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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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도시 상하이 봉쇄를 이달 1일부터 풀었습니다. 상하이시 봉쇄는 중국과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전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과 경제 예측 기관들은 앞다투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습니다.

서방에서는 중국경제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으나, 돈의 흐름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6월 들어 3주간 중국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587억 위안에 달했습니다. 이는 연초이래 최대 수치입니다. 돈에는 이념과 사상이 없습니다. 수익이 나면 들어가는 것이고, 손실이 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는 것이 금융의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서방 언론에서 중국의 경제 위기설이 나오는데도, 외국인 자금이 중국에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릅니다. 반면 돈은 성장률이든 금리든 간에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움직입니다.

전세계 주요 예측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습니다. 서방 세계에서는 중국의 금융위기와 부동산 위기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중국정부는 경제성장률 5.5% 목표치를 낮출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올해는 시진핑 주석의 2기 정부 마지막 해입니다. 임기 마지막해에 목표치를 미달성으로 두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현실적인 문제인 1070만명의 대졸자의 고용을 수용하려면, 5.5%의 정부 목표치는 반드시 달성해야 합니다.

중국 증시와 미국 증시, 반대로 가는 이유는?

미국 증시와 중국 증시가 반대로 가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우선 미국 경기는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피크아웃', 중국은 바닥을 탈출하는 '바텀아웃'입니다. 이번 세계경기는 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먼저 잡았는가에 따라 경기회복의 순서가 결정됐습니다. 코로나 발병은 가장 빨랐지만 무지막지한 사회통제로 중국이 코로나를 가장 먼저 안정화시켰습니다. 당연히 경기회복도 가장 빨랐습니다.

반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오판으로, 경기 회복이 늦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이미 작년부터 경기 하강에 들어가 올해 2분기가 경기 저점이고,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미국은 지금 경기하강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컨퍼런스보드의 예측에 따르면 2022년 4분기에 경기저점에 다다를 전망입니다.
중국증시 월별 자금유입. /표=중국경제금융연구소
중국증시 월별 자금유입. /표=중국경제금융연구소
둘째, 미국은 금리를 올리고, 중국은 금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문제로 물가가 급등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작년부터 긴축에 들어가, 경기부양 위한 여력을 준비해왔습니다. 올해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있으며, 물가상승 압력은 없습니다. 전 세계가 미국의 금리인상의 공포에 떨고 있지만, 중국은 이 공포에서 벗어나 외국인 자금이 몰려들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미국의 경우 돈줄을 조이고 있지만 중국은 돈을 풀고 있습니다. 돈을 풀면 죽은 고양이도 튀어 오르지만, 돈을 줄이면 누가 벌거벗고 수영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실적은 뒷전이고, 끌어모은 자금을 펑펑 쓴 플랫폼 기업과 실물과는 상관없는 알고리즘으로 만든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첫번째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상경제가 강한 미국보다 실물경제가 강한 중국이 상대적으로 투자가들의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양적긴축(QE) 이후 본격적인 자금회수에 들어갔지만 중국은 2020년 하반기부터 통화량을 줄이고 부채비율을 낮췄습니다. 따라서 2022년 경기저점에서 통화량 증가와 대출 확대를 실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증시와 중국 증시가 차별화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중국식 '위드 코로나'…하반기 경기부양 나선다

돈의 예지력은 정말 무섭습니다. 중국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아이러니하게도 오미크론 바이러스입니다. 중국의 주가상승의 시점은 상하이와 중국의 오미크론 확진자가 쏟아지던 4월입니다. "길거리에 피가 낭자하게 흘러내릴 때가 최고의 투자시기"라는 냉혹한 돈의 논리가 정확히 맞아 떨어졌습니다.

중국은 그간 '코로나 제로'(칭링) 정책의 정의를 계속 바꿨습니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제로 코로나에 대한 정의를 '동태적 칭링'(动态清零)으로, 그리고 지금은 '사회적 칭링'(社会面清零)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증시 차별화 비교. /표=중국경제금융연구소
미국과 중국의 증시 차별화 비교. /표=중국경제금융연구소
사회적 칭링은 감염이 없는 음성사회와 감염된 환자를 격리하는 격리사회로 구분합니다. 감염이 없는 음성사회에서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봉쇄를 풀어 경제활동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방세계로 보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중국식 위드 코로나 정책을 '사회적 칭링'이란 용어로 바꾼 것인데, 위드 코로나로 전환은 소비활동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정부의 소비 정책과 억제됐던 소비가 더해지면 소비는 마이너스 성장에서 하반기에는 두 자리 수 성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번 상하이 봉쇄로 1, 2분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간 목표에 크게 미달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목표치인 5.5%를 달성하기 위해선 하반기 6~7%의 고성장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경제는 당초 U자 경기 반등에서, 2분기를 새로운 점으로 하는 V자 반등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업종 눈여겨볼까…자동차·부동산 등 주목

중국은 올해 경기부양에 재정지출과 감세정책을 동원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재정 건전성이 높은데, 연간 GDP 2.8%의 재정 적자 목표를 5~6%까지 높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년 1조1000위안대의 감세를 올해는 2조5000위안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이미 6월까지 1조5000위안의 감세조치를 실행했습니다. 4~5월 두달간의 도시봉쇄로 중국 GDP는 1.5~2%포인트의 성장률 하락을 보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재정지출과 감세로, 이를 충분히 상쇄할 여력이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금리인상과 인하, 소비자물가지수(CPI) 비교 / 표=중국경제금융연구소
미국과 중국의 금리인상과 인하, 소비자물가지수(CPI) 비교 / 표=중국경제금융연구소
지금의 중국은 제조가 아닌, 소비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나라입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보면 소비의 GDP기여도가 69.4%나 됩니다. 중국의 오미크론 봉쇄 이후 내수경기부양에는 자동차와 부동산이 가장 선두에 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의 소비산업에서 최대 품목은 자동차입니다. 중국은 연간 2653만대의 자동차를 구매하는 세계 최대 시장입니다. 특히 전기차는 세계시장의 53%를 차지하는 세계 1위 시장입니다. 자동차는 전방 산업인 철강, 기계, 후방의 소비산업과 연관효과가 매우 큽니다. 중국은 전기차 산업에 대해 이미 전기차보조금 확대, 30만 위안 이하 자동차에 대한 승용차 취득세를 10%에서 5%로 인하했습니다. 대도시 번호판 등록대수 제한 완화 등의 조치는 이미 실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GDP의 1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를 부양시키면 전방산업인 철강, 시멘트, 건자재 분야가 바로 영향을 받습니다. 완공 후에는 가구, 가전, 자동차 산업이 부각을 받으며, 향후에는 음식료, 관광 등의 소비산업까지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통화증가율(M2) 비교. /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미국과 중국의 통화증가율(M2) 비교. /사진=중국경제금융연구소
중국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경기억제책을 썼기 때문에, 부동산가격 안정이 이뤄졌습니다. 또 오미크로 확산으로 부동산 경기가 착공, 시공, 완공 등 모든 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경기부양에 확실한 명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중국의 부동산거래 급감을 두고 중국부동산 위기가 부각되고 있으나 이는 중국의 상황을 겉으로만 봤기 때문입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도시봉쇄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거래는 단절된 것입니다. 도시 봉쇄 해제와 함께 거래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부동산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이동제한 때문에 부동산에 갈 수 없었습니다. 거래 물량을 두고 부동산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이미 봉쇄해제 지역의 부동산 거래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상하이지수. /표=중국경제금융연구소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상하이지수. /표=중국경제금융연구소
'강물이 풀리니 봄이 오는 것을 오리가 먼저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증시의 디커플링으로, 수혜를 입는 분야는 '증권'입니다. 신용대주잔고가 다시 늘고 있고, 6월 들어 하루 거래대금이 다시 1조 위안을 돌파하고 있습니다.

증시에서 영원한 상승시장도, 영원한 하락시장도 없습니다. 나아가 영원한 성장산업도, 영원한 사양산업도 없습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습니다. 지금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주식시장의 급락에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중국 주식시장의 경우 미국 증시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중국 증시의 경우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피난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자동차, 부동산, 증권업 관련 업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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