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사설 (29일) > 흑자기조 회복에 모든 힘을 쏟을 때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중 국제수지동향을 보면 경상수지가 올 1/4분기에 10억2,300만달러의 적자를 내고 있다. 이 3개월동안 한달도 빠짐없이 달마다 적자를 냈다. 뿐만 아니라 4월에도 통관기준 무역수지적자가 10억달러나 되는 것으로미루어 경상수지적자는 틀림 없어 보인다. 우리 경제는 85년부터 88년까지 계속된 호경기에 취한 나머지 실력이상으로 들떠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소비가 늘고 따라서 수입이 실력이상으로 늘고 있다. 수입이 요즘처럼 연율 14.5%나 늘어나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 수입을 억제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방법은 소비를 억제하는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손쉬운 것은 정부의 소비지출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의 정부예산을 작년보다 18%나 증가시킨 것이 결정적인수입증가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똑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거기다가 얹어 올해 2조6,000억원 정도의 추경예산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는것은 힘껏 말리고 싶다. 정부지출과 아울러 민간의 소비수준도 분수를 지켜주어야 하겠다. 근본적으로 우리국민은 경제생활 분수지키기에 필요한 나사못 죄기를 잊어버린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도 정부의 실책탓으로 돌려야 할 요인이 적지않다. 예를들어 부의 평등을 구실로 저축이나 투자에다 부당하게 세금을 올려매기는 일이 그것이다. 소비를 줄이고 수입을 줄이려면 저축이 늘어나도록 하는 정책적 유인이필요하다. 국제수지의 적자를 벗어나는 길은 수입절감도 있겠으나 역시 올바른 길은 수출의 확대에 있다. 실제로 지난 1/4분기의 실적에 있어서도 수입증가율이 약간은 지나쳤다고볼수도 있겠으나 그리 막심한 것이었다고 할수는 없다. 문제는 수출에 있다. 수출은 늘어나기는 커녕 오히려 감소했다. 금액으로 올 1/4분기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여 1.4%나 줄어들었고원화의 평가절하를 고려한다면 물량기준의 감소폭은 훨씬 더 큰 것으로짐작된다. 결국 당면한 국제수지적자를 개선하려면 수출을 늘리는수 밖에 없다. 앞에 말한 정부와 민간의 소비절제는 수입을 절감하는 효과도 가져오지만 수출드라이브로서의 효과는 더 클수도 있다. 소비지출이 절약되면 국내의 생산자들은 외국으로 시장을 찾아 나설수밖에 없게 된다. 이것이 수출드라이브다. 그리고 미시적으로는 생산의 가동률을 올려야 한다. 노사간에 불필요한 대결을 일으킴으로써 공장이 쉬는 일을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시장에는 공급시간의 단축을 최대의 생산물로 취급하는 조류가 급히 일고 있다. 개도국쪽으로 일단 생산거점이 옮겨갔던 것이 공급시간 때문에 다시중진국 또는 아예 선진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모든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조직운용과 생산에 결부되는기술의 향상이다. 세계적 기술수준을 따라 잡지 못하고는 수출의 성장은 기대할수 없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수출 정체의 원인을 한가지만 대라면 그것은 기술의낙후라고 말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