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소련 경제진출에 일본 당황
입력
수정
일본경제계는 최근 노태우 대통령의 시베리아개발협력용의 표명등 한국의 적극적인 대소경제진출 움직임에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5일 밝혔다. 이 신문은 특히 그동안 일본기업들이 "경제력으로 볼때 소련의 시베리아 개발을 도울수 있는 곳은 일본뿐"이라는 자만에 빠졌으나 최근 한국이고도로 기술이 축적된 경공업과 서비스분야에서의 대시베리아 진출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내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소련이 극동지역에서의 대외합작사업 강화를 위해 경제특구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소합작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련은 극동지역에 설치할 경제특구를 통해 일본기업들이 단연 강세를떨치고 있는 첨단기술산업및 중공업분야뿐 아니라 한국이 높은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가구 식품 잡화등 경공업과 호텔등 서비스업체들도 적극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노태우대통령의 시베리아 경협의사표명은 석유 천연가스등 대규모개발사업에 있어서도 미국업계의 기술과 노하우를 빌려 한국업체들의 대소진출을 촉진시키려는 구상을 내비친 것으로 일본경제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때문에 그동안 "북방도서문제등 일소간의 현안해결에 실마리가 풀리지않는한 일본의 대소경협을 제한한다"는 배짱을 부려왔던 일본기업들은 한소경협가능성의 이같은 급진전에 몹시 초조해 하고 있다. 한국이 시베리아개발사업에서 경공업과 서비스업만이 아니라 한미기술제휴를 등에 업고 대규모프로젝트에 까지 진출할 경우 일본의 몫은 그만큼 적어지기때문. 일본은 이제까지 "한소간의 접근움직임은 일본을 견제하려는 소련측의 제스처에 의한 것일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가고 있다. 물론 일본경제는 아직까지도 표면적으로는 "한국이 중국에 이어 소련과도경제교류를 강화할 경우 한반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대환영"이라며 애써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또 "한국의 시베리아개발 대형프로젝트참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므로 아직 무어라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일본은 그러나 이달 11일 사이토 경단련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경제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하는데 이어 올해안에 민관합동의 대형경제사절단을 모스크바에 보내 이들 두나라와의 경협관계 재정립을 모색하는등 급변하고 있는 극동경제정세에의 대처방안을 찾기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