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소련진출 구체화작업 본격화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의 소련방문을 계기로 한-소간 경협분위기가 급진전되자 전경련과 국내 대기업그룹들이 소련진출을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재계는 특히 한-소 민간협위설치, 소련 무역사무소의 서울설치, 소련의 한국경제인 대거초청에 의한 현지방문등이 가시화됨으로써 대소진출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교역확대와 더불어 합작사업에 주목, 준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정명예회장이 이미 소련측과 합의를 본 시베리아연안에의 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 현재 시베리아현지를 둘러보고 있는 주강수 현대종합상사 상무, 김대윤 현대건설이사가 이번주말이나 다음주초 돌아오는 대로 타당성조사를 위한 기술진의 인선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대는 또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선박 9척의 건조를 위한 기술적이고 실무적인 유망한 합작분야를 모색해 구체적인 투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 개설한 연락사무소의 업무개시축하 리셉션을 오는 20일 현지경제인 및 VIP를 대거 초청해 모스크바에서 갖기로 하고 이를위해 박웅서 삼성물산 부사장을 곧 파견한다. 삼성은 지금까지 현지투자보다는 교역역에 중점을 두었으나 앞으로 합작위한 투자분야를 찾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럭키금성그룹의 경우 럭키금성상사를 중심으로 금성사 럭키 럭키개발등 대소진출가능업체의 연구조사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전기 전자 플랜트 석유화학원료분야의 합작사업이 유망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진출계획을 마련키로했다. 이와함께 럭키금성은 현지 전시회참가 또는 단독전시회 개최등을 앞으로 늘리면서 소련의 시장을 보다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경영진 실무진들의 현지파견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대우그룹은 모스크바에 객실 400개, 투자규모 7,500만달러의 호텔건설을 비롯해 흑해연안에 방적공장건설 합작사업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르망승용차를소련에 수출하는 대신 시베리아산 원목으로 대금을 결제받는 방식의 거래를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참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성 있는 프로젝트로 시베리아의 목재개발을꼽고 있는 선경그룹은 그밖에도 원유 가스등 자원개발분야에의 진출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모스크바에 지사를 설치키로 했다. 효성그룹은 피혁제품 및 봉제 목재개발분야에서 소련과 합작투자를 실현한다는 그룹차원의 사절단파견 및 소련경제인 초청을 인적교류의 발판을 마련한뒤 현지시장조사를 거쳐 구체적인 진출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