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사설(3일) > 외국인투자의 서비스집중은 경제적신호

경제발전,곧 경제의 선진화는 서비스산업의 상대적 팽창 또는 비대화를가져온다.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산업구조와 취업인구구성등 모든 면에서교통운수,금융보험,무역,도소매업,요식숙박업등 무수한 서비스산업의비중이 갈수록 확대된다. 그러나 서비스산업의 비중확대는 경제선진화의필연적 결과인 동시에 과정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서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서비스산업의 비대화경향은 결코경제선진화의 필연적 결과나 과정이라고 볼수없으며 병든 우리 경제의체질,왜곡된 우리경제의 행로를 반영한것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약화된제조업경쟁력의 반사적돌파구로,혹은 그와같은 경향을 더욱 촉진하는요인으로서의 서비스산업 이상비대화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고있기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최근의 경제성장은 건설업과 서비스업에 주도되고있다.실질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6. 2%로 후퇴했던 지난 89년에도 건설업과서비스업성장률(불변)은 각각 16. 1%와 8. 4%로 제조업의 3. 7%를압도한바 있으며 GDP성장률이 9%였던 작년에도 각각 22. 2%와 10. 2%로제조업(8. 4%)을 앞질렀다. 정부의 건설경기진정책으로 금년에 들어와 서는 사정이 다소 개선되고있다고 하나 아직 구체적으로 입중되지는 않고 있다. 건설업성장률이 금년상반기중 18. 4%로 지난해보다 얼마간 둔화된건 사실이지만 이 기간중의GDP성장률 9. 2%와 비교해서 여전히 두배나 빠른 속도였으며 또서비스업성장률 역시 10. 2%로 계속 제조업(8. 4%)을 앞질러 우리경제가기본적으로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두부문에 주도된 성장을 계속하고 있음을말해주고 있다. 건설업의 과열된 성장배경은 일단 논외로 하고 서비스업의 이상팽창경향은우리 사회의 저하된 노동의욕과 팽배한 과소비풍조,그리고 열악해진제조업의 경영여건에 그 원인이 있다. 저마다 궂은일 힘든일은 기피한다.가급적 편한 일만을 찾고 또 일보다 여가생활과 소비에 더 관심을 쏟고있다. 그런 가운데 제조업의 생산코스트를 구성하는 중요한 변수인 임금금리 환율 물가등 모든 분야에서 서비스업에 비해상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이조성됨에 따라 제조업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있다. 제조업의 쇠퇴는 다시말해서 제조업이 기업으로서 수지가 맞지않게된현실을 반영한것인데 한국에 진출하는 외국자본도 어느새 이같은 현실에민감한 반응을 보이기시작하여 주목된다. 국내시장개방에 자극되어외국인투자가 금년들어 예년에비해 크게 활기를 띤는것까지는 좋으나 주로서비스업에 몰리고있어 오히려 우려해야할 현상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7월말까지의 외국인투자실적은 10억2,400만달러로 작년같은기간보다 금액기준 110%이상 증가했으나 이중 쌍룡과사우디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간의 중질유분해사업투자인가분4억7,000만달러를 빼면 14%정도 증가한것에 불과한데 이가운데서비스업분야가 2억1,500만달러로 전체의 4할에 가까웠고 그 증가율은2배이상이었다. 특히 무역업분야 외국인투자증가율은 무려 208. 3%나 되었고 금융보험업이 62. 1%등을 나타냈는데 앞으로 유통업이 또 각광을 받을투자분야가 될 것임은 짐작키 어렵지 않다. 지난7월의 2단계 시장개방으로국내 유통업계는 지금 크게 술렁이고 있으며 특히 가전업계는 제조업까지바짝 긴장하고 있다. 외국인투자가 서비스업분야쪽으로 몰리는 것을 규제한다거나 막을 길은없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경제를 위해 별로 달갑지않은 현상임이틀림없다면 그와같은 경향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환시켜야할 책임은 우리자신에게 있다. 외국인투자가 서비스업에 집중되는 것은 제조업보다서비스업이 더 수지맞고 인기있는 사업이 되고 있는 우리경제의 건전치못한체질에 원인이 있고 그런 원인을 제공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물가와 국제수지등 양면에서 극히 어려운 상황에 있다.특히 예상을 크게 벗어난 국제수지적자의 누적경향은 작년말현재 50억달러미만수준으로 감소되었던 순외채규모를 금년 6월말현재 100억달러 이상으로부풀려 놓았다. 실질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을 웃돌고 있으나 그 점이오히려 문제의 근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제조업대신 건설업과 서비스업에주도된 성장이고 바로 그 때문에 물가와 국제수지가 압박을 받고있다. 서비스업도 물론 중요하다. 서비스업의 뒷받침없는 제조업은 존립할수도성장할수도 없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어디까지나 탄탄한 제조업을기반으로,그리고 제조업과 균형있게 성장발전해야 한다. 일본과독일경제가 미국과 다른 점은 상대적으로 제조업이 여전히 강한 것이다.한국경제의 갈길도 제조업의 조속한 경쟁력회복과 성장의 견인차역할임을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