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자식에게 줄까"…물린 주식 대처법 4가지 [최준철의 같이 하는 가치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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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막연한 기대감, 원인 몰라 매도 못해
자존심으로 '자식에게 물려준다' 생각하기도
냉정한 인식·점검 필요해…대안 종목 꾸준히 찾아야
막연한 기대감, 원인 몰라 매도 못해
자존심으로 '자식에게 물려준다' 생각하기도
냉정한 인식·점검 필요해…대안 종목 꾸준히 찾아야
꺼내기 불편한 주제이지만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정체되고 작년과는 다른 색깔의 장세가 연출되면서 개별주식에 물렸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통상 장기간 지속된 패러다임이 변화를 겪을 때 물리는 빈도가 늘어나곤 합니다. 시장의 선호가 바뀌어 있는데 과거 주가를 끌어올리던 요인을 여전히 붙들고 있는 탓입니다.
나에게 물렸다는 생각이 들 때란 투자 아이디어가 이미 틀린 겁니다. 그럼에도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계속 보유하고 있거나, 주가가 슬금슬금 떨어지는데 명확하게 그 배경과 이유를 모르는 상태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투자 대상의 실체보다 나 자신의 심리에 휘둘리게 된다는 점과 함께 액션을 쉽게 취하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비롯됩니다.
주식에 물리게 되면 우선 '내가 잘못 샀나?' 하는 불안감이 생겨납니다. 다음으로는 이제라도 팔까 하며 주저하다가 '내가 이 주식을 왜 샀지?' 하는 자책과 자괴감이 밀려옵니다. 부정적 생각만으로는 살 수가 없으니 '결국 오르겠지'하는 기대감이 문득문득 들기도 합니다. 여기서 시간이 더 흐르면 '망하기야 하겠어?'하는 체념 단계를 거쳐 '원금 이하로는 자존심 상해 절대 팔 수 없어!' 하는 고집으로 이어집니다. 때로는 당장의 해결방안을 외면하며 "자식한테 물려주면 되지"하는 극단적 처방을 내리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바탕을 둔 '나의 물린 주식 대처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시장과 나의 위치에 대한 냉정한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시장과 주식은 내가 지불한 가격을 모른다는 주식격언이 있습니다. 냉정한 판단을 위해선 매수가를 잊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린 주식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현금이 있다면 이 주식을 다시 사겠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훈련법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 현 시점에서 투자아이디어의 유효성을 점검해야 합니다. 누구나 투자를 할 땐 나만의 아이디어가 있는 법입니다. 최초 이 주식을 샀을 때의 아이디어를 떠올려 봅니다. 그런데 이후에 다른 아이디어로 계속 대체되어 왔다면 물렸을 확률이 높습니다. 투자 일기처럼 최초 투자 시 투자아이디어를 기록해 두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셋째, 염두에 뒀던 투자 기간이 단기였는지 장기였는지 구별해야 합니다. 단기 시세를 먹으러 들어갔다 주가가 뜻 한대로 가지 않아 비자발적 장기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와 같은 이유로 물리는 상황에 처합니다. 장기투자는 바람직한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사전에 설정했을 때에 한합니다.
넷째, 대안을 끊임없이 찾아서 기존 종목과 비교해야 합니다. 부지런한 투자자는 자신의 편입 종목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신규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내 주식이 매입단가 이하로 빠졌더라도 잠재수익을 더 높일 수 있는 종목이 나타나면 과감하게 정리한 후 그 쪽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꼭 물린 종목으로 복수해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요.
여러 대처법을 소개했지만 사실 가치투자적 접근으로는 애초의 심사숙고한 결정의 정확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치료보다 예방이 더 근본적인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투자 전에 기업의 가치를 면밀히 분석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물려도 되는 주식'을 사는 게 가장 능사라 말하고 싶습니다. 물려도 되는 주식은 결국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준철 VIP운용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나에게 물렸다는 생각이 들 때란 투자 아이디어가 이미 틀린 겁니다. 그럼에도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계속 보유하고 있거나, 주가가 슬금슬금 떨어지는데 명확하게 그 배경과 이유를 모르는 상태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투자 대상의 실체보다 나 자신의 심리에 휘둘리게 된다는 점과 함께 액션을 쉽게 취하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비롯됩니다.
주식에 물리게 되면 우선 '내가 잘못 샀나?' 하는 불안감이 생겨납니다. 다음으로는 이제라도 팔까 하며 주저하다가 '내가 이 주식을 왜 샀지?' 하는 자책과 자괴감이 밀려옵니다. 부정적 생각만으로는 살 수가 없으니 '결국 오르겠지'하는 기대감이 문득문득 들기도 합니다. 여기서 시간이 더 흐르면 '망하기야 하겠어?'하는 체념 단계를 거쳐 '원금 이하로는 자존심 상해 절대 팔 수 없어!' 하는 고집으로 이어집니다. 때로는 당장의 해결방안을 외면하며 "자식한테 물려주면 되지"하는 극단적 처방을 내리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바탕을 둔 '나의 물린 주식 대처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시장과 나의 위치에 대한 냉정한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시장과 주식은 내가 지불한 가격을 모른다는 주식격언이 있습니다. 냉정한 판단을 위해선 매수가를 잊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린 주식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현금이 있다면 이 주식을 다시 사겠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훈련법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 현 시점에서 투자아이디어의 유효성을 점검해야 합니다. 누구나 투자를 할 땐 나만의 아이디어가 있는 법입니다. 최초 이 주식을 샀을 때의 아이디어를 떠올려 봅니다. 그런데 이후에 다른 아이디어로 계속 대체되어 왔다면 물렸을 확률이 높습니다. 투자 일기처럼 최초 투자 시 투자아이디어를 기록해 두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셋째, 염두에 뒀던 투자 기간이 단기였는지 장기였는지 구별해야 합니다. 단기 시세를 먹으러 들어갔다 주가가 뜻 한대로 가지 않아 비자발적 장기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와 같은 이유로 물리는 상황에 처합니다. 장기투자는 바람직한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사전에 설정했을 때에 한합니다.
넷째, 대안을 끊임없이 찾아서 기존 종목과 비교해야 합니다. 부지런한 투자자는 자신의 편입 종목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신규 아이디어를 찾습니다. 내 주식이 매입단가 이하로 빠졌더라도 잠재수익을 더 높일 수 있는 종목이 나타나면 과감하게 정리한 후 그 쪽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꼭 물린 종목으로 복수해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요.
여러 대처법을 소개했지만 사실 가치투자적 접근으로는 애초의 심사숙고한 결정의 정확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치료보다 예방이 더 근본적인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투자 전에 기업의 가치를 면밀히 분석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물려도 되는 주식'을 사는 게 가장 능사라 말하고 싶습니다. 물려도 되는 주식은 결국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준철 VIP운용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