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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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가 스스로 가입·저축할 수 있는 퇴직연금인 IRP(개인형퇴직연금)는 은퇴자산 마련 수요 증가와 더불어 퇴직급여 의무이체 규정 도입에 따라 적립금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2년말 기준 IRP 적립금 규모(57조6000억원)는 전년 대비 22.1% 성장했습니다. 이는 DB(확정급여) 및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적립금의 증가율인 14.1%를 웃돌았습니다. 인출 가능 시점에서의 IRP 계좌의 금액 기준 연금 인출 비중은 2015년 3.1%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32.6%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은퇴인구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IRP 계좌의 적립금 성장세 및 연금 인출 비중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처럼 개인의 은퇴자산 마련에 있어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는 IRP 계좌를 관리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 두면 유익한 내용을 몇 가지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퇴직급여의 이체

근로자가 만 55세 이전에 퇴직하면 법정 퇴직급여는 IRP에 의무적으로 이체하게 돼 있습니다. 만 55세 이전이면 법정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거나 다른 연금저축과 같은 개인연금 계좌에 이체할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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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에 앞서 퇴직하는 근로자라면 법정 퇴직급여 외에 명예 퇴직금을 수령하기도 하는데, 이는 나이와 상관없이 세후 일시금 수령이나 IRP 또는 연금저축 계좌에 이체 후 연금 수령 등을 모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반 직장인과 다른 공무원 또는 사립학교 교직원의 경우에도 명예 퇴직금을 수령했을 때 IRP 또는 연금저축 계좌에 이를 이체할 수 있는데요.

다만 일반 직장인과는 달리 곧바로 이체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일단 퇴직소득세를 원천징수한 명예퇴직금을 수령하고 나서, 이를 60일 이내에 IRP 또는 연금저축 계좌에 이체하면 원천징수된 퇴직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 가능한 금융상품

IRP에 이체한 퇴직급여는 원리금보장상품 및 실적배당상품에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원리금보장상품으로는 은행, 저축은행, 우체국 등의 예금을 비롯해 보험사의 이율보증보험(GIC) 및 증권사의 주가연계 파생결합채(ELB)를 투자할 수 있습니다.

실적배당상품은 기본적으로 펀드와 실적배당보험이 구비돼 있습니다. 또 주요 증권사의 계좌개설을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상장 리츠 및 인프라펀드를 실시간으로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IRP 계좌에서는 주로 실적배당상품을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하는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적립금의 70%로 정해져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실적배당상품은 주식형 및 주식혼합형 펀드와 ETF, 하이일드채권펀드, 리츠 등이 있습니다. 나머지 30%는 원리금보장상품 또는 채권(혼합)형 펀드와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합니다.

적립금의 중도 인출

연금저축펀드 등의 개인연금과는 달리 IRP는 법에서 인정되는 사유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적립금의 일부를 중도 인출할 수 없습니다. 법에서 인정되는 중도 인출 사유는 무주택자의 주택구입이나 거주 목적의 전세보증금 마련 목적, 본인과 배우자 및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시 필요한 의료비 지출, 가입자 본인의 개인회생 또는 파산선고 및 재난 피해 발생 등입니다.

IRP는 별도의 계좌관리 수수료가 부과되는 한편, ETF를 거래할 때의 매매수수료는 면제됩니다. 연금저축펀드와 비교하면 계좌관리 수수료 부담은 단점이지만, ETF 거래 관련 매매 수수료가 면제되는 점은 장점입니다. 계좌관리 수수료의 경우도 비대면 계좌개설 및 가입이나 퇴직급여 이체 시에 면제 혜택을 주는 금융회사가 늘고 있으니 가입 시 참고해 볼 만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박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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