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에게 3억 땅 물려주려다 고민에 빠진 이유 [도정환의 상속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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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손자녀에게 증여하면 30%~40%의 할증과세 적용돼
절세를 위해서는 누진세율 등을 고려
최적의 증여플랜 세워야
손자녀에게 증여하면 30%~40%의 할증과세 적용돼
절세를 위해서는 누진세율 등을 고려
최적의 증여플랜 세워야
올해 80세가 된 나성실씨는 3억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성실씨는 죽기 전에 토지를 물려주는 것이 상속하는 것보다 세금이 적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나성실씨의 외동아들인 나홀로씨에게 증여를 하자니 아들의 나이도 이미 60세가 다 되어 증여 후에 또 증여나 상속이 발생할 것 같아서 직장을 다니는 손자에게 증여를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나성실씨가 나홀로씨에게 증여를 하고, 나홀로씨가 자녀에게 증여를 한다면 증여가 두 번 발생하므로 증여세도 두 번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성실씨가 바로 손자에게 바로 증여할 경우에는 증여가 한 번만 발생하므로 증여세도 한 번만 부과할 수밖에 없어 그만큼 증여세가 줄어들게 됩니다.
나성실씨는 손자에게 토지를 증여할 때 얼마의 증여세가 나올지를 알아보기 위해 동네의 세무사사무실에 들렀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손자에게 바로 증여를 하게 되면 증여세가 30%만큼 더 늘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손자에게 증여하는 것은 늘 불리한 것일까요?
그래서 자녀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손자녀에게 증여나 상속을 하면 원래 납부하여야 할 증여세보다 더 많은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것을 ‘할증과세’라고 합니다. 할증과세는 기본적으로 원래 납부하여야 하는 세금에 30%를 추가로 납부해야 합니다. 할아버지가 손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자녀에게 증여하였을 경우보다 1.3배의 세금을 더 납부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손자녀가 미성년자이고 증여재산가액이나 상속재산가액이 20억원을 넘을 경우에는 30%가 아니라 40%가 추가로 과세됩니다.
그러나 자녀가 이미 사망하여 손자녀에게 증여나 상속을 하게 될 때에는 할증과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27조【세대를 건너뛴 상속에 대한 할증과세】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피상속인의 자녀를 제외한 직계비속인 경우에는 상속세산출세액에 상속재산 중 그 상속인 또는 수유자가 받았거나 받을 재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의 30%(피상속인의 자녀를 제외한 직계비속이면서 미성년자에 해당하는 상속인 또는 수유자가 받았거나 받을 상속재산의 가액이 2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한다. 다만, 「민법」 제1001조에 따른 대습상속(代襲相續)*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대습상속이란 원래의 상속인이 상속의 개시 이전에 사망하거나 결격으로 인하여 상속권을 상실한 경우 그 사람의 직계비속이 상속하는 것을 말합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제57조【직계비속에 대한 증여의 할증과세】위의 사례에서 나성실씨가 3억원의 토지를 아들에게 모두 증여하는 경우와 아들과 손자에게 각각 50%씩 증여하는 경우의 세금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성실씨가 3억원의 토지를 아들과 손자에게 각각 50%씩 증여할 경우 손자에게 증여한 재산에 대해서 증여세가 할증과세되더라도 아들에게 모두 증여한 경우보다 세금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할하여 증여함으로써 5,000만원의 증여공제(손자)가 추가되었으며, 증여재산이 분할되어 아들은 더 낮은 세율을 적용받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손자녀가 있을 경우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증여세나 상속세가 최소화되는 구간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① 수증자가 증여자의 자녀가 아닌 직계비속인 경우에는 증여세산출세액에 30%(수증자가 증여자의 자녀가 아닌 직계비속이면서 미성년자인 경우로서 증여재산가액이 2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40%)에 상당하는 금액을 가산한다. 다만, 증여자의 최근친(最近親)인 직계비속이 사망하여 그 사망자의 최근친인 직계비속이 증여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렇다면 할증과세 때문에 손자에게 증여하는 것은 항상 불리할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의 상속세와 증여세는 소득세와 마찬가지로 상속재산 또는 증여재산이 커질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누진효과와 증여공제를 잘 활용하게 되면 세금을 더욱 절약할 수 있습니다.
비현금성자산을 증여 또는 상속할 때에는 증여세 및 상속세 외에도 취득세를 고려해야 하며, 추가로 세금 납부 재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손자가 토지의 50%를 증여받게 되면 증여세를 1,610만원 만큼 납부하고 약 4%의 취득세 등을 납부하여야 하는데 이 금액을 할아버지가 대납하게 되면 이 금액도 증여에 포함되어 증여세가 추가로 과세되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특히 과세관청에서는 미성년자가 부동산, 주식 등 비현금성자산을 증여받을 경우 증여세의 납부 원천에 대해서 면밀하게 조사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손자녀가 납부할 증여세 등을 신고하지 않고 증여자가 대신 납부할 경우, 대납한 증여세 등에 대해 증여세뿐만 아니라 가산세가 추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손자녀가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납부할 증여세도 함께 증여하여 증여재산에 포함해서 신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한서회계법인 도정환 세무사,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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