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중독 근로자 첫 사망...통신공사 정태문씨 7개월 뇌사끝에

납중독으로 직업병 판정을 받은 근로자들중 처음으로 사망자가발 생했다. 지난 3월22일 근무중 납중독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쓰러진뒤 고대혜화병원 중환 자실에서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한국전기통신공사 혜화전신전화국 선로과직원 정태문씨(57.서울도봉구미아5동437의35)가 21일 하오2시50분께 숨졌다. 정씨는 지난 84년6월 특수검진 결과 납중독상태인 것으로 인정되는D등급판정을 받아 산업재해자로 처리되면서 노동부로 부터 요양비를지급받았으나 계속 출근해오 다 지난해 2월16일 사지가 마비되고심한복통을 일으키는등 증세가 악화돼 병가 1년 을 얻어 병원에서 치료를받았다. *** 불합리한 사규로 충분한 치료 못받아 *** 그러나 정씨는 지난 2월 1년간의 병가기간이 끝나자 공사측으로부터"출근치 않으면 자동 휴직처리한다"는 통보를 받고 몸을 겨우 가누는상태에서 출근해 일을 해 오다 한달만인 지난 3월 전신마비, 소화불량,만성 신부전증, 고혈압등 납중독으로 인한 합병증이 악화돼 쓰러진뒤뇌사상태에 빠졌었다. 정씨는 지난 69년4월 입사, 맨홀등에서 용접용 납을 램프로 녹여케이블을 연결하는 ''전람원''으로 근무한지 5년만인 지난 74년 처음으로온몸이 저리고 복통이 심해지는 등 납중독증세를 보였으나 그대로10년간을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한채 일을 계속해왔다. 통신공사의 복무 및 인사규정은 "업무수행중 다치거나 질병을 일으킬경우 병가 1년을 가질 수 있으며 병가가 끝나도 출근치 않을 경우자동휴직처리하고 휴직기간 1년이 지나도 출근치 않으면 자동 면직처리한다"고 돼있었으나 정씨문제가 발생하자 공사측은 지난 8월 이같은규정을 "산재인 경우는 예외로 한다"고 개정했다. 이에 대해 정씨의 부인 김정임씨(51)는 "한국전기통신공사측에서산재요양 결정 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사규만을 들어 일을 강요하는 바람에남편의 병세가 더 악화 됐다"고 주장했다. *** 민주노조측, 장례투쟁 벌일것을 천명 *** 정씨는 납중독증세를 처음으로 보인 지난 74년부터 10년간 회사와노동부측이 산재처리를 미루는 바람에 자비로 치료를 받으면서 가산을병원비로 쓰게돼 지하단 칸세방에서 부인 김씨와 3남1녀등 6식구가 어렵게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공사 민주노조측은 이날 정씨가 사망하자 "정씨는 그간 선로과직원들이 보 여온 납중독증세를 무성의하게 대해온 공사측에 의해 타살된것이나 다름없다"며 " 정씨의 장례를 산업재해 노동자장으로 치르는등장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또 "지난해 30명에 이어 올해 다시 18명이 납중독진단을병원으로부터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회사측에대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적극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통신공사측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고려대환경의학연구소(소장 차철환)에 의뢰, 실시한 특수건강진단과작업환경조사결과 전국 5천3백명의 선로부 전람원가운데직업병인정기준치인 혈액 1백밀리리터당 납 60마이크로그램이상의 유소견자가(D등급) 전국에 걸쳐 30명이라고 지난 3월초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전람원들의 납중독증세는 밀폐된 맨홀에서 통신케이블통을납관으로 연결하는 용접작업을 보호용 마스크도 없이 장기간해 오면서납증기를 다량 들여마셨 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