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신문 사설(13일자)...식품안전의 수준 <<<

**** 식품안전의 참담한 수준 **** 과거 유해/불량식품이라고 하면 고작 무허가업소에서 불법으로 제조한식품이거나 불결한 재래시장에서 비위생적으로 팔고 있는 음식물등을 연상했다. 그러나 요즘 연일 보도되고 있는 내용을 보면 이름있는 백화점이나 식당에서판매하고 있는 식품들마저 기준치를 엄청나게 초과한 대장균이 검출되고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시민모두가 당혹하고 있다. 그만큼 식품안전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은 후진적이고 위생관념은저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들의 관념과 인식이 이 정도로 한심한 수준이고 보면 그간 수입식품이나동식물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을 이제와서 누구를 꼬집어 나무랄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정작 이제부터라도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는 바로 수입농산물과식품의 안전성을 여하히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다. 최근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미국산 자몽파동만 허다라도 그저 단순히소비자단체가 제기한 시비거리정도로 인식해서는 곤란한 문제이다.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동식물의 방역과 식품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국민의생명을 지키고 생태계를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중요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면역체계와 생태질서가 다른 나라의 경우 외국에서 수입된 유해동식물과식품의 피해는 엄청난 것이다. 사실 지금 우리국토에는 외국에서 무방비상태로 건너온 잡초 해충 병균등이 만연되고 있어 이미 심각한 상태이다. 가정마다 골치를 앓고 있는 바퀴벌레와 농가에서 매태우는 돼지의 오제스키병, 전국의 소나무를 붉게 말라죽게하는 솔잎혹파리등은 모두 외국에서유입된 것들이다. 바로 이런 점들이 국내 농산물이나 식품의 유해문제와는 달리 좀더 심각하게보아야 하는 실례가 될 수 있다. ........ 중 략 ........ 수입농산물의 유해여부를 검사해야 하는 보사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17개농약 28개 농산물에 대해서만 농약잔류허용기준을 마련하고 금년 9월부터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농약만도 400종이 넘고 농산물은 1,000종이 넘는 현실에비추어 볼때 지나치게 형식에 치우친 조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국내에 관련연구소와 방역기관들이 있지만 과학적인 시설과 전문인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곳은 찾아보고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전국의 국제공항과 항구마다 방역관이 파견되어 있으나중소세관의 경우는 방역검사와 식품안전조사가 거의 형식에 그치고 있다. 이제 수입농수산물의 방역검사와 식품안전검사는 모든 수출입정책에 우선하여 처리하는 제도의 개선과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무조건 외제라면 선호했던 빈궁했던 시절의 잘못된선입견도 버려야 하고 국내 농수산물과 식품의 안전 및 위생에 대한 후진적인관념과 태도도 바로잡아 나가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농산물과 식품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의 지켜야 하는 국가의고유한 의무인 동시에 가족의 생명을 지키기위한 소비자들 자신의 권리이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