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용역기관 국내진출 적극화...삼성/럭키등 거액투입 의뢰

세계유수의 기업진단 전문용역기관들이 국내 재벌그룹등의 경영구조개편을 위한 조사용역을 맡는등 한국시장 진출에 전례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DL 및 JMAC(일본능률협회)등 미/일의 전문용역기관들은 경제국제화추세에 부응하기 위한 경영구조 개편에 부심하고 있는재벌그룹 또는 전자공업진흥회등 산업별 단체로부터 용역을 의뢰받고 이를조사해주는 대가로 상당액을 지급받는등 국내시장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외국용역기관들이 국내시장의 대규모 민간조사용역 프로젝트를독점하는 이유는 산업진단 노하우가 상당수준에 이르고 있는데다 일단 특정국가에서 용역을 의뢰받은 경우 향후 해당국가의 유사업체 또는 기관으로부터는 조사의뢰를 받지 않는등 의뢰기업의 비밀을 철저히 보장하는 사업원칙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있는 ADL(ARTHUR D. LITTLE, INC)은 삼성그룹으로부터 전자부문의 주력화를 중심으로한 그룹재편에 관한 용역조사를 의뢰받고 구 삼성전자와 구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하는 내용을 주요골자로 하는그룹 재편안을 마련, 이를 삼성측에 전달했다. 삼성은 ADL의 건의내용을 근간으로 지난 1일자로 양대 전자계열사를 합병하고 석유화학 분야에 본격 진출하는등 대대적인 그룹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측이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으나 ADL은 1년여 이상이 소요된 이프로젝트를 수행해주는 대가로 자신들이 당초 요구했던 3억원보다 5,000만원이 줄어든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DL은 삼성외에도 최근 일본지사를 통해 전자공업진흥회가 의뢰한 한국전자산업 향방에 관한 조사도 실시했는데 가전, 정보통신 및 부품등 전자산업의 전분야를 폭넓게 언급하고 있는 이보고서는 얼마전 작업이 완료돼현재 관계당국 및 회원사경영진등에게 배포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해 "F-88" 프로젝트라는 명칭의 대대적인 그룹계열화를 단행한 바있는 럭키금성그룹도 개편에 앞서 JMAC에 용역을 의뢰,지난해 3월 일측으로부터 조사분석에만 1년반이상이 소요된 결과를 넘겨받았다. 업계관계자들은 원화절상 및 노동코스트의 상승등으로 인한 국내산업계의 구조조정수요가 날로 늘고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은 국내시장의 가능성을 노린 외국전문용역업체의 진출이 갈수록 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국내에도 적지않은 경제용역 전문기관들이 문을 열고있으나 전문성 및 조사결과의 신뢰성면에서 기업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내산업의 노하우 보호라는 측면에서도 국내기관에 의한 용역실시가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