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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위
    강성위
    The Lif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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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현대시, 한시로 만나다
    자는 백안(伯安), 호는 태헌(太獻)이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연구박사, 서울대학교 중국어문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안동대학교 퇴계학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조그마한 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저술 활동을 하며 한시(漢詩) 창작과 번역을 지도하는 한편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출강하여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30여 권의 저서와 역서가 있으며, 창작 한시집으로 ≪술다리[酒橋]≫ 등이 있다.
    • 만남, 정채봉

      만남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생선과 같은 만남입니다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꽃송이 같은 만남입니다피어있을 때는 환호하다가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참한 만남은건전지와 같은 만남입니다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힘이 닳아 없어질 때에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지우개 같은 만남입니다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손수건과 같은 만남입니다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 [태헌의 한역]相會(상회) 最誤相會如生鮮(최오상회여생선)逢頻魚腥亦多傳(봉빈어성역다전)最戒相會如花房(최계상회여화방)開則歡呼枯則攘(개즉환호고즉양)最慘相會如電池(최참상회여전지)有力帶持無力遺(유력대지무력유)最虛相會如擦子(최허상회여찰자)今方對面瞬息止(금방대면순식지)最美相會與巾比(최미상회여건비)勞時拭汗悲時淚(노시식한비시루) [주석]* 相會(상회) : 서로 만나 봄, 만남.最誤(최오) : 가장 잘못되다, 가장 그릇되다. / 如(여) : ~과 같다. / 生鮮(생선) : 생선.逢頻(봉빈) : 만남이 잦다, 자주 만나다. / 魚腥(어성) : 물고기 비린내, 비린내. / 亦(역) : 또한, 역시. / 多傳(다전) : 많이 전해지다. 원시의 “비린내가 묻어”라는 표현을 역자가 나름대로 한역한 표현이다.最戒(최계) : 가장 경계해야 하다, 가장 조심해야 하다. / 花房(화방) : 꽃송이.開(개) : (꽃이) 피다. / 則(즉) : ~을 하면. / 歡呼(환호) : 환호하다. / 枯(고) : 시들다. / 攘(양) : 물리치다, 던져 버리다.最慘(최참) ; 가장 참혹하다, 가장 비참하다. / 電池(전지) : 건전지, 배터리(Battery).有力(유력) : 힘

      2021-08-03 10:00
    • 지렁이의 일생, 한상순

      지렁이의 일생한상순한평생감자밭에서고추밭에서 좋은 땅 일구느라수고한 지렁이 죽어서도 선뜻선행의 끈 놓지 못합니다. 이제 막 숨을 거둔지렁이 한 마리 밭고랑 너머개미네 집으로 실려 갑니다. [태헌의 한역]地龍一生(지룡일생) 土豆田辣椒園(토두전랄초원)盡平生歸本元(진평생귀본원)身墾美地多辛苦(신간미지다신고)死亦不釋善行絛(사역불석선행조)今方絶氣一地龍(금방절기일지룡)見載越壟向蟻巢(견재월롱향의소) [주석]* 地龍(지룡) : 지렁이. 지렁이를 ‘디룡이’, ‘지룡이’, ‘지릉이’ 등으로 부른 것으로 보아 지렁이라는 말이, 지렁이를 뜻하는 한자어인 이 ‘地龍’에서 왔을 개연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 一生(일생) : 일생, 생애.土豆田(토두전) : 감자밭. / 辣椒園(날초원) : 고추밭.盡平生(진평생) : 평생을 다하다, 일생을 다하다. / 歸本元(귀본원) : 본원으로 돌아가다, 죽다.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身(신) : 몸, 자신. / 墾(간) : ~을 개간하다, ~을 일구다. / 美地(미지) : 아름다운 땅, 좋은 땅. / 多辛苦(다신고) : 많은 수고, 수고가 많다. ‘辛苦’는 본래 ‘맵고 쓰다’는 말인데, 여기서 고생, 수고라는 뜻이 나왔다.사(死) : 죽다. / 亦(역) : 또한, 역시. / 不釋(불석) : ~을 놓지 않다. / 善行絛(선행조) : 선행의 끈.今方(금방) : 금방, 이제. / 絶氣(절기) : 숨이 끊어지다, 숨을 거두다. / 一(일) : 하나, 한 마리.見載(견재) : ~에 실리다. ‘싣다’의 피동형이다. 여기에 쓰인 ‘見’은 피동을 유도하는 일종의 조동사이다. / 越壟(월롱) : 밭고랑을 넘다. / 向(향) : ~로 향하다

      2021-07-27 10:00
    • 산은 책이다, 이생진

      <사진 제공 : 노용복님> 산은 책이다 이생진 산은 뜻 깊은 책이다책장을 넘기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수려한 문장구름을 읽다가 바위 곁으로 가고바위를 읽다가 다시 구름 곁으로 간다 [태헌의 한역]山卽篇(산즉편) 山是何(산시하)意深篇(의심편)不借翻書勞(불차번서로)可讀秀文連(가독수문련)閱雲忽堪到巖傍(열운홀감도암방)讀巖復能至雲邊(독암부능지운변) [주석]* 山卽篇(산즉편) : 산은 곧 책이다. ‘篇’은 본래 종이 대신 “글씨를 쓴 대쪽을 끈으로 엮어 맨 책”을 의미하던 글자였기 때문에, 역자가 이 한역시의 압운을 고려하여 ‘書(서)’를 대신해서 사용한 글자이다.山是何(산시하) : 산은 무엇인가? 한역시의 행문(行文)을 고려하여 역자가 임의로 설정한 의문문이다.意深(의심) : 뜻이 깊다.不借(불차) : 빌리지 않다. / 翻書(번서) : 책장을 넘기다. / 勞(노) : 수고하다, 수고. ※ 이 구절은 원시의 “책장을 넘기지 않아도”를 약간 의역하여 표현한 것이다.可讀(가독) : 읽을 수 있다, 읽을 만하다. / 秀文(수문) : 빼어난 문장, 수려한 문장. / 連(연) : 이어지다, 잇닿다. 한역시의 행문(行文)과 한역시의 압운을 고려하여 역자가 임의로 보탠 글자이다.閱雲(열운) : 구름을 읽다. 구름을 본다는 뜻이다. / 忽堪(홀감) : 문득 ~을 할 수 있다. 원시의 명쾌한 의미 전달과 한역시의 행문을 동시에 고려하여 역자가 임의로 보탠 말이다. / 到巖傍(도암방) : 바위 곁에 이르다, 바위 곁으로 가다.讀巖(독암) : 바위를 읽다. 바위를 본다는 뜻이다. / 復能(부능) : 다시 ~을 할 수 있다. 이 역시 원시의 명쾌한 의미 전달과 한역시의 행문을 동시에 고려하여 역자가 임의

      2021-07-20 10:00
    • 우산 하나, 윤수천

      우산 하나 윤수천 비오는 날에는사랑을 하기 좋다우산 한 개만으로도사랑의 집 한 채 지을 수 있으니까. [태헌의 한역]一雨傘(일우산) 銀竹敲地日(은죽고지일)愛戀固合適(애련고합적)唯以小雨傘(유이소우산)可造一愛宅(가조일애택) [주석]* 一雨傘(일우산) : 하나의 우산, 우산 하나.銀竹(은죽) : 비[雨]의 이칭. 빗발을 ‘은빛 대나무’에 비유하여 생긴 말로 이백(李白)이 <숙하호(宿鰕湖)>라는 제목의 시에서 사용하였다. / 敲地(고지) : 땅을 두드리다. <비가> 내린다는 뜻으로 역자가 만든 말이다. 주어를 ‘銀竹’으로 하였기 때문에 주어에 어울리는 술부(述部)를 만들어 본 것이다. / 日(일) : ~하는 날, ~하는 날에.愛戀(애련) : 사랑, 사랑하다. / 固(고) : 진실로, 정말. / 合適(합적) : 꼭 알맞다, 딱 좋다.唯(유) : 오직, 다만. / 以小雨傘(이소우산) : 작은 우산으로, 작은 우산을 가지고. ‘小’는 원시의 “우산 한 개”라고 한 대목의 “한”을 역자가 바꾸어본 표현이다. 원시의 아래 행에도 하나를 나타내는 “한”이 쓰이고 있어 한역시에서 중복을 피하기 위해 바꾸게 된 것이다.可(가) : ~을 할 수 있다. / 造(조) : ~을 만들다, (집 따위를) 짓다. / 一愛宅(일애택) : 하나의 사랑의 집, 사랑의 집 한 채. [한역의 직역]우산 하나 비오는 날은사랑하기 정말 딱 좋다오직 작은 우산만으로도사랑의 집 한 채 지을 수 있으니까. [한역 노트]우산을 쓰는 것이, 동양에서는 평민의 경우 고마운 비를 내려주는 하늘에 대한 불경(不敬)으로 인식되던 때가 있었고, 서양에서는 신사의 경우 스스로가 나약한 모습을 내보이는 것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

      2021-07-13 10:00
    • 책 시, 송창선

      책 시 송창선 좋은 책은 향기입니다숨이 깃들어손끝에서 피어나고가슴을 적시는삶의 향기입니다 좋은 책은 풀잎입니다바람 맞으며흙에 뿌리 내리고몸을 푸르게 하는삶의 노래입니다 좋은 책은 꽃입니다어둠 속에서별빛 모으고눈을 맑히는삶의 자랑입니다 오늘도그런 책 속에서가꾸고꿈꿉니다 [태헌의 한역]書冊之詩(서책지시) 好書卽香薰(호서즉향훈)氣息久隱伏(기식구은복)開卷手端發(개권수단발)浥胸人生馥(읍흉인생복) 好書卽草葉(호서즉초엽)風來不憚搖(풍래불탄요)土中恒植根(토중항식근)靑身人生謠(청신인생요) 好書卽花朶(호서즉화타)暗中集星光(암중집성광)白日開而示(백일개이시)淸目人生揚(청목인생양) 今日亦書裏(금일역서리)養吾夢優美(양오몽우미) [주석]* 書冊(서책) : 책. / 之(지) : ~의. 앞말을 관형어로 만드는 구조 조사. / 詩(시) : 시.* 好書(호서) : 좋은 책. / 卽(즉) : 즉, 곧, 바로 ~이다. / 香薰(향훈) : 향기.氣息(기식) :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기운, 숨. / 久(구) : 오래, 오래도록.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隱伏(은복) : 숨어 엎드리다. 원시의 “깃들어”를 시의(詩意)와 압운(押韻) 등을 고려하여 역자가 임의로 한역한 표현이다.開卷(개권) : 책을 열다, 책을 펴다. 원시에서 생략된 것으로 여겨지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手端發(수단발) : 손끝에서 피다, 손끝에서 피어나다.浥胸(읍흉) : 가슴을 적시다. / 人生馥(인생복) : 인생의 향기, 삶의 향기.草葉(초엽) : 풀잎.風來(풍래) : 바람이 오다, 바람이 불다. / 不憚搖(불탄요) : 흔들리는 것을 꺼리지 않다. ※ 이 구절은 원시의 “

      2021-07-06 10:00
    • 첫사랑, 민영기

      첫사랑 민영기 별을 보고 싶으냐참아라열다 보면 구겨지느니아픈 기억도세월 속에 묻어두면꽃이 된다는데, 내게너만 한 꽃이 또 있을라고너보다더 붉은 꽃 또 있을라고…… [태헌의 한역]初戀(초련) 願看星辰否(원간성진부)忍矣啓則皺(인의계즉추)若埋傷憶歲月裏(약매상억세월리)聞說爲花心中處(문설위화심중처)於我何有如汝花(어아하유여여화)世上何花紅於汝(세상하화홍어여) [주석]* 初戀(초련) : 첫사랑.願看(원간) : ~을 보기를 원하다, ~을 보고 싶다. / 星辰(성진) : 별. / 否(부) : 시구(詩句) 말미에 쓰이는 부정(否定) 부사 ‘否’, ‘不(불)’, ‘未(미)’, ‘非(비)’ 등은 시구 전체를 의문형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願看星辰否”는 “별이 보고 싶으냐?”의 뜻이 된다.忍矣(인의) : 참아라. ‘矣’는 명령형 문말(文末)에 쓰는 어기사(語氣詞)이다. / 啓則皺(계즉추) : 열면 구겨진다. ‘啓’는 ‘開(개)’와 뜻이 같다. ‘則’은 가정형에 쓰여 앞말이나 앞 문장을 가정의 의미로 만들어주는 일종의 연사(連詞:접속사)이다. ‘皺’는 ‘주름’, ‘주름이 지다’는 뜻인데 ‘구겨진다’는 뜻도 여기에 포함된다.若(약) : 만약. / 埋(매) : ~을 묻다. / 傷憶(상억) : 아픈 기억. / 歲月裏(세월리) : 세월 속, 세월 속에.聞說(문설) : 듣자니 ~라고 한다, ~라고 듣다. / 爲花(위화) : 꽃이 되다. / 心中處(심중처) : 마음속에 처하다, 마음속에 머물다. 한역(漢譯)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於我(어아) : 나에게. / 焉有(언유) : 어찌 ~이 있겠는가? / 如汝花(여

      2021-06-29 10:00
    • 새로운 길, 윤동주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태헌의 한역]新康(신강) 濟川向林(제천향림)越嶺向莊(월령향장)昨日已去(작일이거)今日將踉(금일장량)吾前吾路(오전오로)卽是新康(즉시신강)地丁開花(지정개화)喜鵲飛翔(희작비상)少女行過(소녀행과)天風徜徉(천풍상양)吾前吾路(오전오로)常是新康(상시신강)今日亦然(금일역연)明日亦當(명일역당)濟川向林(제천향림)越嶺向莊(월령향장) [주석]* 新康(신강) : 새로운 길. ‘康’은 보통 오달(五達)의 길, 곧 오거리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 여러 군데로 막힘없이 통하는 큰 길을 가리키기도 한다. ‘길’을 의미하는 다른 한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글자를 쓰게 된 이유는 압운(押韻)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때문이다.濟川(제천) : 내를 건너다. / 向林(향림) : 숲을 향하다, 숲으로.越嶺(월령) : 고개를 넘다. / 向莊(향장) : 마을을 향하다, 마을로.昨日(작일) : 어제. / 已(이) : 이미.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去(거) : 가다.今日(금일) : 오늘. / 將(장) : 장차.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踉(양) : 가려고 하다, 천천히 가다, 급히 가다.吾前(오전) : 내 앞, 내 앞의.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吾路(오로) : 나의 길.卽是(즉시) : 바로 ~이다. &lsquo

      2021-06-22 10:00
    • 바늘귀, 오순택

      바늘귀 오순택 가진 건 아주 작은귀 하나 뿐이어도 실을 꿰어해진 것 다 깁는다.바늘 너는 너처럼깨끗한 귀 하나가졌으면 좋겠다. [태헌의 한역]針耳(침이) 針兮汝所有(침혜여소유)但止一小耳(단지일소이)穿針將走線(천침장주선)綻裂盡可理(탄렬진가리)耳若汝耳純(이약여이순)吾人丁寧喜(오인정녕희) [주석]* 針耳(침이) : 바늘귀. 이규경(李圭景) 선생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의하면 ‘침이(針耳)’는 우리식 한자어로 보인다. 중국 사람들은 바늘귀를 ‘침공(針孔)’, ‘침안(針眼)’, ‘침비(針鼻)’ 등으로 표기하였다.針兮(침혜) : 바늘아! ‘兮’는 호격(呼格) 어기사(語氣詞)이다. / 汝所有(여소유) : 네가 가진 것.但(단) : 다만, 그저. / 止(지) : ~에 그치다, ~에 불과하다. / 一小耳(일소이) : 작은 귀 하나.穿針(천침) : 바늘귀에 실을 꿰다. 이 말 자체가 바느질한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 將(장) : 장차.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走線(주선) : <바늘에 꿴> 실을 가게 하다, 바느질을 하다. 이 역시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는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綻裂(탄렬) : (옷 따위가) 터지거나 찢어지다. / 盡(진) : 모두, 다. / 可(가) : ~을 할 수 있다. / 理(리) : 바루다, 손질하다. ‘깁다’의 뜻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耳(이) : 귀. / 若汝耳(약여이) : 너의 귀와 같다, 너의 귀처럼. / 純(순) : 순일(純一)하다. 원시의 “깨끗한”을 역자가 함의를 고려하여 한역한 표현이다.吾人(오인) : 나. 원시의 생략된 주어를 보충한 것이다. / 丁寧(정녕) : 정녕, 틀림없이. 원시

      2021-06-15 10:00
    • 유안진 선생의 <들꽃 언덕에서> 시를 읽은 후에 - 향기의 크기, 강성위

      讀柳岸津先生之野花岸上詩後(독유안진선생지야화안상시후)- 香之大小(향지대소) 姜聲尉(강성위) 人養花草香氣小(인양화초향기소)花草與人去不遠(화초여인거불원)天養野花香氣大(천양야화향기대)野花與天去相遠(야화여천거상원) [주석]* 讀(독) : ~을 읽다, ~을 읽고서. / 柳岸津先生(유안진선생) : 유안진 선생. / 之(지) : ~의. 관형격 구조조사. / 野花岸上詩(야화안상시) : <들꽃 언덕에서>라는 시. / 後(후) : ~한 뒤에, ~한 후에. / 香之大小(향지대소) : 향기의 대소(大小), 향기의 크기.人養花草(인양화초) : 사람이 화초를 기르다, 사람이 기른 화초. / 香氣(향기) : 향기. / 小(소) : ~이 작다.花草與人(화초여인) : 화초와 사람. ‘與’는 ‘and’에 해당하는 접속사이다. / 去不遠(거불원) : (떨어진) 거리가 멀지 않다. ‘去不遠’ 앞에 ‘相’이 생략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天養野花(천양야화) : 하늘이 들꽃을 기르다, 하늘이 기른 들꽃. / 大(대) : ~이 크다.野花與天(야화여천) : 들꽃과 사람. / 去相遠(거상원) : (떨어진) 거리가 서로 멀다. [번역]유안진 선생의 <들꽃 언덕에서> 시를 읽은 후에- 향기의 크기 사람이 기른 화초는 향기가 작다화초와 사람 거리가 멀지 않으니하늘이 기른 들꽃은 향기가 크다들꽃과 하늘 거리가 서로 머니까 [시작 노트]필자의 졸시는 한시로 작성한 일종의 독후감이다. 유안진 선생의 <들꽃 언덕에서>를 몇몇 지인들과 SNS 동호회에 소개한 후에 새삼스레 감상하다가 불현듯 시상이 일어 엮어보게 된 것이었다. <들꽃 언덕에서> 시가 퍼뜩 떠오르지 않는 독자들을 위하여 우선 작품을 여기에 소개하도록 한다.들꽃 언덕에서&

      2021-06-08 10:00
    • "새해의 우리,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중에서, 이채

      “새해의 우리,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중에서 이채 꽃처럼 웃고새처럼 노래하고구름처럼 자유롭고하늘처럼 평화로웠으면 [태헌의 한역]如花含笑(여화함소)如鳥唱歌(여조창가)如雲自由(여운자유)如天平和(여천평화) [주석]如花(여화) : 꽃과 같다, 꽃처럼. / 含笑(함소) : 미소를 머금다, 웃다.如鳥(여조) : 새와 같다, 새처럼. / 唱歌(창가) : 노래를 부르다, 노래하다.如雲(여운) : 구름과 같다, 구름처럼. / 自由(자유) : 자유.如天(여천) : 하늘과 같다, 하늘처럼. / 平和(평화) : 평화. [한역의 직역]꽃처럼 미소 머금고새처럼 노래 부르고구름처럼 자유롭고하늘처럼 평화롭길 [한역 노트]역자가 오늘 소개하는 이 시(구)는 이채 시인의 시 “새해의 우리, 이랬으면 좋겠습니다”의 한 단락이다. 그러고 보니 시의 일부만을 번역하여 소개하는 것은 이 시가 처음이 된다. 역자가 전체 시 가운데 이 단락만을 한역(漢譯)하여 소개하게 된 데는 좀은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시를 꼭 종이로 된 읽을거리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다. 책상 위의 모니터에서도 만나고, 손에 들린 핸드폰에서도 만나고, 지하철 승강장에서도 만난다. 역자는 아주 특별하게 노래의 간주 속에서 이 시를 만났더랬다. 노래의 가사를 시라고 할 수 있을 테니, 말하자면 역자는 시 속에서 시를 만난 셈이다. 대중가요 “인생의 선물”은 가수 양희은씨가 쓴 노랫말에 사다 마사시[佐田雅志]씨가 곡을 붙이고 양희은씨가 노래로 부른 것이다. 역자가 여태 몇 번 들어본 적이 있는 노래인데, 어느 날 불현듯 생각이 나 찾아듣다가 유정씨라는 가수 분이 커버(Cover:원창자가 아닌 가수가 노래를 부

      2021-06-01 10:00
    • 하루 종일, 심준보

      하루 종일 심준보 느낌표 구부려 물음표 물음표 곧게 펴 느낌표 그러다 닳고 닳아 어느새 마침표 오늘도고생하셨습니다. [태헌의 한역]盡終日(진종일) 勾曲嘆號制問號(구곡탄호제문호)伸直問號作嘆號(신직문호작탄호)如此磨損成句號(여차마손성구호)吾君今日亦苦勞(오군금일역고로) [주석]* 盡終日(진종일) : 하루 종일.勾曲(구곡) : 구부리다. / 嘆號(탄호) : 감탄부호, 느낌표, ‘!’. / 制(제) : ~을 만들다. / 問號(문호) : 의문부호, 물음표, ‘?’.伸直(신직) : 곧게 펴다. / 作(작) : ~을 만들다.如此(여차) : 이처럼, 그러다, 어느새. / 磨損(마손) : 닳다, 닳아 없어지다. / 成(성) : ~이 되다. / 句號(구호) : 종결부호, 마침표, ‘.’.吾君(오군) : 그대.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서 생략된 주어를 역자가 임의로 보충한 것이다. / 今日(금일) : 오늘. / 亦(역) : 역시, 또한. / 苦勞(고로) : 수고하다, 고생하다. [한역의 직역]하루 종일 느낌표 구부려 물음표 만들었다가물음표 곧게 펴 느낌표 만드나니그러다 닳고 닳아 마침표 되었구나그대여!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한역 노트]“오늘 일 잘 해야지!”라며 씩씩하게 출근했더니, 상사가 일을 시키는 게 영 마뜩하지가 않다. 이럴 때면 거의 어김없이 “이걸 왜 나보고 하라는 거야?”와 같은 혼잣말을 하기 마련이다. 느낌표가 어느새 물음표로 바뀐 것이다. 어쨌거나 시킨 일이라 꾸역꾸역 했더니, “아! 이래서 하라고 했구나!”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올 수 있다. 이는 물음표가 다시 느낌표로 바뀐 것이다. 현대인들은 일의 종류에 관계없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느낌표와 물음표, 혹은

      2021-05-25 10:00
    • 풀씨 하나를 위하여, 정하선

      풀씨 하나를 위하여 정하선 이 어찌소중하지 않으랴저 작은풀씨 하나를흙에다 떨어뜨려놓고신은 매일매일 아침마다이슬 내려맑은 기도를 하였을 것이다 [태헌의 한역]爲一草子(위일초자) 猗歟此何非所重(의여차하비소중)落地彼小一草子(낙지피소일초자)天神日日待朝旦(천신일일대조단)手降露珠祈淸祉(수강로주기청지) [주석]*爲(위) : ~을 위하여. / 一草子(일초자) : 하나의 풀씨, 풀씨 하나.猗歟(의여) : 아아! 이 감탄사는 역자가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임의로 보탠 것이다. / 此何非(차하비) : 이것이 어찌 ~이 아니겠느냐, 이 어찌 ~이 아니랴! / 所重(소중) : 소중하다, 소중한 것.落地(낙지) : ~이 땅에 떨어지다, ~을 땅에 떨어뜨리다. / 彼小(피소) : 저 작은, 저토록 작은.天神(천신) : 신. 원시의 “신”을 역자가 한역한 말로 하늘 자체 또는 하늘을 관장한다는 신을 뜻한다. / 日日(일일) : 매일매일, 날마다. / 待(대) : ~을 기다리다. / 朝旦(조단) : 아침.手(수) : 손수, 직접.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降(강) : ~을 내려주다, ~을 하사하다. / 露珠(노주) : 이슬, 이슬방울. 이슬을 시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 祈(기) : ~을 빌다, ~을 기도하다. / 淸祉(청지) : 맑은 복. [직역]풀씨 하나를 위하여 아아! 이 어찌소중하지 않으랴,땅에 떨어뜨려놓은저 작은 풀씨 하나!신은 매일매일아침을 기다렸다가손수 이슬 내려맑은 복을 빌었을 거다 [한역 노트]이 시는 “이 어찌”의 “이”와 “신”에 대한 이해가 시의 대의를 파악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자가 보기에 시인이 언급한 “이”는, 신이

      2021-05-18 10:00
    • 봄날은 간다, 구양숙

      봄날은 간다구양숙 이렇듯 흐린 날에 누가문 앞에 와서내 이름 불러주면 좋겠다 보고 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술 마시다가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 난리 난 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아직은 니가 더 이쁘다고거짓말도 해주면 좋겠다 [태헌의 한역]春日去(춘일거) 如此陰日來門前(여차음일래문전)誰呼吾名吾自喜(수호오명오자희)花下酒中忽憶吾(화하주중홀억오)打電傳音吾自喜(타전전음오자희)花雖滿地汝猶美(화수만지여유미)故吐虛言吾自喜(고토허언오자희) [주석]* 春日去(춘일거) : 봄날이 가다.如此(여차) : 이렇듯, 이처럼. / 陰日(음일) : 흐린 날. / 來門前(내문전) : 문 앞으로 오다, 문 앞에 오다.誰呼吾名(수호오명) : 누가 내 이름을 부르다. / 吾自喜(오자희) : 내가 저절로 기뻐지다, 내가 스스로 기뻐하다.花下(화하) : 꽃(나무) 아래에서. / 酒中(주중) : 술을 마시는 중에, 술을 마시다가. / 忽(홀) : 문득, 불현듯. / 憶吾(억오) : 나를 생각하다. 원시의 “보고 싶다고”를 역자가 의역한 표현이다.打電(타전) : 전화를 걸다.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傳音(전음) : (목)소리를 전하다.花(화) : 꽃. / 雖(수) : 비록 ~할지라도. / 滿地(만지) : 땅에 가득하다, 천지에 가득하다. / 汝猶美(여유미) : 네가 오히려 예쁘다.故(고) : 짐짓, 일부러.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吐虛言(토허언) : 거짓말을 하다. [한역의 직역]봄날은 간다 이렇듯 흐린 날에 문 앞에 와서누가 내 이름 불러주면 난 절로 기쁘겠다꽃 아래서 술 마시다 불현듯 내가 생각나전화 걸어 목소리 전해주면 난 절로 기쁘겠다“꽃이

      2021-05-11 10:00
    • 꽃이 그랬다, 김영

      꽃이 그랬다  김영  햇볕이 꽃을 피운다고말하지 마라 바람이 꽃을 지운다고탓하지 마라 피는 것도지는 것도 꽃이 그랬다 [태헌의 한역]화사지연(花使之然) 日陽開花(일양개화)吾君莫言(오군막언)風頭謝花(풍두사화)吾君莫愆(오군막건)開事謝事(개사사사)花使之然(화사지연) [주석]*화사지연(花使之然) : 꽃이 <그것을> 그렇게 한 것이다.日陽(일양) : 햇볕. / 開花(개화) : 꽃을 피게 하다, 꽃을 피우다.吾君(오군) : 그대, 당신. 원시의 생략된 주어를 보충한 말이다. / 莫言(막언) : 말하지 마라! 예찬하지 말라는 뜻이다.風頭(풍두) : 바람의 기세. 또는 바람을 두루 이르는 말이다. / 謝花(사화) : 꽃을 지게 하다, 꽃을 지우다.莫愆(막건) : 허물하지 마라, 탓하지 마라!開事(개사) : <꽃이> 피는 일, <꽃을> 피우는 일. / 謝事(사사) : <꽃이> 지는 일, <꽃을> 지우는 일. [한역의 직역]꽃이 그렇게 한 것이다 햇볕이 꽃을 피운다고그대 말하지 마라바람이 꽃을 지운다고그대 탓하지 마라피는 일도 지는 일도꽃이 그렇게 한 것이다 [한역 노트]꽃이 피었다 지는 것은 꽃의 일생이다. 그리고 꽃은 때가 되면 피었다가 때가 되면 질 따름이다. 이것이 이른바 저절로 그러함, 곧 ‘자연(自然)’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꽃을 피우는 무엇인가를 거론하며 예찬하고, 또 꽃을 지우는 무엇인가를 언급하며 한탄한다. 사람들의 이러한 태도는 꽃이 피는 것을 기뻐하고, 꽃이 지는 것을 슬퍼하는 감정과 맥락이 맞닿아 있다. 그러나 세상 어느 꽃도 사람더러 기뻐하라고 피고, 슬퍼하라고 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시에서 “말하지 마라”, “

      2021-05-04 10:00
    • 청춘, 박민영

      청춘 박민영 아흔다섯 외할머니가 묻는다. “정순아 니가 올해 몇이로” “엄마 내 벌써 쉰아홉이다.” 팔각산을 응시하던 할머니가 읊조린다. “청춘이네...” 쉰아홉 청춘은 모처럼 청춘답게 웃는다. [태헌의 한역] 靑春(청춘) 九五外婆問(구오외파문) 貞順今幾歲(정순금기세) 母兮吾業已(모혜오업이) 到達五九歲(도달오구세) 外婆久看八角山(외파구간팔각산) 吟曰依舊...

      2021-04-27 10:00
    • 낙화, 조지훈

      낙화조지훈꽃이 지기로소니바람을 탓하랴주렴 밖에 성긴 별이하나 둘 스러지고귀촉도 울음 뒤에머언 산이 다가서다촛불을 꺼야하리꽃이 지는데꽃 지는 그림자뜰에 어리어하이얀 미닫이가우련 붉어라묻혀서 사는 이의고운 마음을아는 이 있을까저어하노니꽃이 지는 아침은울고 싶어라[태헌의 한역]落花(낙화)花落何恨風飄飄(화락하한풍표표)簾外疏星一二消(염외소성일이소)杜鵑鳴後遠山薄(두견명후원산박)應滅燭火憐花落(응멸촉화련화락)落花殘影照庭中(낙화잔영조정중)白色推窓稀微紅(백색퇴창희미홍)幽人傷心嫌見知(유인상심혐견지)花落淸晨欲泣悲(화락청신욕읍비)[주석]* 落花(낙화) : 낙화, 지는 꽃, 진 꽃.花落(화락) : 꽃이 (떨어)지다. / 何恨(하한) : 어찌 ~을 한스러워하랴! 어찌 ~을 탓하랴! / 風飄飄(풍표표) : 바람이 나부끼다.簾外(염외) : 주렴 밖. / 疏星(소성) : 성긴 별. / 一二消(일이소) : 하나 둘씩 사라지다.杜鵑(두견) : 귀촉도(歸蜀道), 소쩍새. / 鳴後(명후) : 울고 난 후. / 遠山薄(원산박) : 먼 산이 다가오다.應(응) : 응당. / 滅燭火(멸촉화) : 촛불을 끄다. / 憐花落(연화락) : 꽃이 지는 것이 아깝다, 꽃이 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다. 역자는 원시의 “꽃이 지는데”를 “꽃이 지니까”, “꽃이 지는 것이 아까우니까” 정도로 이해하였다. 그리하여 이 대목을 한역하면서 당(唐)나라 시인 장구령(張九齡)의 <望月懷遠(망월회원)>에 보이는 시구(詩句) “滅燭憐光滿(멸촉련광만)”을 참고하였다. 인용한 시구는 “촛불을 꺼야하리, 달빛 가득한 게 아까우니”로 번역된다.落花殘影(낙화잔영) : 지는 꽃의 (스러지는) 그림자. / 照庭中(조정중) : 뜰(안)에 비치다. 원

      2021-04-20 10:00
    • <특집 : 생활 속의 한시> 眼瞼手術(안검수술), 강성위

        1. 眼瞼手術(안검수술)   姜聲尉(강성위)   眼瞼下垂比人甚(안검하수비인심) 生來初臥手術床(생래초와수술상) 鼓鼓腫脹還瘀靑(고고종창환어청) 恰如貉眼橫向張(흡여학안횡향장)   [주석] * 眼瞼(안검) : 눈꺼풀. / 手術(수술) : 수술. * 眼瞼下垂(안검하수) : 눈꺼풀이 아래로 처지다. 눈꺼풀이 아래로 처져서 시야를 가리는 현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 比人甚(비인심) : 타인(남들)에 비해 심하다. 生來(생래) : 태어나, 난생. / 初(초) : 처음, 처음으로. / 臥(와) : ~에 눕다. / 手術床(수술상) : 수술대. 鼓鼓(고고) : 부풀어 오른 모양. 퉁퉁. / 腫脹(종창) : (염증 따위로 말미암아 인체의 국부가) 부어오르다. / 還(환) : 다시, 또. / 瘀靑(어청) : 멍이 들다. 恰如(흡여) : 흡사 ~와 같다. / 貉(학) : 너구리. 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여기서는 너구리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 眼(안) : 눈. / 橫向(횡향) : 가로로, 가로 방향으로. / 張(장) : 펴다, 늘리다.   [번역] 눈꺼풀 수술   안검 하수가 남들보다 심하여 태어나 처음 수술대에 누웠다 퉁퉁 붓고 다시 멍까지 드니 흡사 너구리 눈 가로로 늘인 듯   2. 眼瞼手術後(안검수술후)   手術畢後朔餘過(수술필후삭여과) 腫消瘀滅聊可觀(종소어멸료가관) 但恐身登九原日(단공신등구원일) 兩親不識吾面顔(양친불식오면안)   [주석] * 後(후) : 뒤, ~ 뒤에, ~한 후에. 畢後(필후) : 끝난 뒤. 朔餘(삭여) : 한 달쯤, 한 달 남짓. / 過(과) : 지나가다. 腫消(종소) : 부기가 가라앉다. / 瘀滅(어멸) : 멍이 사라지다. / 聊(요) : 애오라지, 그럭저럭. / 可觀(가관) : 볼만하다. 但恐(단공) : 다만 ~이 두렵다. / 身登(신등) : 몸이 ~에 올라가다, 내가 ~에

      2021-04-05 09:43
    • 테스형, 나훈아

      테스형   나훈아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태헌의 한역] 底兄(저형)   隨時一笑當解頤(수시일소당해이) 然後埋傷笑聲中(연후매상소성중) 只謝今辰依舊到(지사금신의구도) 雖死必來明日忡(수사필래명일충) 底兄世上何故辛(저형세상하고신) 底兄愛情又何空(저형애정우하공) 認識自己兄留語(인식자기형류어) 吾何領會吾不通(오하령회오불통)   先考墳邊菫花發(선고분변근화발) 野菊亦暗作黃笑(야국역암작황소) 綻花如前麗則麗(탄화여전려즉려) 髣髴皆說吾怠掃(방불개설오태소) 底兄世酷於淚吾(저형세혹어루오) 底兄歲月何似趨(저형세월하사추) 先登九原誠何若(선등구원성하약) 往觀果有天國無(왕관과유천국무)   [주석] * 底兄(저형) :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를 한자로는 ‘蘇格拉底(소격랍저)’로 적는데 ‘테스’에 해당되는 글자는 ‘底’이므로 ‘테

      2021-02-23 10:13
    • 홍매화, 도종환

      <사진 제공 : 소나무맘> 홍매화 도종환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 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 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은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태헌의 한역] 紅梅(홍매) 雪降又積埋小白(설강우적매소백) 梅花一朶此中動(매화...

      2021-02-16 09:42
    • 설날, 오탁번

      <사진 제공 : 류남수님> 설날   오탁번   설날 차례 지내고 음복 한 잔 하면 보고 싶은 어머니 얼굴 내 볼 물들이며 떠오른다   설날 아침 막내 손 시릴까 봐 아득한 저승의 숨결로 벙어리장갑 뜨고 계신   나의 어머니   [태헌의 한역] 元日(원일)   元日行禮後(원일행례후) 飮福酒一杯(음복주일배) 願見慈母顔(원견자모안) 霑頰想起來(점협상기래) 元旦母所恐(원단모소공) 季兒兩手凍(계아양수동) 漠漠九原上(막막구원상) 猶織手巴掌(유직수파장)   [주석] * 元日(원일) : 설날. 行禮(행례) : 제사 등의 예식을 행하다. / 後(후) : ~한 후에. 飮福(음복) : 제사를 마치고 나서 참석한 사람들이 신에게 올렸던 술이나 제물(祭物)을 나누어 먹는 일. 신이 내리는 복을 받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음복이라 하였다. / 酒一杯(주일배) : 술 한 잔. 술은 음복주(飮福酒)를 가리킨다. 願見(원견) : 보기를 원하다, 보고 싶다. / 慈母顔(자모안) : 어머니의 얼굴. 霑頰(점협) : 뺨을 적시다, 볼을 적시다. / 想起來(상기래) : 생각나다, 생각이 떠오르다. 元旦(원단) : 설날 아침. / 母所恐(모소공) : 어머니가 걱정하는 바, 어머니가 걱정하는 것. 季兒(계아) 막내, 막내아들. / 兩手(양수) : 두 손. / 凍(동) : 얼다, 시리다. 漠漠(막막) : 아득하다. / 九原(구원) : 구원, 구천(九天), 저승. / 上(상) : ~ 위에서, ~에서. 猶(유) : 오히려, 여전히. 한역의 편의를 위하여 원시에 없는 말을 역자가 임의로 보탠 것이다. / 織(직) : ~을 짜다, ~을 뜨다. / 手巴掌(수파장) : 벙어리장갑.   [한역의 직역] 설날   설날 차례 지낸 후에 음복주 한 잔 하면 보고 싶은 어머니 얼굴 볼 적시며 떠오른

      2021-02-09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