***비록 박00, 조00 재판 판결문에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위 재판부 역시 원인무효로 인한 등기원상회복 후 조00이 보유하는 대금의 반환을 법적 해결방안으로 예정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명의수탁자에 불과한 조00의 대금보유를 최종적으로 용인했을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4. 또한, 이러한 정상적인 절차만이 조00의 부당한 이득보유를 막을 수 있게 됩니다(명의수탁자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조00은 박00과의 종전 재판을 통해 박00에 대한 매매대금의무는 완전히 면한 상태로, 매매대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토지거래잠탈의 문제를 알지 못한 피고들에 대한 보호 그 자체에만 집착해서 원고 청구를 기각하게 되면, 조00과 같은 자를 보호하게 되는 엉뚱한 결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결과가 신의칙에 반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기억에 남는 사건이다. 법리 뿐만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를 종합해서 잘 설득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점 뿐 아니라, 약 30년 전에 체결된 계약무효를 두고, 동시에 진행되는 이전등기청구사건과 매매대금반환청구 사건에서 과연 어느 청구(내지 항변)가 신의칙위반일 수 있는지가 다른 사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특이한 구조이고, 실제로도 관련 두 사건의 1,2심 판단이 완전히 뒤바뀌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 때문이다. 이 사건은 대법원 상고될 가능성이 크고, 의뢰인 상대로 한 대금반환사건의 2심은 조만간 선고예정에 있는 등 최종적인 재판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최광석 로티스 최광석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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