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예산 편성놓고 예산당국과 각 부처 줄다리기 한창

내년도 예산편성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예산당국과 각 부처간줄다리기가 한창이다. 한푼이라도 더 따내려는 각 부처 예산담당자들과 될수록 많이 잘라내야하는 예산당국간의 입씨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진통없이예산편성을 마친 해는 거의 없었다. "제로베이스 예산"논란이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는가 하면"팽창예산"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의 예산편성논란은 종래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대경제현안인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개선을 감안,"예산을 대폭늘리겠다"는 말은 어느누구도 꺼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모두가 입으로는긴축을 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하면서도"우리예산"만은 깎지 말아달라는 부처이기주의가 어느 해보다 극성을부리고 있다. 정권교체기를 앞두고 깎일때는 깎이더라도 우선 많이 요청해놓고 보자는식으로 예산을 요구해오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예산당국을 찾아와 "집단압력"을 행사하는 일도예년보다 잦아졌다. 각 부처뿐만아니라 지방자치제실시를 앞세운 지방자치단체들도예산확보경쟁에서는 뒤질수 없다는 각오가 단단하다. 물론 각 부처나 지자체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 사업하나 뒤로 미룰수 없는긴급한 사정이 있을게다. 의욕에 찬 사업계획을 탓할수만 없다. 그러나 각 부처의 예산요청액에 비해들어올 돈은 턱없이 모자란다.경기후퇴로 세수자체가 줄어든데다 근로소득세와 중소기업에 대한특별감면으로 더욱 궁색하게 됐다. 더욱이 각종 민간기금을 사회간접자본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려던 계획도무산됐고 유류세등을 목적세로 돌려 재원을 확보하려는 시도마저 불발로그칠 공산이 크다. 쓸곳은 많은데 돈이 나올데는 찾기 어렵다는게 예산당국의 고민이다.미룰수없는 국책사업을 벌이기위해서는 인건비등 경상비의 대폭 삭감이나동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부처 예산당담자들은 올예산에도 모자라게 난도질을 당했다며푸념들이다. 또한 올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불어닥칠 압력도 만만치않을것이다. 예산당국의 고충도 이해되지만 연례행사처럼 전체예산은 대폭 줄인다면서"불만의 최소화"를 명목으로 각 부문에서 이것저것 형식적으로 벌여놓는식의 비효율성과 낭비는 없어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