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분리 배경에 재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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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신세계와 전주제지를 분리시킨 배경을 보는 재계의 시각은대체로 두 종류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삼성측이 분리명분으로 내세운대로 21세기에 대비한 그룹의 업종 전문화 및 고도화 계획으로 보는 것이고다른 한편의 시각은 고 이병철회장 2세들간의 재산 및 경영권 재분배작업으로 보는 것이다. 삼성측은 두 회사의 분리 배경을 대체로 세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있다. 첫 째가 국민들의 대기업 경제력집중 완화요구에 부응한다는명분이며 둘째는 전자, 중 공업, 종합화학 등에 그룹의 경영력을 집중해21세기의 초일류기업을 지향한다 것이 고 세째가 두 회사의 장기발전을위해서도 이같은 분리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명분은 지난 6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형인 고 이창희새한미디어 회 장의 병세가 악화돼 이회장이 일부 회사의 분리를걸심하면서부터 삼성그룹 간부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와 재계에삼성그룹 일부사의 분리를 예고하기도 했다. 당 초에는 이창희씨가대주주로 있던 제일합섬의 분리문제가 검토됐으나 제일합섬의 대 주주인일본의 도레이, 미쓰이 등이 삼성그룹에서의 분리에 대해 반대함으로써이뤄 지지 못했다. 이어 이건희회장이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돌어오기 직전실무진들에게 두회사의 분리작업을 진행시키도록 지시, 두 회사의 분리가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삼성측은 두 회사의 분리가 결정된 이상 하루라도 빨리 그룹에서분리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야 두 회사가 여신규제 대상에서제외되고 신규 토지매 입이 가능해지는 등으로 그룹사로서의 족쇄에서풀려나 동업종 타사들과 동등한 조 건에서 경쟁을 해나갈 수가 있다는것이다. 삼성측은 이에 따라 지분정리, 채무보증 해소 등의 법적절차를가능한한 빨리 진척시켜 가급적 1년 이내에 주거래은행인 한 일은행에 두회사에 대한 계열기업 분리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법적절차가 완전히 끝나지 않으면 은행감독원으로부터 분리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그동안 심심찮게 나돌던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설,형제들 간 의 경영권 다툼설 등을 들어 이번 결정이 삼성이 내세운 명분외에도 그같은 속사정 때문에 서둘러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보고있다. 분리시기에 대해 삼성측은 고 이병철 전회장의 탈상(90년 11월)이후로 잡는 것이 자연스러웠다고 해명하고있 지만 기업의 생리상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며 특히 전주제지의 경우 재벌이 주로 지탄받는유통업이나 서비스업종도 아니라는데서 분리의 명분에 의구심을 내보이고있다. 어쨌든 삼성의 두 회사 분리결정은 우리 재계에 적지 않은 지각변동을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삼성그룹이 여론과 정부정책 향방을점치는 능력에서 단연 탁월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다른 그룹들도 서둘러명실상부한 주력기업 중심의 재편작업을 추진케될 것으로 보인다. 또삼성이 두회사와 다른 계열사간의 지분을 증권시장(상장법인의 경우)이나기타 법이 정한 평가기준에 의해 양수도하는(비상장 법인) 과정도대그룹에서 벌이는 최초의 대작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의 초점이 될 것 으로보인다. 한편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두 회사의 분리 이외에 더 이상의 계열사분리계 획은 세워져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