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한국" 내일이 걸렸다..탐구하는 어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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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은 23세 때인 1665년 자기집 뜰에 앉아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한다. 바로 그 사과나무에 접을 붙여 얻은 3대째 "뉴턴의 사과나무"가 지난78년 우리나라로 건너와 대덕 연구단지에 심어졌고 지금은 4m 높이로건강하게 자라 탐스러운 사과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고 소식이다. 떨어지는 사과 때문에 인류사상 가장 획기적인 대발견의 하나가 쉽게이루어질 수 있었으리라고 믿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뉴턴의 사과나무"가 지난 참된 의미는 아무리 평범하고 사고한현상일지라도 소홀히 지나치지 않고 의문을 품는 데서 과학의 걸음마가시작된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탐구할 가치가 있는 현상이 특별히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동기를자극받은 것이 중요하고 자극받은 동기를 탐구로 이어나가는 것이 또한중요하다. 진리는 먼데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다만 사람들이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을 따름이다. "뉴턴의 사과나무"는 이렇듯 귀중한 교훈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국민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형제가 제35회 전국과학전에서 "냉동시킨동물은 소생할까"라는 작품으로 학생부 대통령상을 차지했다. 몰고기 한마리, 곤충 한마리는 이들 어린이에게 있어 바로 한알의"사과"였던 셈이다. 연못에서 얼어죽었던 물고기가 얼음이 풀리자 되살아나는 광경을 직접본 일이 있는 어머니는 자신이 풀지 못했던 처녀시절 이래의 "숙제"를두 어린 아들이 풀고자 하는 데 격려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공상영화나 만화에서 본 냉동인간의 소생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소년들은 물고기와 곤충의 경우를 통해 간접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렇듯 탐구의 동기를 자극받은 소년들은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한실험을 거듭한 끝에 드디어 숙제를 풀기에 이르렀다. 얼어죽은 줄만 알았던 물고기와 곤충들이, 냉동이 풀리면서 피가 돌고숨을 쉬기 시작한 것이다. 소년들의 연구는 스스로 동기를 찾아 제힘으로 관찰과 실험을 거듭해마침내는 성취하는 탐구의 모든 과정을 착실하게 밟았다는 점에서 높이평가받을 만하다. 무릇 어린이는 누구나 "물음표"가 가득한 눈으로 삼라만상을 바라본다. 별은 왜 반짝거릴까. 가을 나뭇잎은 어째서 붉게 물들까. 시계를깨뜨리면 무엇이 나올까. 그러다가 좀더 자라면서는 인간의 정체,삶의 의미에 대해서까지 의문을 갖게 되기도 한다. 어린이의 의문을 한낱 호기심에 그치게 내버려둘 것인가, 아니면그것을 과학적 탐구로 이끌어줄 것인가를 결정하다시피 하는 것은학교와 가정의 교육, 교사와 부모의 가르침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초-중-고 교육과정에서는 관찰과 실험을 통한탐구학습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교과서를 눈으로 익히고 달달 외기만 하면 높은점수를 받고 또 그래야만 "궁극의 목표"인 일류대학에 들어가고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국민학교 때 모처럼 싹튼 탐구심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화석처럼 자국만 남게 되는 게 보통이다. 이래가지고선 "우리나라에는 왜 노벨상 수상자가 없을까"란그 어린이의 또하나의 의문은 영원히 풀 길 없는 숙제가 되고말지도 모른다. 인구는 많고 국토와 자원은 보잘것없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굳이따지지 않더라도 내일의 세계에서 이기거나 최소한 살아남는 길은"과학으로 나라를 세우는 것"뿐이다. 우리나라 수출액 가운데서 단일품목으로는 첨단기술제품이자동차나 섬유 따위를 제치고 1위로 뛰어올랐다는 사실 한가지만으로도 국제경쟁시대에서 과학과 기술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알 수있을 것이다. 이번 과학전에선 그밖에도 118점의 초-중-고생 작품이 입선이영광을 안았다. "과학 한국"의 내일을 위해 여간 마음든든한 일이 아니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의 과제는 분명하다. 미래의 과학자를수많이 길러내는 일이다. 목표는 확실하나 방법이 만만찮다. 이제,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