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박항서 감독이 기업 경영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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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컵 대회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우승을 했다. 필자도 최종 경기인 결승 2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를 TV 중계로 보았다. 경기 중계 시청률이 전국 평균 18%로 동시간대 최고였다고 하니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다. 이는 지난 11월에 있었던 한국 축구 대표팀과 호주의 평가전 10.8%보다 높은 시청률이다.
왜 베트남 축구경기에 우리의 관심이 높았을까? 그 중심에는 무엇보다 박항서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누구인가? 언론 기사를 보면 그는 선수 시절부터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가대표로는 1경기 출전이 전부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거둔 히딩크 감독 시절 수석 코치로서 함께 활동했던 기억은 우리에게 깊이 남아 있다. 그 후 부산 아시안 게임 감독으로서 동메달에 그쳤다. 이어서 경남, 전남, 상무 등 K리그 사령탑을 맡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베트남 현지 매체들이 ‘마법을 부리는 위대한 전략가’ ‘신화의 창조자’ 칭호를 붙여 주었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 박항서 감독이 만약 기업 CEO라면 어떻게 기업을 경영했을까? 기업 경영에 주는 시사점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회사로 비유하면 자사에 맞는 기업의 조직문화 정립, 기업 환경과 구성원에 적합한 경영전략 수립 그리고 구성원과 격의 없는 수평적 의사소통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탁월한 신뢰 리더십이 두드러진다.
첫째, 자사에 맞는 기업문화 정립이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감독으로 진출하면서 베트남의 풍토를 잘 알고 있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다. 그는 작년 10월 베트남 축구협회 위르겐 게데(독일인) 기술 위원장으로 부터 감독 선임을 받았다. 게데 위원장이 박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고 한다. 월드컵 등 국제경험, K리그 등 프로축구 감독 경험 그리고 <새로운 축구>에 대한 열망이 그것이다. 그런데 선임 당시 베트남 현지인 반응은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영국 등 유럽 감독을 갈망했는데 실망했다. 한국 축구 철학이 베트남에 맞다고 생각하나? 베트남 축구협회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당시 명백한 지도자 인생 하향곡선이라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 박 감독은 “나도 베트남 선수처럼 키가 작다” 공감을 유도하면서 베트남식 <새로운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것은 패배의식에 젖은 베트남 선수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고 새로운 베트남식 축구 문화로 나타난 것이다. 자사에 맞는 문화가 바로 경쟁력이다.
둘째, 적합한 경영전략 수립이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전략을 짰다. 우선 박 감독은 “아침에 쌀국수? 이제 그만!” 이야기처럼 식단을 바꾸었다. 그는 “먹는 것이 훈련만큼 중요하다.”라고 하면서 탄수화물 위주의 부실한 식단을 매끼 식사마다 스테이크가가 포함된 고단백 메뉴로 바꾸었다. 결과적으로 향상된 식단은 선수들의 체력과 근력의 증가를 가져왔고 자신감도 심어주었다. 또한 그는 “포백 전술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고 하면서 수비수부터 공격 전개를 펼치는 베트남식 <3-4-3 포메이션> 을 구축해 성과를 이루어 냈다. 또한 1차전 쉬게 했던 선수가 최종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탁월한 용병술도 보였다.
셋째, 신뢰 리더십이다.
그는 원래 스킨십이 많은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선수들은 이런 행동을 편하게 받아들였다. 격의 없는 의사소통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갔고 이것이 진정성 있는 신뢰감을 주었다. 선수들의 발을 마사지해 주는 모습 등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를 <파파 리더십>이라 불렀다. 우승 이후 기자회견장에 선수들이 들어와서 소동을 피울 때 그가 일부 선수의 목을 안아주는 모습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훈련과정에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워 선수들이 무조건 따르도록 했다. 예를 들면 식사시간과 이동시간 핸드폰 사용금지이다. 후반 체력 저하로 실점이 많은 것을 보고 훈련시간을 30분 늘렸다. 한편, 그는 훈련시간을 조정하면서 베트남의 낮잠시간을 보장해 주었다. 그리고 유교 문화권인 베트남에서 ‘대표팀도 가족’이라면서 선수들 간의 유대감과 팀워크를 강조하였다.
응우엔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우승 후 “박항서 정신을 국내 기업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성공모델로 삼아야 한다” 고 말하면서 성공하는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베트남 국영 TV는 박 감독 <올해의 최고의 인물>로 선정했다. 그는 우승 축하금 10만 불을 베트남 축구 발전과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쾌척했다. 아무나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면서 “나는 영웅이 아니다. 평범한 축구 지도자이고 그렇게 살고 싶다.”라고 했다. 이와 같이 우리 주변에 기업 경영에 대한 교훈을 주는 사례가 너무 많다. 그러나 늘 성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 위기가 올지 모른다. 강팀을 만날 수도 있고 내부 운영상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박 감독은 그것을 알고 있다. 곧바로 아시안 컵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지속 발전했으면 한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왜 베트남 축구경기에 우리의 관심이 높았을까? 그 중심에는 무엇보다 박항서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누구인가? 언론 기사를 보면 그는 선수 시절부터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국가대표로는 1경기 출전이 전부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거둔 히딩크 감독 시절 수석 코치로서 함께 활동했던 기억은 우리에게 깊이 남아 있다. 그 후 부산 아시안 게임 감독으로서 동메달에 그쳤다. 이어서 경남, 전남, 상무 등 K리그 사령탑을 맡았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베트남 현지 매체들이 ‘마법을 부리는 위대한 전략가’ ‘신화의 창조자’ 칭호를 붙여 주었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 박항서 감독이 만약 기업 CEO라면 어떻게 기업을 경영했을까? 기업 경영에 주는 시사점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회사로 비유하면 자사에 맞는 기업의 조직문화 정립, 기업 환경과 구성원에 적합한 경영전략 수립 그리고 구성원과 격의 없는 수평적 의사소통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탁월한 신뢰 리더십이 두드러진다.
첫째, 자사에 맞는 기업문화 정립이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감독으로 진출하면서 베트남의 풍토를 잘 알고 있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다. 그는 작년 10월 베트남 축구협회 위르겐 게데(독일인) 기술 위원장으로 부터 감독 선임을 받았다. 게데 위원장이 박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고 한다. 월드컵 등 국제경험, K리그 등 프로축구 감독 경험 그리고 <새로운 축구>에 대한 열망이 그것이다. 그런데 선임 당시 베트남 현지인 반응은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영국 등 유럽 감독을 갈망했는데 실망했다. 한국 축구 철학이 베트남에 맞다고 생각하나? 베트남 축구협회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박 감독은 당시 명백한 지도자 인생 하향곡선이라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 박 감독은 “나도 베트남 선수처럼 키가 작다” 공감을 유도하면서 베트남식 <새로운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것은 패배의식에 젖은 베트남 선수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고 새로운 베트남식 축구 문화로 나타난 것이다. 자사에 맞는 문화가 바로 경쟁력이다.
둘째, 적합한 경영전략 수립이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전략을 짰다. 우선 박 감독은 “아침에 쌀국수? 이제 그만!” 이야기처럼 식단을 바꾸었다. 그는 “먹는 것이 훈련만큼 중요하다.”라고 하면서 탄수화물 위주의 부실한 식단을 매끼 식사마다 스테이크가가 포함된 고단백 메뉴로 바꾸었다. 결과적으로 향상된 식단은 선수들의 체력과 근력의 증가를 가져왔고 자신감도 심어주었다. 또한 그는 “포백 전술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고 하면서 수비수부터 공격 전개를 펼치는 베트남식 <3-4-3 포메이션> 을 구축해 성과를 이루어 냈다. 또한 1차전 쉬게 했던 선수가 최종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탁월한 용병술도 보였다.
셋째, 신뢰 리더십이다.
그는 원래 스킨십이 많은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선수들은 이런 행동을 편하게 받아들였다. 격의 없는 의사소통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갔고 이것이 진정성 있는 신뢰감을 주었다. 선수들의 발을 마사지해 주는 모습 등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를 <파파 리더십>이라 불렀다. 우승 이후 기자회견장에 선수들이 들어와서 소동을 피울 때 그가 일부 선수의 목을 안아주는 모습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훈련과정에서 몇 가지 원칙을 세워 선수들이 무조건 따르도록 했다. 예를 들면 식사시간과 이동시간 핸드폰 사용금지이다. 후반 체력 저하로 실점이 많은 것을 보고 훈련시간을 30분 늘렸다. 한편, 그는 훈련시간을 조정하면서 베트남의 낮잠시간을 보장해 주었다. 그리고 유교 문화권인 베트남에서 ‘대표팀도 가족’이라면서 선수들 간의 유대감과 팀워크를 강조하였다.
응우엔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우승 후 “박항서 정신을 국내 기업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성공모델로 삼아야 한다” 고 말하면서 성공하는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베트남 국영 TV는 박 감독 <올해의 최고의 인물>로 선정했다. 그는 우승 축하금 10만 불을 베트남 축구 발전과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쾌척했다. 아무나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면서 “나는 영웅이 아니다. 평범한 축구 지도자이고 그렇게 살고 싶다.”라고 했다. 이와 같이 우리 주변에 기업 경영에 대한 교훈을 주는 사례가 너무 많다. 그러나 늘 성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 위기가 올지 모른다. 강팀을 만날 수도 있고 내부 운영상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박 감독은 그것을 알고 있다. 곧바로 아시안 컵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지속 발전했으면 한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