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융정책회의 오는 16일 서울 개최

미국의 대한금융시장 개방공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양국은오는 16, 17 양일간 서울에서 금융시장 개방문제를 다룰 제3차 한미금융정책실무회의를 갖기로 잠정합의했다. 8일 재무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지난달 런던에서 열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창립총회에서 브래디 미재무장관이 정영의재무장관과의 회담에서공식요청, 이뤄지게된 것으로 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내 금융시장 개방폭이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당초 이번 회의를 내달에 갖기를 희망했으나 미국측이오는 18일 일본과 구조조정회의를 갖기로 일정을 마련해 놓고 그 전에한국과 회의를 하고 싶다는 입장을 표명, 회의 일정을 16일부터이틀간으로 잡았다. 이번 회의의 미국측 수석대표는 달라라 재무차관보이며 우리측수석대표는 이환 균재무부기획관리실장이다. 정부는 미국의 개방압력과는 상관없이 내년부터 본격화 될 자본시장개방에 대비하기 위한 국내적인 필요성때문에 이번 회의를 통해 외국은행국내지점들의 영업 범위, 외은의 국내지점 추가설치와 관련된 규제 등은상당부분 완화할 계획을 미국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그러나 금리자유화등 기본적이고 민감한 금융정책으로 국내경제여건을 감안,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해야 할 분야들은 협상의대상에서 제외하고 그러한 입장을 미국측에 설명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 11월의 제2차 한미금융정책실무회의때미국측에 약속해 놓고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는 특정금전신탁및금외신탁업무 취급허용과 외은 국내지점 추가설치 규제완화 등의시행일정을 이번 회의때 미국측에 통보할 계획이다. 재무부는 지점설치 기준 가운데 "미국내 5백대 은행(자산기준)이내규정"과 "1년이상 사무소설치규정" 등을 없애고 지점설치 5년후에만지방지점 설치를 허용토록 한 조항 등을 크게 완화할 방침이다. 특히 재무부는 그동안 외은 지점들의 금융기관 공동전산망 이용 및지로회원 가입문제에 대해 이것이 허용될 경우 자금의 수납 및 이체가가능하게 되어 실질적인 점포 추가설치를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들어 거부해 왔으나 앞으로 금융결제 관리원에서 적정비용을 받은 뒤가입을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밖에 국고수납업무 등 재정자금 취급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부동산 취득 제한은 외은지점에 대한 우대조치 철폐에 맞춰 단계적으로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재무부는 이달초부터 콜시장을 단일화,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이 과거보다 낮은 금리로 단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았으며외은지점들의 갑기금(영업기금) 증액을 허용했다. 반면 미국은 이번 회의때 한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보다 강도높게촉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의 민간금융연구소인 국제금융개발(IFD)이 미재무부 관리들을면담한 후 작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보내온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단순히 미금융기관에 대한 차별조치의 철폐만이 아니라 미국금융기관들이 한국에서 자유롭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국민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특히 미국은 한국의 금융자유화 추진이 중단됐거나 오히려퇴보하고 있다고 보고 한국의 자본.금융시장이 국제금융시장과 긴밀히연결되어 자본이동이 자유롭게 될 때까지 한국에 대해 금융제도 개편을계속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브래디장관은 지난달 런던에서 정장관과 만난 자리에서"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금융시장 개방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국에 대해 금융시장 개방압력을 더욱 강도있게 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미국 금융기관에 대해 "내국민대우"를 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금융보복 근거조항을 담고 있는 리글(RIEGLE)법안이 미의회에서 통과될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의회의 개방압력 무드가 이처럼 고조되고 있는상황에서 행정부도 보조를 맞출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분야에 있어 미국의 요구를 요약하면 금리자유화여신규제정책(바스켓관리)의 철폐 외환시장의 완전자유화CD발행한도 철폐 은행지점설치규제 철폐 금융전산망 가입허용신탁업무의 차별대우 철폐 SWAP 감축에 따른 중장 기자금조달수단허용 콜시장에서의 차별철폐 자본도입 및 해외차입에 대한 규제 완화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