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인생의 행운(Best thing)은 당신을 믿어주는(Trust) 사람을 만난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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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타이타닉호의 침몰: 건조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크고(길이 269m, 폭은 27.7m, 46,328t의 높이 20층으로 증기기관 하나가 3층 가옥 크기) 혁신적인 기술(이중 바닥과 16개의 방수격실, 특정 수위가 되면 자동으로 닫히는 문)로 절대 가라앉지 않는 초호화 여객선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명 ‘불침선’이라 불리던 타이타닉호. 1912년 4월 10일 타이타닉호는 영국의 ‘사우스햄프턴’에서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과 2,200명의 승선자를 태우고 프랑스의 쉘부르와 아일랜드의 퀸스타운을 거쳐 미국의 뉴욕항으로 가다가 4월 14일 밤 11시 40분, 북대서양의 뉴펀들랜드로부터 남서쪽으로 640Km 떨어진 바다에서 빙산에 충돌해 2시간 40분 만에 침몰하게 된다. 이 사고로 1,513명이 희생되고 생존자는 불과 711명(영국 상무성 집계)뿐이었다. 전설 속에서만 살아있던 타이타닉호는 1985년 내셔널지오그래픽 해양 탐험가 밥 글라드 박사에 의해 최초 발견되었는데 심해 4천 미터 아래에 선체가 두 동강 나 있었고 각 선체는 600m 떨어져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이 넘은 타이타닉호의 비극에서도 “일등석과 삼등석의 차별은 전면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숨은그림처럼 뒷면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지속해서 일어나는 거대 재난 사고는 인간의 오만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대부분임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영화 < 타이타닉>의 주인공 잭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은 도박에서 딴 티켓으로 당신을 만난 거야!”라고 했듯이, 당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욕심과 욕망 대신 서로 베풀며 사랑하는 마음을 싣고 함께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영화 줄거리 요약>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작품, 감독, 주제가, 음악, 음향, 음향효과, 의상, 미술, 촬영, 편집, 시각효과상)에서 수상한 영화< 타이타닉/Titanic, 1997>은, 타이타닉 호와 같이 가라앉아 있는 보물들을 발굴하려던 해양과학자들이 배에서 보석 달린 목걸이(루이 16세의 왕관에 있던 블루 다이아몬드 “대양의 눈물”)를 하고 있는 여인의 그림(로즈의 누드 크로키)을 발견한다. 그리고 곧 이 그림 속 주인공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며 나타난 ‘로즈 할머니’를 타이타닉호 침몰 참사에서 살아남은 목격자로 참여시키는 내용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1912년 4월 경제적으로 몰락한 귀족 가문의 딸인 ‘로즈 드윗 부카더(케이트 윈슬렛 분)’는 어머니의 강요로 약혼자인 ’칼 헉클리(빌리 제인 분)’와 같이 뉴욕 행 타이타닉에 동승하게 된다. 상류사회의 엄격한 규율과 예절의 요구에 숨 막히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자신의 신세에 절망한 로즈는 갑판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배가 출발하기 전 도박으로 삼등석의 행운을 얻어 배에 탔던 떠돌이 화가인 ‘잭 도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이 이를 발견해 특유의 재치와 말재주로 가까스로 그녀를 설득해 낸다. 이후 성격이 자유분방한 잭에게 호감을 느낀 로즈는 자신의 내면에 있던 개방적이면서도 용감한 본성을 일깨운다. 결혼 예물로 받은 목걸이만을 걸친 자신의 누드 크로키를 부탁하게 된 로즈는 결국 잭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를 눈치챈 약혼자 칼은 불타는 복수심으로 두 사람을 추격하게 된다.
하지만 더 큰 불행이 타이타닉호를 향해 오고 있었고, 직관력이 뛰어났던 로즈는 이를 느끼고, 선원에게 “봄이라 녹은 빙산이 돌아다니는데도 배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구조장비도 너무 적어서 사고 위험이 있다.”라고 말해주지만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만든 이 거대한 배는 안전할 것이라고 무시한다. 그러나 4월 14일 밤, 로즈의 직감대로 빙하 충돌사고로 물이 차올라 배가 침몰하게 되고 선원들은 여자와 어린이를 먼저 배에 태우는 약자 우선의 구조활동을 시작하지만, 구조장비가 부족해서 다 싣지는 못한다.
천신만고 끝에 칼의 추격을 따돌리고 배에서 탈출하지만 결국 구명정에 타지 못한 두 사람은 작은 나무 조각에 몸을 의지하고 빙하의 바닷가에서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한다.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도 잭은 로즈만은 살리기 위해 자신은 바닷속에 몸을 담그고, 나뭇조각에는 로즈만을 태우고 “나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은 도박에서 딴 티켓으로 당신을 만난 것:Winning that ticket was the best thing that ever happened to me)”이 라며 삶에 대한 용기를 주고 마침내 자신은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잭의 격려 덕분에 안간힘을 다해 버티던 로즈는 지나가던 구명정에 호루라기를 불어 극적으로 구조된다. 할머니 로즈의 엄청난 비극적 이야기를 듣고 해양 과학자들은 당시 그 배에 인간이 타고 있었다는 것과 많은 사람이 희생된 것을 잊고 물질에만 집착했던 자신들을 반성하며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보물찾기를 포기한다. < 관전 포인트>
A. 잭 도슨은 어떻게 배에 오르게 되었나?
무일푼 화가 잭은 타이타닉이 정박한 영국의 사우스햄프턴 항구 근처의 카페에서 도박하다 운 좋게 삼등석 티켓을 얻어낸다. 그리고 곧바로 절친 파브리지오와 배에 타게 된다. 잭은 우연히 배에서 자살을 기도하던 로즈를 구해주게 되고 결국 그녀와 신분을 초월한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타이타닉의 침몰로 물 속에서 얼어 죽는다. 하지만 그는 무미건조하기만 하던 로즈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영원한 연인으로 그녀의 가슴속에 살아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제작사가 ‘잭 도슨’역에 ‘매튜 매커너희< 인터스텔라 주연>’를 추천했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고집했다. 덕분에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로 슈퍼스타로 거듭나게 되었고, 전에 개봉된 <로미오와 줄리엣, 1996>도 다시 흥행에 성공하게 되었다.]
B. 잭이 로즈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한 행동은?
자살을 기도할 만큼 인생에 회의적이었던 로즈를 갑판으로 불러내서 “나를 믿나요? 그럼 눈을 감고 손을 놓아보세요.”라며 자신이 그녀를 뒤에서 안고 갑판 앞에 올려주자, 로즈는 “내가 날고 있어요. 잭”이라며 석양빛을 받으며 새처럼 두 팔을 벌려 바닷바람을 맞아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간다. 결국 자신에게 용기를 준 잭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또한 자신의 약혼자가 준 목걸이만을 목에 건채 자신의 누드화를 그리게 함으로써 두 사람은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C. 타이타닉호가 침몰 후 세계 최대 해난사고로 기록된 이유는?
타이타닉의 소유주 ‘부루스 이스메이’는 타이타닉이 좀 더 화제몰이를 하려면 무조건 빠르게 도착해야 한다며 신문 1면을 장식하기 위해 더 빨리 항해하라고 선장과 배 제작자인 토마스 앤드류를 압박한다. 결국 빠른 속도에 배는 빙산을 피하지 못하고 충돌하여 침몰했으며, 승객 2,200중 1,513명만이 생존하고 711명이 희생되었다. 또한 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충분한 구명보트를 갖추지 않았고, 모두 16척의 구명보트와 4척의 접는 보트가 있었지만, 승객의 절반밖에 탈 수 없었다. 게다가 구명정마다 정원인 70명의 1/3도 채우지 않고 보트를 출발시키는 바람에 더 많은 사람이 구조되지 못했다. 마침 10마일쯤 떨어진 곳에 캘리포니아호가 운항하고 있었지만 이 배는 무선통신을 꺼놓고 있었기에 타이타닉에서 보낸 구조 신호를 듣지 못했다. 사망자 상당수는 최저 요금 객실에 있던 승객들이었으며, 이들에게는 갑판 아래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로즈는 구명정에 옮겨 타게 되나, 사랑하는 잭을 두고 갈 수 없어 다시 타이타닉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사랑의 감동을 보여준다. [여성 승객 기준 생존율: 일등실(97%), 이등실(84%), 3등실(55%)]
D. 구조된 로즈의 약혼자 칼과 로즈는 어떻게 되나?
신사도가 부족했던 칼은 배가 침몰하면서 아이와 부녀자들을 먼저 배에 태우자, 배에 버려져 있던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속이고 구명정에 타고 뉴욕으로 살아 돌아간다. 한편 로즈는 생존자 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로즈 도슨’이라고 잭의 부인처럼 올려 칼은 그녀를 찾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 하지만 칼은 1929년 미국의 대공황기 주식의 폭락으로 권총 자살을 하게 된다. 로즈는 그녀 방의 사진으로 미루어, 아름다운 처녀로 자란 손녀와 귀여운 강아지, 예쁜 금붕어, 곱고 아름답던 젊은 시절에 찍은 비행기, 말 탄 흑백사진들과 외롭게 살고 있었지만, 잭이 죽으면서 로즈에게 ”잘 들어요, 로즈 당신은 꼭 살아야 해요. 여기서 살아남아서 아이도 많이 낳아서 아이들이 자라는 것도 보고 할머니가 된 다음에 편하게 침대에서 최후를 맞이해야죠. 여긴 아니에요. 오늘 밤은 아니에요. 여기서 죽지 말아요. 알아들었어요?” 라고 당부한 대로, 비록 침몰 당시 사랑하는 잭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그곳에 같이 머무를 수도 없었기에(Unable to stay, unwilling to leave) 잭을 타이타닉이 잠든 대서양에 남겨둔 채 필사적으로 살아왔다. 80년이 지난 지금 잭과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는 타이타닉으로 돌아와서 그와의 기억을 간직한 보석을 바다에 던지고 “지금껏 포기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선택하는 삶을 가꾸어 왔던 자신도 도슨이 기다리는 세계로 떠나게 된다.
E. 타이타닉에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들은?
@에드워드 존 스미스: 타이타닉호의 선장이며 침몰 때 승객을 돕다가 선실에 들어가서 조용히 최후를 맞이함. @토머스 앤드루스: 타이타닉호의 설계자로 ‘튼튼한 배를 만들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배에서 죽음. @마거릿 브라운: 남편이 금광을 발견하여 부자가 되어 타이타닉에 탑승하게 됨. 구명정을 돌려 생존자를 구하자고 주장한 여인 @윌리스 하틀리: 4명의 현악 4중주 악단과 함께 침몰하는 순간까지도 찬송가를 연주하여 승객들에게 용기를 준 바이올리니스트, 시신수습과정에서 바이올린 가방을 목에 걸고 있어 부력으로 시신이 수면위로 올라왔다고 함. @이시도어 스트라우스와 아이다 스트라우스 부부: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 백화점을 소유했고 결혼 41주년을 맞아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사고를 만남. 일등석 승객이라 구명정에 탈 수 있는 자리가 있었음에도 아이들과 부녀자를 대신 태우게 하고 본인들은 최후의 순간을 맞이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보여준 부부. < 에필로그>
영화< 타이타닉>에서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여 얼어붙은 바닷속에서도 서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연인들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1912년 이후 10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해양사고의 희생자를 보면서 인간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인재를 극복하기 위해 특단의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차가운 대서양 바닷속에서 얼어 죽어가던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아기도 낳고 열심히 살다가 편하게 침대에서 가라”라고 하던 대사와 함께 ‘셀린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 노래가 언제까지나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타이타닉호의 침몰: 건조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크고(길이 269m, 폭은 27.7m, 46,328t의 높이 20층으로 증기기관 하나가 3층 가옥 크기) 혁신적인 기술(이중 바닥과 16개의 방수격실, 특정 수위가 되면 자동으로 닫히는 문)로 절대 가라앉지 않는 초호화 여객선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명 ‘불침선’이라 불리던 타이타닉호. 1912년 4월 10일 타이타닉호는 영국의 ‘사우스햄프턴’에서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과 2,200명의 승선자를 태우고 프랑스의 쉘부르와 아일랜드의 퀸스타운을 거쳐 미국의 뉴욕항으로 가다가 4월 14일 밤 11시 40분, 북대서양의 뉴펀들랜드로부터 남서쪽으로 640Km 떨어진 바다에서 빙산에 충돌해 2시간 40분 만에 침몰하게 된다. 이 사고로 1,513명이 희생되고 생존자는 불과 711명(영국 상무성 집계)뿐이었다. 전설 속에서만 살아있던 타이타닉호는 1985년 내셔널지오그래픽 해양 탐험가 밥 글라드 박사에 의해 최초 발견되었는데 심해 4천 미터 아래에 선체가 두 동강 나 있었고 각 선체는 600m 떨어져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이 넘은 타이타닉호의 비극에서도 “일등석과 삼등석의 차별은 전면에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숨은그림처럼 뒷면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지속해서 일어나는 거대 재난 사고는 인간의 오만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대부분임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영화 < 타이타닉>의 주인공 잭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은 도박에서 딴 티켓으로 당신을 만난 거야!”라고 했듯이, 당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욕심과 욕망 대신 서로 베풀며 사랑하는 마음을 싣고 함께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영화 줄거리 요약>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작품, 감독, 주제가, 음악, 음향, 음향효과, 의상, 미술, 촬영, 편집, 시각효과상)에서 수상한 영화< 타이타닉/Titanic, 1997>은, 타이타닉 호와 같이 가라앉아 있는 보물들을 발굴하려던 해양과학자들이 배에서 보석 달린 목걸이(루이 16세의 왕관에 있던 블루 다이아몬드 “대양의 눈물”)를 하고 있는 여인의 그림(로즈의 누드 크로키)을 발견한다. 그리고 곧 이 그림 속 주인공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며 나타난 ‘로즈 할머니’를 타이타닉호 침몰 참사에서 살아남은 목격자로 참여시키는 내용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1912년 4월 경제적으로 몰락한 귀족 가문의 딸인 ‘로즈 드윗 부카더(케이트 윈슬렛 분)’는 어머니의 강요로 약혼자인 ’칼 헉클리(빌리 제인 분)’와 같이 뉴욕 행 타이타닉에 동승하게 된다. 상류사회의 엄격한 규율과 예절의 요구에 숨 막히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자신의 신세에 절망한 로즈는 갑판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배가 출발하기 전 도박으로 삼등석의 행운을 얻어 배에 탔던 떠돌이 화가인 ‘잭 도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이 이를 발견해 특유의 재치와 말재주로 가까스로 그녀를 설득해 낸다. 이후 성격이 자유분방한 잭에게 호감을 느낀 로즈는 자신의 내면에 있던 개방적이면서도 용감한 본성을 일깨운다. 결혼 예물로 받은 목걸이만을 걸친 자신의 누드 크로키를 부탁하게 된 로즈는 결국 잭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를 눈치챈 약혼자 칼은 불타는 복수심으로 두 사람을 추격하게 된다.
하지만 더 큰 불행이 타이타닉호를 향해 오고 있었고, 직관력이 뛰어났던 로즈는 이를 느끼고, 선원에게 “봄이라 녹은 빙산이 돌아다니는데도 배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구조장비도 너무 적어서 사고 위험이 있다.”라고 말해주지만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만든 이 거대한 배는 안전할 것이라고 무시한다. 그러나 4월 14일 밤, 로즈의 직감대로 빙하 충돌사고로 물이 차올라 배가 침몰하게 되고 선원들은 여자와 어린이를 먼저 배에 태우는 약자 우선의 구조활동을 시작하지만, 구조장비가 부족해서 다 싣지는 못한다.
천신만고 끝에 칼의 추격을 따돌리고 배에서 탈출하지만 결국 구명정에 타지 못한 두 사람은 작은 나무 조각에 몸을 의지하고 빙하의 바닷가에서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한다.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도 잭은 로즈만은 살리기 위해 자신은 바닷속에 몸을 담그고, 나뭇조각에는 로즈만을 태우고 “나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은 도박에서 딴 티켓으로 당신을 만난 것:Winning that ticket was the best thing that ever happened to me)”이 라며 삶에 대한 용기를 주고 마침내 자신은 바닷속으로 사라진다.
잭의 격려 덕분에 안간힘을 다해 버티던 로즈는 지나가던 구명정에 호루라기를 불어 극적으로 구조된다. 할머니 로즈의 엄청난 비극적 이야기를 듣고 해양 과학자들은 당시 그 배에 인간이 타고 있었다는 것과 많은 사람이 희생된 것을 잊고 물질에만 집착했던 자신들을 반성하며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보물찾기를 포기한다. < 관전 포인트>
A. 잭 도슨은 어떻게 배에 오르게 되었나?
무일푼 화가 잭은 타이타닉이 정박한 영국의 사우스햄프턴 항구 근처의 카페에서 도박하다 운 좋게 삼등석 티켓을 얻어낸다. 그리고 곧바로 절친 파브리지오와 배에 타게 된다. 잭은 우연히 배에서 자살을 기도하던 로즈를 구해주게 되고 결국 그녀와 신분을 초월한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타이타닉의 침몰로 물 속에서 얼어 죽는다. 하지만 그는 무미건조하기만 하던 로즈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영원한 연인으로 그녀의 가슴속에 살아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제작사가 ‘잭 도슨’역에 ‘매튜 매커너희< 인터스텔라 주연>’를 추천했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고집했다. 덕분에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로 슈퍼스타로 거듭나게 되었고, 전에 개봉된 <로미오와 줄리엣, 1996>도 다시 흥행에 성공하게 되었다.]
B. 잭이 로즈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한 행동은?
자살을 기도할 만큼 인생에 회의적이었던 로즈를 갑판으로 불러내서 “나를 믿나요? 그럼 눈을 감고 손을 놓아보세요.”라며 자신이 그녀를 뒤에서 안고 갑판 앞에 올려주자, 로즈는 “내가 날고 있어요. 잭”이라며 석양빛을 받으며 새처럼 두 팔을 벌려 바닷바람을 맞아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간다. 결국 자신에게 용기를 준 잭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또한 자신의 약혼자가 준 목걸이만을 목에 건채 자신의 누드화를 그리게 함으로써 두 사람은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C. 타이타닉호가 침몰 후 세계 최대 해난사고로 기록된 이유는?
타이타닉의 소유주 ‘부루스 이스메이’는 타이타닉이 좀 더 화제몰이를 하려면 무조건 빠르게 도착해야 한다며 신문 1면을 장식하기 위해 더 빨리 항해하라고 선장과 배 제작자인 토마스 앤드류를 압박한다. 결국 빠른 속도에 배는 빙산을 피하지 못하고 충돌하여 침몰했으며, 승객 2,200중 1,513명만이 생존하고 711명이 희생되었다. 또한 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충분한 구명보트를 갖추지 않았고, 모두 16척의 구명보트와 4척의 접는 보트가 있었지만, 승객의 절반밖에 탈 수 없었다. 게다가 구명정마다 정원인 70명의 1/3도 채우지 않고 보트를 출발시키는 바람에 더 많은 사람이 구조되지 못했다. 마침 10마일쯤 떨어진 곳에 캘리포니아호가 운항하고 있었지만 이 배는 무선통신을 꺼놓고 있었기에 타이타닉에서 보낸 구조 신호를 듣지 못했다. 사망자 상당수는 최저 요금 객실에 있던 승객들이었으며, 이들에게는 갑판 아래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로즈는 구명정에 옮겨 타게 되나, 사랑하는 잭을 두고 갈 수 없어 다시 타이타닉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사랑의 감동을 보여준다. [여성 승객 기준 생존율: 일등실(97%), 이등실(84%), 3등실(55%)]
D. 구조된 로즈의 약혼자 칼과 로즈는 어떻게 되나?
신사도가 부족했던 칼은 배가 침몰하면서 아이와 부녀자들을 먼저 배에 태우자, 배에 버려져 있던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속이고 구명정에 타고 뉴욕으로 살아 돌아간다. 한편 로즈는 생존자 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로즈 도슨’이라고 잭의 부인처럼 올려 칼은 그녀를 찾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 하지만 칼은 1929년 미국의 대공황기 주식의 폭락으로 권총 자살을 하게 된다. 로즈는 그녀 방의 사진으로 미루어, 아름다운 처녀로 자란 손녀와 귀여운 강아지, 예쁜 금붕어, 곱고 아름답던 젊은 시절에 찍은 비행기, 말 탄 흑백사진들과 외롭게 살고 있었지만, 잭이 죽으면서 로즈에게 ”잘 들어요, 로즈 당신은 꼭 살아야 해요. 여기서 살아남아서 아이도 많이 낳아서 아이들이 자라는 것도 보고 할머니가 된 다음에 편하게 침대에서 최후를 맞이해야죠. 여긴 아니에요. 오늘 밤은 아니에요. 여기서 죽지 말아요. 알아들었어요?” 라고 당부한 대로, 비록 침몰 당시 사랑하는 잭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그곳에 같이 머무를 수도 없었기에(Unable to stay, unwilling to leave) 잭을 타이타닉이 잠든 대서양에 남겨둔 채 필사적으로 살아왔다. 80년이 지난 지금 잭과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는 타이타닉으로 돌아와서 그와의 기억을 간직한 보석을 바다에 던지고 “지금껏 포기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선택하는 삶을 가꾸어 왔던 자신도 도슨이 기다리는 세계로 떠나게 된다.
E. 타이타닉에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들은?
@에드워드 존 스미스: 타이타닉호의 선장이며 침몰 때 승객을 돕다가 선실에 들어가서 조용히 최후를 맞이함. @토머스 앤드루스: 타이타닉호의 설계자로 ‘튼튼한 배를 만들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배에서 죽음. @마거릿 브라운: 남편이 금광을 발견하여 부자가 되어 타이타닉에 탑승하게 됨. 구명정을 돌려 생존자를 구하자고 주장한 여인 @윌리스 하틀리: 4명의 현악 4중주 악단과 함께 침몰하는 순간까지도 찬송가를 연주하여 승객들에게 용기를 준 바이올리니스트, 시신수습과정에서 바이올린 가방을 목에 걸고 있어 부력으로 시신이 수면위로 올라왔다고 함. @이시도어 스트라우스와 아이다 스트라우스 부부: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 백화점을 소유했고 결혼 41주년을 맞아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사고를 만남. 일등석 승객이라 구명정에 탈 수 있는 자리가 있었음에도 아이들과 부녀자를 대신 태우게 하고 본인들은 최후의 순간을 맞이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보여준 부부. < 에필로그>
영화< 타이타닉>에서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여 얼어붙은 바닷속에서도 서로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연인들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1912년 이후 10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계속 발생하고 있는 해양사고의 희생자를 보면서 인간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인재를 극복하기 위해 특단의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차가운 대서양 바닷속에서 얼어 죽어가던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아기도 낳고 열심히 살다가 편하게 침대에서 가라”라고 하던 대사와 함께 ‘셀린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 노래가 언제까지나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을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