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보수파제거작업 계속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은 3일 보수파 정치국원인 비탈리보로트니코프(62)를 소련 연방최대공화국인 러시아공화국 총리직에서 해임시키고 그 후임에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을 열렬히 지지해온 알렉산데르블라소프(56) 현 내무장관을 임명함으로써 개혁파 중심의 인사개편을 계속하고 있다. 관영 타스통신은 보로트니코프가 실권이 없는 러시아공화국의 최고회의 간부회의장으로 좌천했다고 보도하고 고르바초프의 이같은 인사는 이날 열린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승인됐다고 전했다. 신임 러시아 공화국 총리로 임명된 블라소프는 지난달 30일 긴급소집된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치국후보위원으로 승진했는데 그는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에 대한 성실한 지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86년 1월 내무장관직에 취임한 이래 블라소프는 모스크바에 폭동진압부대를 신설하고 경찰 이미지를 개선하는 등 경찰조직 개편에 나섰고 고르바초프의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에 부응, 내무부를 유례없이 기자들에게 개방시키기도 했다. 분석가들은 개혁주의자인 블라소프가 러시아 공화국 총리로 임명되고 보수파인 보로트니코프가 좌천된 것은 지난주 소련지도층의 대대적 개편을 통해 실권을 완전 장악한 것으로 보이는 고르바초프가 자신의 개혁정책에 반대해온 보수파들에게 더욱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는 조치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