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소경협확대 우려 지적.."급속한 경협확대 위험성 내포"

미행정부는 최근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는 한-소관계개선과 관련,원칙적으로는 지지를 표시하면서도 소련의 국내정세 불안과 심각한경제적 어려움등을 들어 한-소양국간의 급속한 경협확대 움직임에 대해서는우려의 입장을 우리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미행정부는 특히 그동안 여러차례 외교경로를 통해 이같은 우려를 표시한데이어 19,20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린 연례협의회 성격의 한-미 소련전문가회의에서도 크렘린내 고르바초프의 권력기반이 일반의 예상처럼확고하지 않으며 따라서 그의 개혁정책이 성공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않다는 점과 소련경제가 이중경제체제등으로 치유불능의 고질적인병폐를 안고 있다는 점 그리고 최근 소연방내 일부 공화국의 자치움직임이정치적 불안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등을 이유로 들어 소련과의 급속한 경협확대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 우리 정부에 신중한 대처를 요청한것으로 전해졌다. 미행정부의 이같은 견해는 미국측이 지난 17.18일 양일간 서울에서열렸던 한-미무역실무회의에서 우리의 "4.4경제활성화 종합대책" 이시장개방속도를 더디게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시하면서 정부조달사업의개방을 강력히 요구했던 점등에 비추어 앞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한-소경협확대가 한-미 양국간의 무역마찰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도예상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당국자는 "미국측이 한-미 소련전문가회의에서우리의 급속한 대소경협확대 움직임에 대해우방의 입장에서 우려를표시한 것을 사실"이라고 밝히고 "이에 대해 우리측은 전통적인 기존우방들과의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본입장을설명하고 양국이 한-소관계 개선문제에 관해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말했다. 그러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이같은 우려의 배경에는 소련을 의식한세계전략적 차원의 고려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뒤 "한-소간의 경협이 급속도로 진전될 경우, 최근들어 크게 수그러든 한-미양국간의 통상마찰이 악화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대소경협확대에 따른 우리 정부측의 다각적인 대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국자는 "이번 한-미 소련전문가회의에서는 한/태지역의 군축문제를비롯, 한반도 긴장완화방안등도 논의됐으며 한-소수교가 한반도 긴장완화및 동북아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당국자는 미국-북한간의 관계개선 가능성과 관련, 미국측은 이번회의에서 북한이 폭력적인 테러활동을 중단하고 남북대화에 적극 임하지않는한, 한-소관계 개선여부와 상관없이 대북관계개선을 추진할 의사가없다는 것이 기존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측은 또 한반도 군축문제에 대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지역에서의군축이 국제적인 화해무드 진작과 세계평화에 필수적인 요소이지만북한이 대남적화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선신뢰구축 후군비통제"의 유럽식군축은 아직은 시기상조이며 따라서 한반도의 군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의 신뢰구축작업이 선행돼야할 것이라는 기본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