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들이 화가 난 진짜 이유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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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거래량 감소, 매출 부진으로 직격탄
정부, 중개보수 인하 강제하더니 시장 육성책도 없어
부동산 시장 불만, 중개사들에게 쏟아내
거래량 감소, 매출 부진으로 직격탄
정부, 중개보수 인하 강제하더니 시장 육성책도 없어
부동산 시장 불만, 중개사들에게 쏟아내
32회 공인중개사 합격자가 발표됐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의하면 합격자는 총 2만6913명으로 지난해 보다 1만명가량이 증가했습니다. 2차 기준 합격률도 29.07%로 지난해(22.01%)보다 올랐습니다. 이미 포화된 시장에 신규 합격생들까지 쏟아지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과당경쟁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상대평가로의 전환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등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법인에서는 가맹사업을 총괄하고 있기에 다양한 공인중개사분들을 만납니다.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기에 어디에 차리는 것이 좋은 지, 매물을 어떻게 확보할 지, 손님은 얼마나 올지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고민거리입니다. 신규로 창업하는 분들도 있지만 기존에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분들도 같은 고민을 합니다. 다양한 고민들이 있지만 이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화가 많이 나 있다는 겁니다.
일단 중개보수에 화가 나 있습니다. 최근 중개보수가 거의 반값으로 낮춰지다 보니 생계가 어렵다고 합니다. 사무실 임대료나 부대비용은 큰 변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매출이 줄어들었습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집 값과 전세 값이 올랐는데 왜 그 피해를 공인중개사들이 고스란히 받아야 하느냐고 억울해합니다.
복비 부담을 낮춘 것 뿐만이 아닙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정책’에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시스템 구축사업’을 포함시킨 것은 공인중개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습니다. '그게 아니라'는 정부의 변명은 설익은 정책을 내놓는 아마추어라는 고백과 다를 바 없습니다. 프롭테크와 같은 신산업 육성방향도 설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1월30일 국토부에서 발표한 ‘부동산신산업 육성방안’에 현재의 부동산 중개시장을 육성하려는 어떠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동산 신산업이 영세하기 때문에 산업초기에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란한 찬사만이 있을 따름입니다. 프롭테크로 명명되는 부동산 신산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중개시장이 선진화되어야 다양한 기술적, 체계적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영세한 부동산중개시장에 대한 지원과 육성없이 어떻게 이를 달성할 수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부동산 서비스의 소비자 만족도가 전체 서비스에서 최 하위권(29개 서비스 중 22위)이라는 현실인식만 있지 왜 낮은지에 대한 분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와 방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공인중개사들이 가장 크게 화가 나 있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사실 중개보수가 조정을 받던, 정부의 지원이 없던, 이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거래량입니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거래를 못하게 만들어 가격을 조정하는 겁니다. 이미 참여정부 5년과 현 정부 5년의 실험으로 잘못된 정책임이 명확히 판명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거래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세금과 규제로 안되니 최후의 수단으로 대출규제 카드까지 끌어들였습니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주택수요자들도 갑자기 줄어든 대출에 어쩔 줄을 모릅니다.
해외 선진국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집값이 급등하자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역대 최대로 올리는 중입니다. 미국의 경우 국책 모기지 보증 기관이 보증하는 주택담보대출(conforming loan) 한도를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97만800달러까지 올렸다고 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의 경우 집계가 어느 정도 끝난 올해 10월의 거래량은 2306건에 불과합니다. 이는 2019년 1만1587건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입니다.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입니다. 집값 상승을 고려한다고 해도 중개보수를 예전보다 두 배로 높여도 매출은 그대로일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중개서비스의 어려움입니다.
매물 접수도 줄어들었지만 더 큰 문제는 손님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정부의 규제가 심해지면 살펴야 할 내용도 많지만 고객에 대한 응대 또한 어려워집니다. 매도자도 세금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고 매수자도 대출 때문에 이것 저것 챙겨야 하니 화살은 공인중개사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줄어든 손님으로 인한 매출감소 뿐만 아니라 예민해진 고객으로 인한 거래성사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들의 개업시즌이 돌아왔습니다. 매년 연말부터 연초에는 합격한 공인중개사들과 이른바 장롱면허를 가진 기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 모두 중개사무소 개업을 고려하는 시점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19년만에 가장 적은 공인중개사 분들이 폐업했다고 합니다. 개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직업으로서 업종 선호도는 크게 상승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규제가 계속된다면 업종 선호도는 급격히 줄어들 겁니다. 심지어 폐업이 개업을 곧 초과할 수도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아무리 상대평가로 바뀐다고 해도 역대급 거래량 감소의 영향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법인에서는 가맹사업을 총괄하고 있기에 다양한 공인중개사분들을 만납니다.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기에 어디에 차리는 것이 좋은 지, 매물을 어떻게 확보할 지, 손님은 얼마나 올지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고민거리입니다. 신규로 창업하는 분들도 있지만 기존에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분들도 같은 고민을 합니다. 다양한 고민들이 있지만 이분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화가 많이 나 있다는 겁니다.
일단 중개보수에 화가 나 있습니다. 최근 중개보수가 거의 반값으로 낮춰지다 보니 생계가 어렵다고 합니다. 사무실 임대료나 부대비용은 큰 변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매출이 줄어들었습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집 값과 전세 값이 올랐는데 왜 그 피해를 공인중개사들이 고스란히 받아야 하느냐고 억울해합니다.
복비 부담을 낮춘 것 뿐만이 아닙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정책’에 ‘중개인 없는 부동산 거래시스템 구축사업’을 포함시킨 것은 공인중개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습니다. '그게 아니라'는 정부의 변명은 설익은 정책을 내놓는 아마추어라는 고백과 다를 바 없습니다. 프롭테크와 같은 신산업 육성방향도 설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1월30일 국토부에서 발표한 ‘부동산신산업 육성방안’에 현재의 부동산 중개시장을 육성하려는 어떠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동산 신산업이 영세하기 때문에 산업초기에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란한 찬사만이 있을 따름입니다. 프롭테크로 명명되는 부동산 신산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중개시장이 선진화되어야 다양한 기술적, 체계적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영세한 부동산중개시장에 대한 지원과 육성없이 어떻게 이를 달성할 수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부동산 서비스의 소비자 만족도가 전체 서비스에서 최 하위권(29개 서비스 중 22위)이라는 현실인식만 있지 왜 낮은지에 대한 분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이를 개선하려는 의지와 방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공인중개사들이 가장 크게 화가 나 있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사실 중개보수가 조정을 받던, 정부의 지원이 없던, 이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거래량입니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거래를 못하게 만들어 가격을 조정하는 겁니다. 이미 참여정부 5년과 현 정부 5년의 실험으로 잘못된 정책임이 명확히 판명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거래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세금과 규제로 안되니 최후의 수단으로 대출규제 카드까지 끌어들였습니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주택수요자들도 갑자기 줄어든 대출에 어쩔 줄을 모릅니다.
해외 선진국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집값이 급등하자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역대 최대로 올리는 중입니다. 미국의 경우 국책 모기지 보증 기관이 보증하는 주택담보대출(conforming loan) 한도를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97만800달러까지 올렸다고 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의 경우 집계가 어느 정도 끝난 올해 10월의 거래량은 2306건에 불과합니다. 이는 2019년 1만1587건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입니다. 거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입니다. 집값 상승을 고려한다고 해도 중개보수를 예전보다 두 배로 높여도 매출은 그대로일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중개서비스의 어려움입니다.
매물 접수도 줄어들었지만 더 큰 문제는 손님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정부의 규제가 심해지면 살펴야 할 내용도 많지만 고객에 대한 응대 또한 어려워집니다. 매도자도 세금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고 매수자도 대출 때문에 이것 저것 챙겨야 하니 화살은 공인중개사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줄어든 손님으로 인한 매출감소 뿐만 아니라 예민해진 고객으로 인한 거래성사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들의 개업시즌이 돌아왔습니다. 매년 연말부터 연초에는 합격한 공인중개사들과 이른바 장롱면허를 가진 기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 모두 중개사무소 개업을 고려하는 시점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19년만에 가장 적은 공인중개사 분들이 폐업했다고 합니다. 개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직업으로서 업종 선호도는 크게 상승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규제가 계속된다면 업종 선호도는 급격히 줄어들 겁니다. 심지어 폐업이 개업을 곧 초과할 수도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아무리 상대평가로 바뀐다고 해도 역대급 거래량 감소의 영향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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