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5사 `유가조기인하' 방침에 강력반발

국내 정유사들이 정부의 유가 조기인하 움직임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공, 호남정유 등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정부가 유가의 조기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정유사들이정부로부터 받지못한 석유사업기금 손실보전액이 3천억원을 넘고 정제비인상압박이 크며 국제유가가 상향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유가를 인하한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인기주의 정책발상이라고 지적,유가 인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5월 중순 현재 국내 정유5사가 받지 못하고 있는석유사업기금 손실 보전액은 유공 1천4백61억원, 호남정유 9백9억원,쌍용정유 2백28억원, 경인에너지 3백70억원, 극동정유 2백77억원 등 모두3천2백44억원에 달하고 있어 극심한 자금압 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석유사업기금이 바닥나 정유사에 대한 손실보전을해주지 못한채 4월이후 석유사업기금 징수액과 상계하고 있으나19.40달러인 현행 기준유가를 그대로 둔다해도 오는 8-9월께에나손실보전액을 완전히 상계할수 있을 것으로 보이 는 마당에 국내 유가를인하, 정유사 손실보전이 계속 연장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정유사들의자금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손실보전을 해주지 않은채 유가를 인하할 경우 정유사들이자금난으로 원유도입 대금을 결제하지 못해 원유도입에 차질을 빚는사태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 정부가 유가 인하를 강행하려면전용된 석유사업기금을 충당하기 위한 특별자금을 조달해서라도 먼저정유사에 대한 손실보전을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국내 정유사들의 배럴당 석유류 정제비는 지난 89년 이후2천2백73원으로 묶여 있으나 최근의 임금상승과 운송비 폭등 등으로 현재배럴당 정제비는 최소한 3천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를감안해도 유가인상의 여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하고있다. 게다가 오는 6월4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인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는 하반기 이후 석유류 수요증대에도 불구, 산유국들의원유생산 쿼타를 현상태에서 동결함으로써 국제유가를 상향조정한다는방침을 정해놓고 있어 하반기이후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전망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이 유가인하 요인이 거의 없고 정부가 석유사업기금 손실보전조차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를 인하하려는 것은 광역의회 선거 등을겨냥한 인기주의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정유5사 사장단은 지난 20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최각규 부총리 겸경제기획원 장관을 만나 이같은 정유사들의 입장을 정부측에 전달한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