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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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게 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이 재택교육으로 전환됩니다. 그러면 어린이들을 안정적으로 맡기기 힘든 맞벌이부부들은 급하게 회사에 휴가를 내거나 돌봄교실을 찾아야 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위드코로나 시대가 될 것 같고, 이런 일들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맞벌이부부들은 항상 자녀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이 있으면 합니다.

2019년에 국가철도공단에서 평내호평역사내에 어린이집을 시범사업으로 조성했습니다. 도심으로 출퇴근 하는 맞벌이 부부의 보육문제 해소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일명 '키즈레일 어린이집' 사업인데, 국가철도공단이 운영하는 지하철 역사내 또는 인근부지에 어린이집을 신축해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맞벌이부부나 한가정 부모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호응이 아주 좋아서 작년에도 탄현역, 행신역, 여주역 3곳을 공모로 선정했고 현재 건축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가철도공단에서는 '키즈레인 어린이집이 아이들과 맞벌이 부모에게 안정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디딤돌이 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토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정부부처와 협력하여 철도역 어린이집 확대 등 보육문제 해소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상가들이 점차 힘들어지니까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역사에 수백개의 상가 공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평소 강연할 때 지하철역사에는 다양한 플랫폼 사업이 가능하고 특히 공간을 잘 활용한다면 도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 중 지하철역사내 '스마트팜' 설치사업은 성공적으로 안착이 되어 현재 지속적으로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지하철역사 중에 비교적 조용하고 한적한 대규모 공간도 많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다양한 시설을 넣을 수 있고, 소음이나 공기청정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최근에 지어진 지하철 역사들은 비교적 내부 환기나 상업시설을 이용하기 충분할 정도로 진동도 별로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지하철역사내에 서울시와 교육부 등이 함께 어린이집을 만들어 운영을 하면 아주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한 지하철역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한 지하철역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최근에 건설된 지하철 9호선역부터 지상구간에 있는 지하철 역사, 복합환승역사 등에는 지금 당장 어린이집을 설치해서 운영하여도 좋을 만한 공간이 많이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맞벌이부부나 한가정 부모들은 더없이 좋은 환경이 갖추어 질 것입니다. 그리고 긴급하게 재택교육을 하는 경우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 이하가 긴급 돌봄 장소로 사용하기에도 매우 적합하게 될 것 입니다.

이미 일본의 경우에도 지하철 역사 내에 어린이집을 JR이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하철 역사내에 캡슐호텔까지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이 바로 가장 좋은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서울에 지상구간 또는 대형환승센터가 있는 역사의 경우에는 바로 설치가 가능합니다. 이미 상업시설로 사용하던 공간들의 경우, 약간의 리모델링만 하더라도 내년부터 바로 활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임대료 부분도 정부 지원을 받는다면 충분히 서울교통공사 수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향후 운영을 해보고 이용하시는 분들이 늘어나면 가능한 모든 역사에 설치를 하면 됩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꼴찌를 달리고 있습니다. 신혼부부들의 주거문제도 한몫 하지만, 어린이 보육문제도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미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 맞벌이부부나 한부모가정이 많기 때문에 이용객도 바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건설기술력은 실내 환기는 물론 진동, 소음을 충분히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새로 지어진 역사들은 대부분 잘 반영이 되어 있어서 최근 지하철역사내 시민들 휴식처나 도서관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린이집도 충분히 개설,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로 비대면시대가 앞당겨 졌고, 온라인쇼핑이나 음식배달문화가 이미 정착이 된 상황하에서 지하철 역사내 비어있는 공간들을 바로 맞벌이부부나 한부모 가정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미래 세대에게도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 안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직접 가서 확인해 보세요. 이미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벌써 많이 변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맞춰 정말로 필요한 사업들을 추진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미 국가철도공단에서 운영하고 있고, 너무 잘되서 매년 3개씩 늘리겠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서울의 지하철에는 매년 최소 50개소 또는 그 이상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 맞벌이부부나 한부모가정 분들에게 물어보세요. 이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요.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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