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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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은 항상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높은 시장 변동성을 경험하고,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그나마 올해 들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유럽의 따뜻한 겨울이 시장에 위안이 됐습니다. 이에 따라 경제 침체 가능성은 낮아졌고, 연초 채권과 주식 시장은 강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의 잠재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시장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 위험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채권시장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단 국내 채권 시장만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와 소비자물가지표가 호조를 보여 올해 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전망치가 5% 초반에서 6%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도 갈 길은 험난하지만, 쉬어갈 곳은 있어 보입니다. 국내외 회사채, 유럽 및 신흥국 주식, 그리고 신흥국 채권입니다.

지난 해부터 한국은행은 250bp(1bp=0.01%포인트), Fed는 450bp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인상이 마무리되는 국면에서 채권은 그 어느 자산보다 매력적입니다. 단기 금리와 장기 금리의 차가 역전되는 상황에선 우량 회사채의 매력이 돋보입니다. 그리고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 안에 종료된다고 가정했을 때, 달러 약세와 함께 유럽·신흥국의 주식 및 채권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합니다.

연초부터 강세를 보였던 채권과 주식시장은 Fed의 긴축 정책에 대한 부담감에 조정받았습니다. 그렇지만 회사채 시장이 안정적인 건 지난해와 다릅니다. 작년 단기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급격히 상승하면서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도 확대됐습니다.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올해는 연초부터 국내외 회사채 발행과 투자가 활발합니다. 금융시장의 유동성도 풍부해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회사채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기업이 자금 조달을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기업들이 차입을 통해 사업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거시적인 경제에도 긍정적으로 해석됩니다. 앞으로 헤쳐가야 할 장애물들이 많지만, 회사채 시장은 경제를 지탱할 버팀목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 필자가 글로벌 경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배경입니다.

자산 배분은 자산간 비중을 조정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합니다. 과거 경험상 일반적으로 1년의 투자 기간 시장 변화로 인해 포트폴리오를 적어도 한 번 이상 재배분했습니다. 올해도 포트폴리오에 의미 있는 변화를 줘야 할 시기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거시경제 여건이 나아지면 회사채를 경기 성장에 민감한 주식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예상과 달리 경제가 악화하면 경기 침체를 방어할 국채의 비중을 높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작년과 같은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변동성 장세에선 우선 고금리 채권으로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 후 거시 경제 환경을 고려해 채권과 주식간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올해 자산 배분 전략의 핵심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박형민 NH WM마스터즈 수석 전문위원(NH-Amundi자산운용 멀티에셋팀)

'NH WM마스터즈'는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자산관리 관련 최정예 전문가 집단으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전략과 자산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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