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헝가리에 1억2,500만달러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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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은행들이 국내금융사상 처음으로 대외차관단을 형성, 동구공산권 국가인 헝가리에 1억2,500만달러의 뱅크론(은행차관)을 제공하게 됐다. 산업은행과 외환은행 및 6개 시중은행등 8개 국내은행은 헝가리중앙은행에뱅크론 형식으로 1억2,500만달러의 차관을 제공키로 하고 우선 1차로 6,500만달러에 대한 차관공여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차관계약은 지난 14일 서울에서 헝가리중앙은행과 국내 8개은행대표들간에체결됐으나 대북한관계등을 고려한 헝가리측의 요구로 공식발표되지 않았는데 차관단의 공동주간사은행이 산은과 외환은이고 차주가 헝가리중앙은행이어서 최근 대사급 상주대표부를 상호개설한 우리나라와 헝가리가 사실상 정부차원에서 맺은 첫 금융거래로 볼 수 있다. 1차로 제공키로한 6,500만달러의 인도시기는 계약후 60일이내이고 상환기간은 거치기간 5년6개월을 포함 8년으로 금리조건은 런던은행간금리(LIBOR)에 0.5%의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거치기간중에는 6개월마다 이자만 받고 그후2년반은 5차례에 걸쳐 원리금을 분할 상환받기로 돼있으며 나머지 6,000만달러는 추후 헝가리측이 요구할 경우 별도의 차관계약을 통해 공여하기로 했다. 이같은 차관조건은 지난6월 헝가리중앙은행이 도이치은행(서독), 일본흥업은행등 국제은행컨소시엄(차관단)과 맺은 차관조건과 동일한 것으로 1차차관액 6,500만달러는 산은과 외환은이 각각 1,200만달러, 조흥 한일 상업 제일신탁은등 5개은행이 700만달러씩 내고 나머지 600만달러는 신한은행이 분담하기로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은행들이 개별적으로나 해외 현지법인을통해 외국에 상업차관을 제공한 일은 있으나 국내 은행들이 공동참여하는 은행차관단을 결성,차관을 제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관련, 금융계의 한 소식통은 "지난86년 우리나라가 흑자국으로 전환된이후 외국의 은행등으로부터 차관요청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히고"이번차관 역시 헝가리측의 요청에 의한 것이며 조건도 국제금융시장의 관행을 따랐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금융계는 이번의 대헝가리 차관외에도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국가들의 차관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대외협력기금등을 이용,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