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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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는 주가가 오를 종목을 찾는 게임이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탄력이 붙은, 한마디로 상승세를 탄 종목을 찾아다닌다. 주가가 오르는 국면에서 조금씩 수익을 챙기는 건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전체 자산의 수익률 관점에서 보면 비싸게 파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수익률을 공식으로 표현하면 ‘(매도가-매수가)×비중’이다. 이렇게 분해해보면 개인투자자들이 집중하는 부분은 ‘매도가’ 하나에 불과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매도가가 높아야 하는 것만큼이나 매수가를 낮게 가져가는 것이 수익률 창출에선 중요한 요소란 뜻이다.

그래서 가치투자자들은 싸게 사는 데 집중한다. 싸게 살 기회는 두 가지 경우에서 나타난다.

첫째, 전체 시장이 하락하는 경우다. 주가가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에 수렴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빠지면 같이 빠진다. 이 기회를 활용해 사고 싶었던 종목을 저가매수하면 된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능숙하게 하고 있는 대응 방식이라 평가한다.

둘째는 개별종목에 오해가 발생한 경우다. 일시적인 분기 이익 감소, 펀더멘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이슈(악재) 발생, 속한 업종에 대한 부정적 편견 등이 대표적이다. 역발상을 통해 오해를 기회로 살리려면 해당 기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워런 버핏이 자신이 잘 아는 산업과 종목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25년간 주식투자를 해오며 운 좋게도 5배, 10배가 오르는 소위 5루타, 10루타를 친 경험을 몇 번 했다. 해당 종목들이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배경은 주가가 매우 낮은 수준, 즉 극심한 저평가 상태에서 투자의 스타트를 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저평가가 해소되면서 2배에 거기에 더해 성장이 나오면서 5배가 더해져 모두 10배의 수익을 거두게 됐다. 주가가 점프하는 과정에서 복리효과도 나타났다.

전체 자산의 수익률이 제고되려면 크게 오른 종목의 편입비중이 높아야 한다. 자잘한 종목이 몇 배 올라봐야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 부동산으로 크게 벌었다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부동산이 개인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통상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크게 오른 종목의 비중이 높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요인들을 다시 꺼내들 수밖에 없다.

특정 종목을 높은 비중으로 가져가기 위해선 우선 해당 자산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주가가 출렁거릴 때 과감하게 사들일 수 있다.

또 저평가가 명백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경험이 있는 투자자라면 공감하겠지만 많이 사려면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보단 더 이상 빠질 수 없는 저점이라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워런 버핏이 아멕스와 코카콜라를 사들인 과정을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쉽다.

가치투자자들이 저평가 종목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지 고루하거나 돈을 지키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높은 장기수익률은 낮은 출발선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까닭이다.

주식시장의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마침 2분기 실적도 모두 공개됐고 대세 업종을 제외하면 여전히 저평가 중소형 종목들도 많이 보인다. 테마와 모멘텀에서 살짝 눈을 돌려 저평가 종목을 찾아보자. ‘수익률=(매도가-매수가)×비중’이란 공식을 떠올려보면서 말이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준철 VIP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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