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다국적기업화 가속

가전업계의 다국적기업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가전3사가 현재 미국, 영국, 서독, 포루투갈, 터키, 중국등지에서 가동중인 해외현지공장은 모두 7개로 이들공장의 생산규모는 연말까지 5억797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업체별로는 금성사가 2억5,000만달러, 삼성전자가 2억3,297만달러, 대우전자가 2,500만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는 또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스페인, 프랑스, 영국등지에 단독투자 또는 현지업체와의 합작으로 건설중인 해외공장을 8개나갖고 있다. 이들공장이 금년말이나 내년상반기중 건설을 끝내 생산에 들어가면 가전3사의 해외공장이 생산 판매하는 규모는 내년중 8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업체별로는 삼성이 금성을 앞질러 4억1,000만달러선, 금성이 3억5,000만달러수준, 대우전자가 9,000만달러에 각각 이를 것으로 내다보이고 있다. 삼성의 경우 영국공장이 내년중 전자레인지 30만대, VTR 30만대, 컬러TV 40만대의 증설계획을 끝내는 추가사업등을 합친 규모이다. 따라서 가전3사 현지공장의 올해 생산계획이 지난해보다 45.4%가 늘려잡혀 있으나 내년의 경우엔 올해보다도 67.3%나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전3사가 이처럼 해외진출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일본전자업체들의 다국적기업화를 본뜬 세계화전략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업계는 이를 통해 미국, EC(유럽공동체), 호주, 캐나다등 선진국의 잇단 수입규제움직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현지에 생산및 수출전진기지를 마련하면서 관계국과의 경제협력을 두터이 해 가고 있다. 또 가전업계의 현지투자대상지역이 과거의 선진국위주에서 요즘엔 중국,태국, 인도네시아, 스페인등 개발도상국으로 점차 바뀌고 있어 이역시 현지잠재시장의 개척이나 우회수출기지 마련이란 차원에서 이해되고 있다. 가전3사의 이같은 세계화전략은 90년대에 들면 더욱 활성화돼 90년중의해외생산규모만도 10억달러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삼성이 현재 중국측과 북경에 연산50만대규모의냉장고공장, 주해에 25만대의 VTR공장, 심천에 20만대의 컬러TV공장을 각각 건설키위해 합작사업계획을 마무리 짓는 중이다. 금성도 중국에 현지공장건설을 추진중이며 동남아지역엔 추가로 현지가전공장을 세울 방침이다. 대우는 공산권진출에 한발 앞서 있어 현재 중국 복주에 연산 1만톤규모의 주물공장건설계획을 구체화하고 있고 그룹을 앞세워 헝거리에도 가전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대우는 이밖에도 유럽 동남아 남미지역에의 진출을 앞당기기 위해 이미시장조사와 타당성검토를 끝낸 상황이다. 따라서 90년대에 들면 전세계 곳곳에 가전업체의 현지공장이 뿌리를 내려 "해가 지지 않는 가전제품의 생산체제"를 이뤄 간다는 것이 업계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