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KPI 중심 목표 설정의 문제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KPI를 설정해라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는 우리가 제대로 일을 잘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지표로 목표와 성과를 이끄는 잣대다. 사실 현장에서는 HR이나 전략 부서의 구성원이 아니면 KPI에 대한 개념을 알지 못한다. KPI를 정하라고 하는데, KPI를 알지 못하니까 혼란스러워 한다. 평가자 교육을 하면서 목표 설정한 내용을 살피면, KPI가 어느 회사는 핵심과제이다. 회사마다 팀마다 KPI의 내용이나 수준이 다르다. KPI는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지향하는 목표, 실행 과제, 달성률 등이 조직별로 다양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목표를 수립하고, 이끌어야 할 조직장도 KPI에 대해 모르다 보니 명확하게 설명이나 지시를 하지 못한다.
많은 기업들이 목표는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목표에 의한 관리)방식을 활용한다. 회사의 목표가 수립되면, 본부 - 팀으로 목표가 연계돼 내려오고, 가장 마지막으로 팀원들의 목표가 수립돼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팀원들이 자신의 목표를 수립하고, 취합해 팀의 목표를 정하고, 팀들의 목표를 정리해 본부 목표를 설정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팀의 사업계획 목표인 KPI가 달성되면 본부 KPI의 목표가 달성된다는 보장이 없다. 많은 회사의 목표를 살펴보면 황당한 상황을 발견하게 된다. 회사-본부-팀으로 목표가 연계돼야 하는데 따로 놀고 있다. 영업본부 같은 곳은 매출과 영업이익 확대라는 큰 목표는 연계되는데, 결과물, 실행 계획, 산출 방식이 다른 경우가 있다.
비사업조직을 살펴보면 사업계획과 개인 목표의 연계성이 전혀 없는 곳도 있다.
올 한 해 성과관리로 최소 50여개 회사를 방문해 평가제도를 보고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의 처음은 목표 설정이었다. 당초 강의할 내용은 목표 설정의 시기와 내용이었으나, 방문 기업 대부분이 KPI 중심의 목표 설정인데, 참석한 조직장들이 KPI에 대한 관심과 개념의 이해가 떨어진다. 종이를 나눠주고 회사, 상사, 본인, 팀원의 KPI를 적으라고 하면 적는 사람이 없다. 가장 심각한 것은 영업 담당하는 조직장이 자신이 매출과 이익을 얼마 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낼 것인가에 대해 적지 못한다. 이들은 얻고자 하는 바와 성과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일하고 있다.
KPI중심의 목표 설정을 추진하는 회사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KPI에 대한 개념을 모르고 KPI를 정한다. 기존의 자료를 참조해 답습하는 형태다. 이들에게 내년에 해야할 중점 과제가 무엇이냐 물으면 다 알고 있다. 그 과제를 통해 어떤 결과를 어느 만큼 내야 하냐 물으면 대답한다. 하지만, KPI를 물으면 힘들어 한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목표는 철저하게 핵심과제, 결과물, KPI 순이 되어야 한다. KPI는 측정 지표다. 실행 과제와 결과물이 명확해야 KPI도 구체화할 수 있다. KPI를 강조하다 보니 앞 단의 핵심 과제와 결과물을 생각하지 않아 어렵다고 한다.
둘째, 목표 간 연계가 안 되어 있다. 전사 KPI와 현업의 팀과 개인의 KPI와의 연계가 되지 않는다. 실행 과제부터 연계돼야 하는데, KPI 중심이니 전사와 말단 조직과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부분 회사는 전사 핵심 과제 중심으로 목표를 설정한다. 하지만, 현장은 KPI다. 같아질 것을 기대하는 것이 잘못이다.
셋째, KPI에 대한 수준이나 방식의 차이이다. 어떤 지표를 사용하느냐 따라 성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1860년 영국은 중죄인에 대해 식민지인 호주로 배를 태워 보냈다. 이 때, 정부는 신속하게 일 처리를 마무리하기 위해 선주에게 배에 탄 죄인의 인원수만큼 대금을 지불했다. 호주로 가는 도중, 죄인의 60%가 사망했다. 이는 전국민의 불만을 야기했다. 이에 영국은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는 방안으로 살아서 호주에 내린 죄인에 대해 선주에게 몸값을 지불하기로 한다. 단 하나의 지표만 수정했는데, 사망자는 2%에 불과했다. KPI에 대한 전사 조직장과 구성원의 수준이나 방식이 다르므로 성과는 각양각색이 된다. 목표와 KPI에 대한 교육, 점검,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KPI는 중요하다. KPI를 정했다는 것은 하는 일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실행 과제와 결과물이다. 성과 관리의 툴인 OKR(Objective Key Results)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도전적인 실행 과제와 결과물이다. OKR에서 KPI를 강조하지 않는다. 어떤 도전적인 과제를 주어진 3개월 안에 어떤 결과물을 창출할 것인가 강조한다.
사실 KPI기반의 사업계획 보다는 핵심과제 중심의 사업계획 작성이 보다 도전적이고, 객관적이며 명확하다. 전사 전략과 핵심과제와의 연계도 자연스럽고, 달성의 결과물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조직과 구성원의 이해가 쉽다. 그렇다고 KPI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KPI는 측정지표로서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개선의 포인트를 다음과 같은 4단계로 진행하면 어떨까?
첫째, 핵심 과제와 결과물 중심으로 전사–본부–팀 과제가 확정되면, 팀장이 팀원에게 과제 중심으로 목표를 설정해 주는 것이다.
둘째, 팀원은 부여 받은 목표와 본인이 생각한 목표를 중심으로 유지 과제, 개선 과제, 혁신 과제로 실행 과제를 구분한다. 각 과제에 대한 결과물을 도출하여 팀장과 협의하여 확정한다.
셋째, 실행 과제와 결과물 중심의 목표를 팀원들이 전체 모여 발표하고 공유한다.
넷째, 발표가 끝난 후 조정이 필요한 경우 조정하고, 팀장과 함께 확정 실행 과제에 대한 KPI를 설정한다.
조직장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사업계획 작성에 있어, 환경 분석, 방향 제시, 목표의 명확화,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전체를 고려해 성과를 창출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조직장이다. 결국 사업계획의 작성과 실행, 나아가 성과도 조직장의 역량 크기에 비례한다. 사업계획 작성에 앞서 전 조직장에 대한 사전 교육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는 우리가 제대로 일을 잘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지표로 목표와 성과를 이끄는 잣대다. 사실 현장에서는 HR이나 전략 부서의 구성원이 아니면 KPI에 대한 개념을 알지 못한다. KPI를 정하라고 하는데, KPI를 알지 못하니까 혼란스러워 한다. 평가자 교육을 하면서 목표 설정한 내용을 살피면, KPI가 어느 회사는 핵심과제이다. 회사마다 팀마다 KPI의 내용이나 수준이 다르다. KPI는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지향하는 목표, 실행 과제, 달성률 등이 조직별로 다양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목표를 수립하고, 이끌어야 할 조직장도 KPI에 대해 모르다 보니 명확하게 설명이나 지시를 하지 못한다.
많은 기업들이 목표는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목표에 의한 관리)방식을 활용한다. 회사의 목표가 수립되면, 본부 - 팀으로 목표가 연계돼 내려오고, 가장 마지막으로 팀원들의 목표가 수립돼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팀원들이 자신의 목표를 수립하고, 취합해 팀의 목표를 정하고, 팀들의 목표를 정리해 본부 목표를 설정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팀의 사업계획 목표인 KPI가 달성되면 본부 KPI의 목표가 달성된다는 보장이 없다. 많은 회사의 목표를 살펴보면 황당한 상황을 발견하게 된다. 회사-본부-팀으로 목표가 연계돼야 하는데 따로 놀고 있다. 영업본부 같은 곳은 매출과 영업이익 확대라는 큰 목표는 연계되는데, 결과물, 실행 계획, 산출 방식이 다른 경우가 있다.
비사업조직을 살펴보면 사업계획과 개인 목표의 연계성이 전혀 없는 곳도 있다.
올 한 해 성과관리로 최소 50여개 회사를 방문해 평가제도를 보고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의 처음은 목표 설정이었다. 당초 강의할 내용은 목표 설정의 시기와 내용이었으나, 방문 기업 대부분이 KPI 중심의 목표 설정인데, 참석한 조직장들이 KPI에 대한 관심과 개념의 이해가 떨어진다. 종이를 나눠주고 회사, 상사, 본인, 팀원의 KPI를 적으라고 하면 적는 사람이 없다. 가장 심각한 것은 영업 담당하는 조직장이 자신이 매출과 이익을 얼마 내야 하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낼 것인가에 대해 적지 못한다. 이들은 얻고자 하는 바와 성과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일하고 있다.
KPI중심의 목표 설정을 추진하는 회사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KPI에 대한 개념을 모르고 KPI를 정한다. 기존의 자료를 참조해 답습하는 형태다. 이들에게 내년에 해야할 중점 과제가 무엇이냐 물으면 다 알고 있다. 그 과제를 통해 어떤 결과를 어느 만큼 내야 하냐 물으면 대답한다. 하지만, KPI를 물으면 힘들어 한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목표는 철저하게 핵심과제, 결과물, KPI 순이 되어야 한다. KPI는 측정 지표다. 실행 과제와 결과물이 명확해야 KPI도 구체화할 수 있다. KPI를 강조하다 보니 앞 단의 핵심 과제와 결과물을 생각하지 않아 어렵다고 한다.
둘째, 목표 간 연계가 안 되어 있다. 전사 KPI와 현업의 팀과 개인의 KPI와의 연계가 되지 않는다. 실행 과제부터 연계돼야 하는데, KPI 중심이니 전사와 말단 조직과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부분 회사는 전사 핵심 과제 중심으로 목표를 설정한다. 하지만, 현장은 KPI다. 같아질 것을 기대하는 것이 잘못이다.
셋째, KPI에 대한 수준이나 방식의 차이이다. 어떤 지표를 사용하느냐 따라 성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1860년 영국은 중죄인에 대해 식민지인 호주로 배를 태워 보냈다. 이 때, 정부는 신속하게 일 처리를 마무리하기 위해 선주에게 배에 탄 죄인의 인원수만큼 대금을 지불했다. 호주로 가는 도중, 죄인의 60%가 사망했다. 이는 전국민의 불만을 야기했다. 이에 영국은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는 방안으로 살아서 호주에 내린 죄인에 대해 선주에게 몸값을 지불하기로 한다. 단 하나의 지표만 수정했는데, 사망자는 2%에 불과했다. KPI에 대한 전사 조직장과 구성원의 수준이나 방식이 다르므로 성과는 각양각색이 된다. 목표와 KPI에 대한 교육, 점검,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KPI는 중요하다. KPI를 정했다는 것은 하는 일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실행 과제와 결과물이다. 성과 관리의 툴인 OKR(Objective Key Results)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도전적인 실행 과제와 결과물이다. OKR에서 KPI를 강조하지 않는다. 어떤 도전적인 과제를 주어진 3개월 안에 어떤 결과물을 창출할 것인가 강조한다.
사실 KPI기반의 사업계획 보다는 핵심과제 중심의 사업계획 작성이 보다 도전적이고, 객관적이며 명확하다. 전사 전략과 핵심과제와의 연계도 자연스럽고, 달성의 결과물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조직과 구성원의 이해가 쉽다. 그렇다고 KPI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KPI는 측정지표로서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개선의 포인트를 다음과 같은 4단계로 진행하면 어떨까?
첫째, 핵심 과제와 결과물 중심으로 전사–본부–팀 과제가 확정되면, 팀장이 팀원에게 과제 중심으로 목표를 설정해 주는 것이다.
둘째, 팀원은 부여 받은 목표와 본인이 생각한 목표를 중심으로 유지 과제, 개선 과제, 혁신 과제로 실행 과제를 구분한다. 각 과제에 대한 결과물을 도출하여 팀장과 협의하여 확정한다.
셋째, 실행 과제와 결과물 중심의 목표를 팀원들이 전체 모여 발표하고 공유한다.
넷째, 발표가 끝난 후 조정이 필요한 경우 조정하고, 팀장과 함께 확정 실행 과제에 대한 KPI를 설정한다.
조직장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사업계획 작성에 있어, 환경 분석, 방향 제시, 목표의 명확화,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전체를 고려해 성과를 창출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조직장이다. 결국 사업계획의 작성과 실행, 나아가 성과도 조직장의 역량 크기에 비례한다. 사업계획 작성에 앞서 전 조직장에 대한 사전 교육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