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젝트 첫 단계가 마무리됐습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됐습니다. 큰 기대와는 달리 지수 발표 및 ETF 상장 이후에도 시장에서 반향은 크지 않습니다. 아직 40여 개 회사만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고, 계획 이행 여부 등 진정성은 추후 검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수가 발표되면서 지수 포함 종목의 적정성에 대한 시장 참여자 간 견해가 엇갈리면서 밸류업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됐습니다. 밸류업은 도대체 무엇인지 두 명의 전설적 가치투자 대가들의 투자철학에 비춰 알아보겠습니다.먼저 밸류업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밸류업이란 용어의 정의부터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밸류업이라고 하면 문자 그대로 가치를 증대시킨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가치는 어떤 가치고 그 가치를 어떻게 증대시킬 수 있느냐가 먼저 규정돼야 합니다. 먼저 밸류업이 지칭하는 가치는 '주주가치'입니다.그러면 주주가치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먼저 가장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시장가치, 즉 주가입니다. 상장기업의 경우 매일 시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두 번째로는 기업의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장부가치가 있습니다. 재무상태표의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 또는 자본이 주주의 몫인 주주가치입니다. 밸류업, 순자산을 늘리는 행위시장가치는 쉽게 관찰되고 다른 기업과 비교도 용이하며 주주의 부를 측정하는 가장 직접적인 가치의 척도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선 관리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닙니다. 증시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주가를 기업이
기대를 모았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지도 시간이 제법 지났습니다. 프로그램의 내용이 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 방점이 찍히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시장의 첫 반응이었습니다. 반면 오랫동안 한국증시의 과제로 여겨져 왔던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아직 그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테마주 위주의 단기투자 시장이 돼 버린 국내 증시에서 장기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노력이 시도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의미가 있습니다.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하는 기업들의 존재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그런 기업에 투자하는 하나의 흐름이 자리잡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번 프로그램에는 주요 투자지표 비교공시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특히 분기별 기업의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지표의 시계열 정보뿐만 아니라 산업별 평균, 순위 등도 함께 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공표될 예정입니다. 지금도 온라인 상에서 어렵지 않게 조회할 수 있는 기업별 가치평가 지표를 별도로 공시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이러한 지표를 투자에 활용한다는 것은 주가가 재무제표에 나타나는 기업의 가치에 연동돼 있다는 가치투자의 관점이 반영돼 있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지표의 기업 가치와 관계를 바탕으로 세 지표가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를 이해해야 기업의 종합적인 가치평가가 가능합니다.주가와 순자산, ROE의 관계는 아래의 도식과 같습니다. 순자산은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항목으로 기업 자산 중 주주의 몫으로 대차대조표상 자본 항목과 동일합니다. 기업이
올해 개인의 투자 트렌드는 한마디로 채권투자 전성시대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연초부터 11월 말까지 개인투자자는 채권을 34조6000억원 순매수해 주식 1조8000억원, ETF 1조9000억원 순매수 대비 압도적 채권투자 선호 현상을 보였습니다.작년 개인이 주식을 25조4000억원, 채권을 20조6000억원, ETF를 5조3000억원 순매수 했습니다. 이와 비교해 보더라도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투자는 크게 줄이고 채권투자 규모를 14조원이나 늘인 겁니다. 이렇듯 올해 증시가 상승했음에도 투자자들의 선택은 채권이었습니다.개인이 1조9000억원을 순매수한 ETF도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국내채권 ETF를 5439억원, 해외채권 ETF를 6447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초단기채권 상품인 단기자금 ETF도 4144억원을 순매수해 올해에는 ETF도 주식보다는 채권 중심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개인의 채권투자는 올해 들어 그야말로 전성기를 이룬 셈입니다.개인이 투자가능한 채권관련 상품이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고 특히 채권형 ETF의 경우 새로운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요. 채권 상품은 다 비슷할 것 같지만 의외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각자의 투자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특히 개별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ETF를 포함한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방식에 따라 성과의 차이가 있으니 미리 잘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채권을 투자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만기보유 방식입니다. 채권은 만기가 존재하는 상품이어서 채권을 매수한 뒤 만기까지 보유하면 중간에 이자와 만기에 투자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선 정기예금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예금과 차이는 채권의 경우는 만기 이전에
기획재정부에선 내년 상반기 개인투자용 국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만을 대상으로 한 10년·20년 만기 국채 투자상품입니다. 일시불로 매입해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수령할 수도 있고, 달마다 일정금액을 10년 혹은 20년간 납부하고 같은 기간 동안 연금처럼 분할지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일시불로 매입하는 것은 정기예금과, 또 월정액 납부·분할수령은 연금상품과 유사한데요. 거래상대방이 금융기관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라는 점에서 원리금이 보장되는 더 안전한 자산입니다. 지금도 개인의 국채 투자는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에만 8조7000억원의 국채를 순매수했습니다. 국채 관련 ETF도 8월 말 현재 35개가 상장돼 있어서 간접투자로도 개인이 국채에 투자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면 개인투자용 국채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상품일까요? 필자의 의견으로는 개인투자용 국채는 개인의 자산관리에 있어서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중요한 상품의 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왜 개인투자용 국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투자용 국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첫번째 이유는 기존상품 대비 우월한 상품성입니다. 먼저 개인투자용 국채는 복리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단 점에서 복리투자상품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리효과는 투자기간이 길수록, 투자수익률이 높을수록, 수익률의 변동성이 낮을수록, 투자기간 내에 손실이 없을수록 극대화됩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위의 조건을 대부분 만족시키는 상품입니다. 10년 이상의 투자기간
올해 주식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2차전지 관련주의 초강세일 겁니다. 실적 대비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쏠림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 2차전지 주식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의 경우에도 생성형 인공지능(AI) 테마의 수혜를 받으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처럼 요즘 주식시장은 현 실적 대비 높은 미래가치로 평가받는 '신계'(神界)의 주식과 현실적과 연동 가치를 평가받는 '인간계'(人間界)의 주식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주식시장 양극화는 최근 발생한 현상은 아닙니다.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가격을 상승시키는 과정에서 미래 혁신을 주도하는 성장주에 급격한 쏠림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해당 주식의 가격은 지금껏 시장에서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뛰어올랐습니다. 미국에선 FAANG, 우리나라에서는 BBIG 등 이러한 주식을 지칭하는 약어가 신계에 등극한 성장주의 대명사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어떤 주식이 신계에 등극하면 계속해서 신계에 머무는 것일까요? 아니면 신이 될 자격요건에 미달되면 다시 인간계로 내려오는 것일까요? 국내 주식시장의 신계였던 바이오와 배터리, 인터넷, 게임의 경우를 보면 나름대로 답을 내려볼 수 있습니다. 배터리를 제외한 다른 테마는 신계와 인간계의 중간계에 머물거나 이미 인간계로 내려와 있습니다. 한 번 신계에 오른다고 해서 영원한 신계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느 주식이 신계에 도달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한때 신계였던 주식들은 왜 윗세상에 머물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온 것일까요? 위의 그림은
올해 주주총회 시즌의 가장 큰 화두는 행동주의 펀드였습니다. 감사 선임에서부터 주주 제안까지 수많은 주제들이 이슈가 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전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는 평입니다. 행동주의 펀드는 조용하던 회사에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고 단기 수익을 얻은 뒤 떠나려는 '기업사냥꾼' 또는 '먹튀'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그간 우리나라 기업이 상대적으로 낙후됐다고 평가되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 주주가치 제고를 촉구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상반된 평가도 존재합니다. 어떤 쪽의 평가에 동의하건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주주환원이 미흡했던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인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가가 적정가치만큼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저평가 원인 해소에 힘쓰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현상은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의 속성상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업은 본원적 수익을 창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창출된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기업이 창출한 순이익은 크게 기업 내부에 유보하거나 주주에게 환원하게 됩니다. 주주환원은 다시 배당을 통해 직접 현금으로 주주에게 분배하거나 회사가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해 상장주식수를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나뉩니다. 여기서 순이익 중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으로 사용된 금액의 비중을 주주환원율이라고 부릅니다. 기업이 창출한 순이익의 지분은 주주에게 있으므로 기업이 번 돈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얼마만큼 사용하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높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