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업계에 감량경영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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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김형철특파원]일본산업계에 감량경영의 바람이 불고있다.부.과장제를 폐지하는등 군살빼기 작업이 한창이다. 그런가하면 남아도는인력을 그룹차원에서 전면 재배치하는 기업들이 많다. 이에따라 할일이없어 창가에서 빈둥거려야하는 "신창가족"도 늘어나고 있다. 종신고용제를택하고 있는 일본기업들이 선뜻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는 까닭이다. 일본기업들은 잉여인력을 계열기업등 타사에 전속시키는 것을"기업내실업"이라 부른다. 해고되지는 않았지만 타의에 의해 계열사로밀려가는 것은 실업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기고 있다. 증권 부동산불황에서 비롯된 일본의 경기위축은 이제 제조업으로 번지고있다. 세계제일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일본제조업체의 "군살빼기"라서 더욱흥미롭다. 사상최대의 무역흑자 속에서의 체질개선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일본의 교도석유는 본사조직을 대폭 간소화했다. 19부 36과였던것을 6본부 17부서로 줄였다. 특히 과제를 폐지하는 대신 그룹제를도입했다. 일종의 태스크포스제로 조직에 탄력성을 주려는 의도에서이다.약 4백명의본사직원 가운데 70여명이 지점이나 신규사업본부로 재배치됐다.본사의 소수정예화와 일선영업의 활성화에 비중을 둔 것이다. NEC(일본전기)는 담당부장 대리등 라인관리직을 없앴다. 그 대신건설프로젝트전임부장,통신시스템전임부장,제조물책임담당매니저등업무내용에 따라 직책을 주었다. 새제도의 목적은 두가지. 우선 팽창일로에 있는 라인관리직을 정비하려는것이다. 약7천명의 관리직중 85%는 라인 관리직이다. 이번 조직개편을통해 3백50여명에 달하는 대리를 전임직으로 옮겼다. 조직효율화를 기하기위해 늘린 관리직포스트가 오히려 조직의 효율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판단한 결과다. NEC는 앞으로 3년이내에 관리직의 비율을 70%이내로 줄일 방침이다. 둘째 전임직으로 하여금 프로젝트팀을 총괄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을살리도록 함으로써 사기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급여등 처우면에서는라인부문과 전임직이 똑같다. 일본 IBM의 소프트회사인 A&I사는 영업 시스템 관리등 각부문의 부장 차장과장등 라인을 폐지했다. 이에따라 2백50명의 전사원이 대등한 조직이됐다. 피라미드형 조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상하서열이 없어지고 각자맡은 일을 자기책임아래서 하도록 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궁극적으로는전사원을 "프로"로 만들겠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부동산및 증시불황으로 불량채권이 늘어 고민하는 금융계도 "작은조직"을서두르고 있다. 사쿠라은행은 38개부서를 33개로 통합했다. 본점에 있던 2백여명의잉여직원을 지점으로 옮겼다. 일본제조업체들간에는 계열사등에 파견근무를 시키는 사례도 두드러진다. 미쓰비시전기는 과장 계장급등 약1천여명을 관련회사로 전속시킬계획이다. 본사의 체질을 강화하고 계열사의 경영을 지원하겠다는취지이다. 히타치제작소는 관리직의 승급을 연기했다. 신일본제철은 전체종업원의 30%에 달하는 1만6천여명을 계열사에파견근무시키고 있다. 산요전기의 경우 오는 95년까지 종업원을 2천명정도 감원하고11월부터 관리직사원 1백여명을 영업부문으로 배치할 계획이다.1%수준에서 맴도는 영업이익률을 95년까지 4%수준으로 높인다는 전략도세워놓고 있다. 두차례의 석유쇼크를 극복하고 성장신화를 만들어온 일본기업들은 이제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