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구 등 광역시와 비교하면 되레 상승률 낮아
집값 차이 좁히면서 오를 가능성 높아
KB국민은행에 의하면 현 정부 집권이후(2017년 5월~2021년 5월) 인천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1.58% 올랐습니다. 서울 상승률(47.92%)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고 전국 평균(23.04%)보다 낮은 상승률입니다. 우리나라 제3의 도시(인구 기준)이자 서울과 가까운 커다란 장점을 보유한 인구 300만명의 광역시로서는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2021년 들어 5개월(2021년 1~5월)간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0.86%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상승률의 반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송도국제도시가 포진한 연수구는 더 놀랍습니다. 최근 5개월 상승률이 무려 16.31%입니다. 수도권에서는 장기간 부동산시장이 침체되었던 고양시(19.08%)와 호재가 풍부한 시흥시(18.07%)를 제외하면 적수가 없습니다.
인천의 상승세는 교통 인프라 개선을 비롯한 다양한 호재에 기인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그동안 너무 오르지 않았던 겁니다. 서울은 차치하고라도 다른 광역시와의 가격차이가 너무 많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주택가격은 주거선호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에 가격차이가 좁혀졌다 넓혀졌다 하는 변동성을 가집니다. 지역간 갭(가격차이)이 많이 벌어지면 다시 좁히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너무 좁혀지면 벌리려는 움직임도 나타납니다. 주거선호지역이 먼저 가격차이를 벌리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이 호재로 인해 먼저 상승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가격 차이를 잘 살피면 언제 투자하는 것이 좋고 언제까지 상승할지 등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의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인천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광역시 중 유일하게 2억원(2억1091만원)이 넘었습니다. 당시 부산과 대구의 가격은 각각 1억9473만원과 1억5354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다른 광역시들에 비해 인천 집값은 더 높았고 앞서가는 분위기였습니다.
2021년 5월 현재는 어떨까요. 인천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3억5067만원이지만, 부산과 대구는 각각 3억7478만원과 3억8286만원입니다. 불과 10년 만에 집값이 역전되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2011년 6월 인천을 기준으로 하면 부산과 대구의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92%, 73%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2021년 5월 현재 부산과 대구는 인천을 뛰어넘어 107%, 109%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1.66배 오르는데 그친 인천으로서는 아쉽지만 대구의 경우 무려 2.5배나 평균 매매가격이 올랐고 부산도 1.9배 올랐습니다. 이런 상승률의 차이가 현재의 가격 차이를 만들어 놓은 겁니다.
지역 최고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도 심각합니다. 30평대(전용면적 85㎡)로 한정해서 살펴보면 실거래가 기준으로 인천의 최고가 아파트는 2015년 입주한 송도센트럴파크푸르지오로 11억5000만원입니다. 반면 대구는 경남타운(17억7500만원), 부산은 경남마리나(17억원)가 이미 17억원을 넘었습니다. 인천 거주자분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시겠지만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럼 앞으로도 이런 상태가 유지될까요? 아닙니다. 이 격차는 좁혀질 가능성이 큽니다. 2011년 수준으로 돌아갈지 그렇지 아닐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지만 격차는 분명히 줄어들 겁니다. 현재 인천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이 높은 것은 이런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신호라고 보여집니다.
실제로 인천의 외지인 매입비중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작년 인천의 평균 외지인 매입비중은 30.3%였지만 올해 1~4월에는 35.9%로 늘었습니다. 외지인 중 33.9%는 서울지역의 매수자들인데 서울 집값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른 겁니다. 서울 외곽으로 눈을 돌린 이들이 많아졌고 그들의 선택지 중 한 곳이 인천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천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언제까지 그리고 얼마까지 상승할 것인지는 부산과 대구의 아파트 가격과의 차이를 보시면 해답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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