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족' 자녀 때문에…"노후 준비 어쩌나" [김진웅의 100세 시대와 평생 자산관리]
"등록금, 결혼 등 목돈 들어가는 자녀지원 계획 세워야"
"자녀지원-은퇴준비, 균형감 있게 대응할 필요 있어"
퇴직한 5060세대의 자녀가 학업을 마치지 못했을 확률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습니다. 특히 대학 등록금은 가계에 꽤 많은 부담이 됩니다. 지난해 공개된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연간 기준 대학 등록금은 평균 676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자녀가 4년제 대학에 다닌다고 가정하면 약 2700만원이 등록금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등록금이 적게 드는 국공립대의 경우 연간 420만원으로 부담이 좀 덜하지만 의학 계열이라면 등록금이 연간 1000만원(977만원)에 달합니다. 의대는 또 6년을 다녀야 하니 총 6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NH투자증권이 2021년 실시한 5060세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 3명 중 2명꼴(65.2%)로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 또는 결혼한 이후(주택 마련 또는 평생)에도 지원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요즘 또 결혼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요.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따르면 신혼부부의 결혼 비용은 총 2억8739만원에 달했습니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주택비용(2억4019만원, 83.6%)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되다 보니 자녀들은 부모의 지원 없이는 결혼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부모들도 자녀의 결혼 비용을 외면하기는 어렵겠죠.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주택 마련까지 지원할 생각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취업이나 결혼이 늦어지며 나이 든 자녀의 생활비를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습니다. 은퇴 이후 자녀로부터 지원받기보다는 지원해주고 싶은 것이 은퇴를 앞둔 부모 세대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부모 세대는 은퇴 생활과 자녀 지원을 위한 목적을 명확하게 구분 지어 자산관리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그냥 대응하다 보면 자녀 지원이 부모의 은퇴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다시 자녀에게 부담을 주는 상황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녀 지원은 반드시 은퇴 자산과는 분리된 별도 자산으로 균형감을 가지고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NH WM마스터즈 김진웅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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