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자칼럼 > 고 김홍기씨의 쾌거

"모으기만 하는 부는 악취 나는 퇴비와 같지만 널리 나누어 주면 결실이풍부한 비료와 같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모아 놓은 재산을 값지게 쓰는것만큼 보람된 일이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플루타르크영웅전"에도 그 격언을 상징적으로 사시해 주는 이야기가나온다. 키몬이 전쟁에서 얻은 재산으로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남쪽에 성을 쌓은것은 루쿨루스가 로마의 만적으로부터 빼앗은 전리품으로 나폴리해안에호화로운 별장을 지은 것과 비교될수는 없다. 더우기 키몬이 어려운사람들에게 선을 베푼 것은 루쿨루스의 동방적인 호사스러운 식사와는비교가 안된다. 한사람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동포에게 일용의 양식을공급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다른 한사람은 거대한 금액으로 몇몇 친우게게사치를 제공하였을 뿐이다. 끌어 모은 재산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그것이 선행이 되기도 하고악행이 되기도 한다는 고사의 일례다. 미국의 철강왕으로서 억만거부였던 앤드류 카네기도 부의 축적 자체만을추구하는 경제행위를 최악의 천한 우상숭배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는생전에 모은 많은 재산을 사회에 되돌려 놓아 언행일치를 실천한 귀감이되었다. 도서관 박물관 음악당 대학등에 담겨진 그의 족적은 축재의보람된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그런데 인간의 본성은 탐욕의 한계를 벗어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중국의 "한서"에도 "현자가 재물이 많으면 그뜻을 잃고 우자가 재물이많으면 그 과오를 더한다"고 했다. 재물앞에서는 현명하거나 어리석은사람가릴것 없이 눈이 멀기 마련이란 얘기다. 그 극단적인 예를 유산의 상속과정에서 흔히 보게 된다. 유산을 후손에게오롯이 물려주기 위해 온갖 수법의 탈세행위가 자행되는가 하면 유산상속을둘러싸고 가족이나 인척간에 추잡한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칠보물산창업주인 고 김홍기씨가 평생동안 모은 110억원(싯가평가액250억원)의 재산을 기초과학 장학기금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세상을떠났다는 소식은 가족주의와 이기중의,물신주의에 중독된 우리 사회에청량제가 아닐수 없다. 더우기 기업경영에서 친인척을 배제시킨 그의경영태도는 우리 기업풍토에 시사해 주는 바 크다하겠다