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경제팀 정책방향 > ... "성장우선"으로 난국타개

이번 경제팀개편은 침체된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겠다는 통치권의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수 있다. 부총리와 상공장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이어지는 핵심멤버가 개혁에보수적이고 성장을 중시하는 실물경제팀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또 보수대연합체제의 정계구도가 생리적으로 개혁에 소극적이고 재계의욕구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재계의 의사가 어느정도반영됐다고도 볼수 있다. 개혁의 고삐를 다소 늦추면서 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펴지 않겠느냐는시각이다. 우선 시급한 난국타개에 중점을 둠으로써 안정/개혁의 정책기조를 성장/현실로 전환하리라고 보는 견해다. 경제팀의 면면을 보면 이같은 판단도 무리가 아니다. 신임 이부총리의 경우 민정당정책위의장을 지내면서 이미 성향이 노출돼있다. 조순팀의 안정위주경기대책에 맞서 과감한 부양책을 주장, 안정대 성장이라는 논쟁을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종합토지세제 보완을 강력히 주장, 세율인하를 관철시키기도 했다. 김종인 청와대경제수석은 지난 82년 금융실명제가 백지화될때 당시 상황에서는 수용능력이 없다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인사다. 지난해 종합토지세 결정과정에선 급격한 과표현실화와 세율인상을 내놓고반대해 보수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영의 재무장관도 "경제정책의 현실성"을 강조하는 성향으로 충격을 수반할 수 있는 개혁에는 비판적이다. 과거 수출 100억달러 달성때 상역차관보를 담당, 수출과 성장지상주의를일선에서 지휘했던 박필수 상공장관도 성장론자로 볼수 있다. 이부총리 자신도 17일 "안정 성장 국제수지흑자 형평이라는 네마리의 토끼모두가 물에 빠졌다면 나는 한마리의 토끼를 우선 구하면서 다음 토끼를건지는데 도움이 되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수출과 투자를 활성화시키고 그를 통해 생산과 공급을 늘려 물가를안정시키면 경제불안에서 나타나는 민생고도 덜어질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새 경제팀의 운신폭은 극히 좁다. 성장우선정책을 밀고 나가기도 쉽지 않은 여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인플레심리가 팽배해 있는데다 돈을 풀어 놓을 경우 물가고삐는 완전히 놓칠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가 더 치솟게 되면 상대적 소외계층의 불만이 극대화, 계층간 갈등은 더욱 팽배하게될 우려가 크다. 안정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정책금융도 늘릴 만큼 늘렸다. 금리를 내릴수도 있지만 현재의 금리체계로는 소기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뿐 아니라 부작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결국 침체돼 있는 우리경제에 새바람을 불어 넣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된다. 경제난을 가중시키는 관건이었던 노사분규가 진정되고 임금상승욕구가자제되는등 경제위기에 대한 국민적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새 경제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